입력 : 2021.09.10 02:11
[기묘한 건축이야기] 도심 한복판 호텔 위에 올라앉은 나무 주택
[땅집고] 미국에서 소위 ‘힙’한 동네 중 하나로 꼽히는 샌프란시스코 미션 디스트릭트의 번화가 한복판. 랜드마크인 오래된 호텔과 극장 건물 위에 나무로 된 이색적인 건물이 올라앉아 있다. 2016년 건축회사 DLR 그룹 디자이너 호세 브루너(Jose Brunner)가 설계한 ‘매스 팀버’(Mass Timber)를 활용한 다가구용 레지던스다.
이 건물은 모듈화된 목재로 골조를 만들고 건물 한가운데 열린 공간을 둬 공기가 자연 순환할 수 있도록 만든 친환경 공동주택이다. ‘매스 팀버’란 공학용 구조목을 사용해 주요 건축 구조를 형성하는 건축기법을 뜻한다. 콘크리트와 강철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해 해외에서는 고층 건물에 많이 사용한다.
이 레지던스는 스페인 건축가 추리게라가 만든 멕시코식 바로크 양식인 ‘추리게레스크(Churrigueresque)’ 스타일로 지은 엘 캐피턴 극장과 호텔 건물 위에 지었다. 당시 극장은 철거돼 주차장으로, 호텔은 1인 가구 주거지로 사용되고 있었다.
건물 콘셉트는 콘크리트와 철근의 대안으로 매스 팀버 제품을 만들고, 기존 구조물을 철거하거나 입주민을 이동시키지 않고 도시 중심부에 주택만 추가하는 것이었다. DLR 그룹 측은 “기존 건물을 수용하면서 새 건물 거주자들을 주변 지역 사회와 빠르게 연결할 수 있다는 장점을 십분 활용했다”고 했다.
기존 거리와 건물의 생활을 유지하면서도 아파트 주거 밀도를 높이기 위해 독특한 외관이 완성됐다. 건물 중간 부분은 텅 비어있는데, 꼭대기 층 채광창으로부터 들어오는 햇살과 바람을 통해 건물 전체에 통풍이 되고 자연 채광을 받을 수 있다. 건물 내부에는 텃밭도 마련했다. 이 텃밭은 건물 내부 공기를 정화하고, 입주민들은 샌프란시스코 시민 공원 문화를 누릴 수 있다.
건물은 지금도 계속 진화하고 있다. 필요에 따라 추가로 건축을 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DLR 그룹 측은 “시간이 지나 프로젝트가 커지면서 앞으로 10년 내에 건물 외관이 최종 형태에 도달할 것”이라고 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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