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9.06 08:04 | 수정 : 2021.10.12 15:07
[기묘한 건축이야기] 미국 워싱턴에 들어선 ‘아이스크림 케이크 아파트’
[땅집고] 미국 프로야구팀 ‘워싱턴 내셔널스’의 홈 구장인 ‘내셔널스 파크(Nationals Park)’. 매년 5000만명 이상이 방문해 지역 랜드마크로 꼽힌다. 그런데 이 경기장을 코 앞에서 볼 수 있는 곳에 독특한 외관의 아파트 한 동(棟)이 들어서 있다. 마치 큐브형 아이스크림 케이크 같은 모습이어서 지나는 이의 눈길을 잡아끈다.
이 아파트 이름은 ‘웨스트 하프(West Half)’다. 건물이 미국 워싱턴DC 하프 스트리트 서쪽에 자리잡은 데서 따왔다. 최고 10층, 465가구로 1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다. 1~2층에는 상업시설이 있다. 일반적인 아파트가 네모난 박스형으로 지어지는 것과 달리, 블록 여러 개를 쌓아 올린 것 같은 외관이 특징이다.
세계적인 건축설계사무소로 꼽히는 ODA가 설계했다. ODA는 아파트 층수를 극대화해 근처 내셔널스 파크 경기장과 ‘시각적인 경쟁’을 불러오기보다 아파트와 주변 건물 간 조화를 이루는 데 설계 중점을 뒀다. 그러면서도 건물에 상징성을 부여하는 것이 건축사로서의 숙제였다. 메이저리그 경기 시즌 동안 수천만명 사람들이 대로변 입지인 이 아파트를 방문할 것이 점쳐지는 데다가, TV 중계를 통해서도 수십차례 노출될 예정이기 때문이었다.
ODA는 ‘웨스트 하프’의 건물 전면부를 경기장 관중석 각도와 비슷하게 만드는 데서 그 해답을 찾았다. 하부층 대비 상부층이 뒤로 좀 더 물러나 있는 형태다. 가구별로 발코니도 설치했다. 발코니는 ‘외팔보’(cantilever) 구조다. 외팔보란 건축물 한 부분은 건물 중심부와 연결됐지만 반대쪽 끝부분은 고정돼 있지 않은 형태다. 건물 일부분이 공중에 떠 있는 셈이어서 시각적으로 경쾌해 보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도로변에 노출되는 발코니 밑바닥은 밝은 노란색으로 칠해 행인들이 이 건물을 보면 밝고 활기찬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ODA는 “‘웨스트 하프’의 얼굴을 뒤로 벗겨냄으로써 내부와 외부, 공공과 민간의 경계가 흐려졌다”라며 “아파트가 정문 밖 세계와 어우러지면서, 이 곳 거주자와 관광객에게 깊고 풍부한 경험을 줄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미국의 한 온라인 부동산 중개사이트에 따르면 ‘웨스트 하프’ 주택형은 총 38개다. 원룸형 주택에서 침실 3개를 포함한 주택까지 있다. 현재 나와있는 월세 매물 중 가장 저렴한 것은 침실 1개를 포함하는 107㎡(약 32평) 주택이다. 최소 1년 단위로 계약 가능하며, 월세는 5750달러(약 665만원)로 책정됐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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