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9.03 05:17
[땅집고] 지난 6월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에 입주한 ‘호반써밋1차’ 아파트 입주민들이 집안에 설치된 붙박이 가구에 생긴 곰팡이와 혹파리 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혹파리는 파리목 혹파리과에 속하는 해충으로 크기가 매우 작고, 번식력이 강해 한 번 창궐하면 박멸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공사는 친환경 자재가 쓰인 가구를 운송하는 과정에서 자재가 외부 습기에 노출돼 혹파리와 곰팡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올 6월 14일 입주 시작 사흘만에 입주민들 사이에서 붙박이 가구 내부에 곰팡이가 피고 혹파리가 번식하고 있다는 민원이 나왔다. 입주민 A씨는 “가구에 곰팡이가 가득 피어서 입주를 미루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며 “더 이상 미루지 못하고 입주를 마친 주민 중 일부는 곰팡이 때문에 화장대를 못 쓰거나, 싱크대 하부장에서 올라오는 악취가 심해 문을 항상 열어놓고 산다”고 토로했다.
땅집고 취재 결과 이 단지 총 1168가구 중 약 90%인 1090가구가 시공사 측에 곰팡이 또는 혹파리 떼와 관련해 방역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주민은 벌레가 나오는 가구를 직접 뜯어내기도 했다. A씨는 “한 입주민이 견디다 못해 직접 공구를 이용해 화장대를 해체했는데, 내부가 곰팡이 얼룩으로 뒤범벅이었다”며 “그런데도 시공사 측은 화장대 등 붙박이장을 뜯으면 몰딩, 도배 등이 손상돼 가구 교체가 불가능하다고 한다”고 했다.
민원이 쏟아지자 호반산업은 지난 6월25일부터 전체 1168가구 중 1090가구에 대해 1차 방역을 실시했다. 이 중 추가로 방역을 요청한 147가구는 2차 방역을 진행한 상태다. 곰팡이와 관련한 총 163건의 민원 중 159가구는 가구 교체 등 보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방역을 완료한 주민들도 자재 자체에 문제가 있다며 가구 전면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입주민 B씨는 “혹파리 방역을 실시했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는 것 같다”며 “혹파리 유충이 먹고 사는 곰팡이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으면 겨울에 난방을 돌리거나 다시 날씨가 따뜻해지면 혹파리 떼가 출몰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호반산업 관계자는 “최근 두 차례에 걸친 방역으로 혹파리 대부분을 제거했고 추가 방역도 실시할 계획”이라며 “필요한 가구 대상으로 붙박이 가구를 교체하고, 방역·소독 작업으로 대처 중이며 앞으로 나오는 민원에 대해서도 협의해 방역 또는 가구 교체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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