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9.06 09:13 | 수정 : 2021.09.06 11:35
[땅집고] 최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및 각종 교통 호재로 서울 외곽지역 아파트값이 크게 상승한 가운데, 강남 일대 초고가 아파트 실거래 가격도 연일 최고가를 기록하며 주택 가격 천장을 높이고 있다. 정부가 '공급 쇼크' 수준이라고 자평한 2·4 대책 발표이후 다소 안정세를 보였던 서울 집값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뒤 꺾이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상승세 가팔라진다… 서울 아파트값 3년 반 만에 최대 상승률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값은 최근 5주 연속 0.2%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해 올해 1월 첫째 주부터 2월 첫째 주까지 0.06%에서 0.10%까지 매주 상승폭을 키우다가 수도권 3기 신도시 추가 공급 계획이 담긴 2·4 대책 발표 후 오름폭이 줄기 시작해 4월 첫째 주엔 0.05%까지 안정됐다. 그러나 4월 재보선 기간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반등했고, 최근까지도 매주 상승 폭을 키우며 0.2%대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2018년 2월 이후 3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서울 집값 상승세는 강남권 초고가 단지가 끌고, 중저가 아파트가 밀면서 오르는 모양새다. 매물을 내놓는 집주인들도 주변 아파트값이 신고가 행진을 거듭하는 것을 보고 가격을 낮추려 하지 않고, 조급한 매수자는 이런 물건을 받으면서 연일 신고가 거래가 계속되고 있는 것.
실제로 강남권 초고가 아파트값은 최근까지도 쉬지 않고 올라 평균 20억원을 바라보고 있는 실정이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의 월간주택동향 통계에 따르면 강남구의 1㎡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달 2389만원으로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서초구의 ㎡당 아파트값은 2139만원, 송파구가 1760만원으로 조사돼 강남 3구는 1∼3위를 모두 차지했다. 이를 국민주택 규모인 85㎡ 아파트로 환산하면 2년 사이 ▲강남구 15억7000만원→20억3000만원 ▲서초구 13억6000만원→18억2000만원 ▲송파구 10억3000만원→15억원 수준으로 상승한 셈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강남의 한강변·재건축 추진 아파트값이 3.3㎡당 1억원 수준을 넘어 계속 오르며 천장을 크게 높여 놓자 비강남권 아파트값이 저렴하다고 느껴지는 착시현상이 있다"며 "여기에 수도권 아파트값이 서울 못지않게 오르는 등 집값 상승세가 멈추지 않았다는 판단에 매수가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서울 외곽·수도권 '가격 키 맞추기'…'GTX 효과' 가세
중저가 아파트가 많았던 서울 외곽과 수도권 아파트값도 광역급행철도(GTX) 기대감 등으로 20∼30대 등의 실수요를 끌어당기면서 소위 '키 맞추기'를 하는 모양새다. 노원구는 4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비껴간 '풍선 효과'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올해들어 지난달까지 8개월 동안 상승률이 18%에 달한다. ▲도봉구(16.21%) ▲동작구(14.56%) ▲마포구(13.50%) ▲동대문구(12.56%) ▲구로구(12.46%) ▲강서구(12.27%) ▲중랑구(11.20%) 등 외곽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서울에서 밀려난 수요도 경기·인천 등 ‘집값 불쏘시개’가 되고 있다. 부동산원의 주간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주까지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광역시·도는 인천(16.16%)으로, 서울(4.07%) 상승률의 4배에 육박했다. 경기(15.03%)도 서울 상승률의 3.7배에 달한다. 특히 ▲의왕시(30.12%) ▲시흥시(28.86%) ▲안양 동안구(26.36%) ▲안산시(25.19%) ▲군포시(22.99%), 인천에서는 ▲연수구(24.14%) ▲서구(17.13%) 등 GTX 라인을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 공급책·금리 인상까지 전방위 매수 압박… 시장 반응은 ‘글쎄’
정부는 집값 급등세를 달래기 위해 시장에 공급신호를 보내고, 금리를 인상하는 등 가용한 정책 수단을 모두 사용해 집값 누르기에 나서는 모양이지만, 집값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30일 ‘제3차 신규 공공택지’를 추가 발표하면서 의왕·군포·안산지구와 화성 진안지구 등에 신도시급 공급을 확정 지었다. 그러나 곳곳에서 정부가 집값 급등에 따른 ‘뒷북 대책’으로 발표한 공급책이 현재 들끓는 집값을 잡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의왕시 삼동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부곡이안아파트’ 84㎡는 지난달 23일 6억4250만원에 신고가로 거래됐다. 그런데 택지 계획 발표 직후 호가가 8억∼9억원 안팎까지 올라갔다”며 "집값이 하루아침에 억 단위로 오르자 매수를 고민하던 젊은 부부들이 크게 당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정부의 공급 대책은 이전까지의 누적된 시장 불안을 달래기에는 효과가 부족할 수 있다”며 “당장 대출 조이기와 금리 인상이 맞물리면서 오히려 매수 심리를 압박을 가하는 측면이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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