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9.02 02:53
[땅집고] 지난 3월 부산 동구 초량동에 들어서는 생활형 숙박시설 ‘롯데캐슬 드메르’ 청약에 단시간에 신청자가 몰려들며 서버가 다운됐다. 청약 당일 오전 홈페이지에서 모집을 시작한 동시에 접속 인원이 폭주하며 오전 10시부터 청약 시스템이 마비됐다. 두 차례 추가로 청약 신청자를 모집한 결과 1221가구 모집에 43만여건이 접수됐다. 아파트도 아닌 생활형 숙박시설 청약에서 평균 356대1이라는 역대급 청약 경쟁률이 나왔다.
최근 예비 청약자들이 ‘생활형 숙박시설’ 청약에 대거 몰려들고 있다. 생활형 숙박시설은 비 주택으로, 소유자가 직접 거주하거나 임대사업을 할 수 없고 숙박시설로만 운영해야 한다. 하지만 전매제한이 없는데다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는 등 주택 시장 규제를 피한 장점이 더 많이 부각되면서 청약시장에선 오피스텔 등을 대체하는 수익형 부동산으로 인기가 높다.
■ 예비 청약자들 “웃돈 안붙으면? ‘선당후곰’ 하세요”
올초 국토교통부는 생활형 숙박시설을 주택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법 개정으로 생활형 숙박시설 분양공고 시 시행사는 ‘주택 사용 불가·숙박업 신고 필요’ 문구를 명시해야 한다. 숙박시설은 공중위생관리법 시행령 제4조에 따라 손님이 잠을 자고 머물 수 있도록 시설(취사시설 포함)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업용 건축물로 규정했다. 만약 생활형 숙박시설 건물을 주택으로 사용하려면 건물의 용도를 숙박시설에서 주택으로 바꿔야 한다. 하지만 법이 규정한 ‘주택의 요건’을 갖추려면 까다로운 부분이 많아 용도변경은 쉽지 않다.
이 같은 강력한 규제에도 최근들어 생활형 숙박시설 청약 경쟁은 되레 역대급으로 치열하다. 롯데캐슬 드메르에 이어 롯데건설이 지난 25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분양한 생활형 숙박시설 ‘롯데캐슬 르웨스트’ 청약에는 57만5950명(876실 모집)이 몰려 평균 657대 1 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가가 주변 아파트보다 비쌌지만 일부 호실은 6000대1의 폭발적인 경쟁률을 보였다.
분양을 준비하고 있는 생활형 숙박시설에도 예비 청약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다음 달 부산에 대우건설이 분양하는 생활형 숙박시설 ‘서면 푸르지오 시티 시그니처’에도 벌써부터 수요자들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서면 푸르지오 시티 시그니처는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536-8 일대에 지하 6층~지상 29층 규모로 생활숙박시설 408실과 근린생활시설 45실로 구성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청약시장에서 생활형 숙박시설 자체에 대한 선호도가 워낙 높아 대기 수요가 많고, 올해 상반기 ‘롯데캐슬 드메르’에서 부산에서도 수요가 많다는 것이 입증돼 분양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시장에선 대형건설사의 브랜드가 있는 생활형 숙박시설에 대한 대한 수요가 많다는 것은 확실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생활형 숙박시설에 수요자들이 몰리는 것은 주택시장에 대한 과도한 규제에 대한 반작용으로 해석된다. 생활형 숙박시설은 실거주나 임대사업은 불가능하지만 청약 당첨자가 숙박업 위탁운영을 통해 숙박객을 받으면 임대사업처럼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또 주택에 대한 각종 규제를 피해 사고 팔 수 있다는 것이 더 큰 장점으로 꼽힌다. 생활형 숙박시설을 한 채 갖고 있어도 주택으로 치지 않기 때문에 무주택자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 1주택 보유자라면 2주택에 대한 각종 규제를 받지 않으면서 생활형 숙박시설에 추가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전매제한이 없어 청약당첨이 된 이후 곧바로 웃돈을 받고 되팔 수 있다. 계약금 정도로 청약에 도전해볼 수 있는 셈이다. 만약 청약 후에 생각보다 수요가 부족해 웃돈이 붙지 않을 것 같을 땐 당첨을 포기해도 청약 재당첨 제한 등에 제약이 없다.
생활형 숙박시설 청약시장 수요자 사이에서는 일단 당첨된 후에 고민하자는 의미로 “선당후곰(선 당첨 후 고민)”이란 말이 나돌 정도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예비 청약자는 “어차피 가점이 낮아 아파트 청약 당첨은 불가능하다. 브랜드 생활형 숙박시설이라도 갖고 싶다”고 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분양한 생활형 숙박시설 ‘롯데캐슬 르웨스트’의 경우 가장 작은 호실 분양가가 최소 8억원대로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당첨자 발표 후 웃돈이 약 5000만~1억5000만원 수준으로 붙었다.
■ “생활형 숙박시설이라도 갖고 싶다”…아파트 옥죄자 수익형 부동산에 우르르
주택시장에선 문재인 정부 시기는 물론, 입법권 장악한 더불어민주당이 존재하는 이상 규제나 세금 폭탄이 사라질 가능성은 없고, 주택 매매 전월세 가격 상승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다. 도심에서 대규모 신규 주택공급도 불가능하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는 이상 생활형 숙박시설 등 대체 상품 분양상품에 수요가 계속 몰려들 가능성이 크다. 또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부터 새롭게 신표본 집계가 이루어진 상업용 부동산 투자수익률도 1분기 1.65%에서 2분기 1.81%로 0.16%포인트 상승했다.
권강수 상가의 신 대표는 “주택 시장에 고강도 규제가 지속하고 아파트 공급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수요가 더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수익형 부동산은 주택에 비해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개별 상품의 교통 입지가 우수한지, 수요층이 뚜렷한지를 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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