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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새 2억이?!"…GTX-C 확정에 의왕 집값 폭발

    입력 : 2021.09.01 03:46

    [땅집고] 이달 30일 정부가 신규택지로 의왕군포안산 지구를 지정하면서 근처 의왕역에 GTX-C노선 개통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지은 기자

    [땅집고] “그동안 의왕역 GTX-C노선 개통이 불투명했던 터라 최고 실거래가 대비 낮은 금액에 집을 내놓은 집주인들도 있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정부가 의왕역 신설을 공식화하면서 단 하루 만에 호가가 다시 뛰고 있습니다. 가장 싸게 나왔었던 매물도 당장 호가가 1억원 올랐습니다.”(의왕시 삼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정부가 경기 의왕·군포·안산시에 신도시급 공공택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히면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 의왕역 개통이 사실상 확정했다. 정부는 ‘의왕군포안산’ 지구가 총 4만1000가구 규모인 만큼 교통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고,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1호선 의왕역에 GTX 노선 개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GTX확정 소식이 알려지면서, 의왕역 주변을 비롯한 일대 아파트 호가가 하루 만에 최대 2억원 뛰어 올랐다.
    [땅집고] 이달 30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의왕군포안산 지구 입지. /조선DB

    ‘의왕군포안산’ 지구는 지난 30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3차 신규 공공택지 후보지(10곳 14만가구) 중 최대 규모이고, 입지면에서도 주목을 받는 지역이다. 그외 다른 지역은 규모가 작거나, 서울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주택시장 안정에 큰 의미가 없은 지역들이다. 3차 공공택지지구 중 그나마 관심을 끌만한 지역이 의왕군포안산지구다. 해당 지구는 경기도 의왕시 초평·월암·삼동, 군포시 도마교·부곡·대야미동, 안산시 건건·사사동 일대 586만㎡(약 17만평)로, 총 4만1000가구 규모다. 지구는 서울시 경계에서 남쪽으로 약 12 km 떨어져 있으며 동쪽으로는 지하철 1호선 의왕역을, 서쪽으로는 4호선 반월역을 끼고 있다

    국토부는 ‘의왕군포안산’ 지구 교통 대책으로 현재 1호선 의왕역 위치에 GTX-C노선 의왕역 정차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GTX-C노선 의왕역 신설을 공식적으로 언급함에 따라 한때 물건너간 줄 알았던 의왕역 GTX 개통이 사실상 확정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지난 6월 GTX-C노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건설이 추가정차역으로 왕십리역·인덕원역 2개역만 제안하고, 유력 신설역으로 거론되던 의왕역은 포함하지 않은 바 있다.

    하지만, 교통 정책 결정권을 가진 국토부가 의왕역을 언급한 이상 의왕역 신설은 확정된 것과 마찬가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GTX-C노선 개통시 의왕역에서 서울 강남권(삼성역 기준)까지 이동 시간이 기존 60여분에서 25분 정도로 단축될 전망이다.

    [땅집고] GTX-C노선이 개통할 예정인 의왕역 일대 아파트 호가가 오르고 있다. /이지은 기자

    GTX-C노선 의왕역 개통 소식이 나온지 하루 만에 이 일대 아파트 호가가 치솟고 있다. 의왕시 삼동 ‘의왕파크푸르지오(2019년 입주·1068가구)’다. 역까지 걸어서 20분 넘게 걸려 역세권은 아니지만, 의왕역 일대에서 보기 드문 대형건설사 신축 아파트다.

    ‘의왕파크푸르지오’ 84㎡는 이달 21일 9억4000만원 최고가에 팔린 후 호가가 8억~10억원 사이였다. 그런데 GTX 호재 발표 후 최고호가가 12억원으로 뛰었다. 온라인 부동산 중개사이트에선 이달 초 8억2000만원에 매물로 나왔던 집이 발표 하루 뒤 9억2000만원으로 호가가 1억원 오른 사례도 보인다. 의왕역 1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군포시 부곡동 ‘휴먼시아3단지’ 84㎡는 지난 6월 7억5000만원에 팔렸는데, 현재 호가는 이보다 4억원 비싼 11억5000만원까지 올라 있다.

    의왕시 삼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의왕역 일대에서 34평 아파트 기준으로 10억원 이하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며 “인덕원역이 GTX-C노선 추가정차역으로 포함되면서 근처 아파트 호가가 20억원을 돌파했는데, 앞으로 의왕역 일대 주택 시장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땅집고] 경기 의왕시 삼동 '의왕역파크푸르지오' 단지에 GTX-C노선 의왕역 개통을 요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입주민 제공

    한편 의왕역 일대 집값이 GTX-C노선 호재로 과열될 경우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할 가능성도 있다. 30일 국토부가 의왕·군포·안산(13.4㎢) 등 신규택지 총 8곳과 인근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는데, 의왕역 근처 아파트 밀집지인 의왕시 삼동과 군포시 부곡동은 규제에서 비껴갔다. 하지만 국토부는 앞으로 이들 지역에서 투기 우려가 발생할 경우 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지정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선 토지 거래시 지자체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도시지역의 경우 주거지역에선 180㎡, 녹지지역은 100㎡, 도시지역 외 지역에선 농지는 500㎡, 임야는 1000㎡를 초과하는 경우 허가 대상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재 수도권 주택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GTX발 집값 폭등 현상은 거품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당장은 서울 주택 공급량이 부족해 모든 수도권 지역 집값이 급등하고 있지만, 현 정부가 내년 막을 내리고 정상적인 정부가 들어서 주택시장과 규제에 대한 정비에 나서면 GTX 효과는 신기루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심형석 미국 IAU대학 부동산학과 교수는 “GTX 효용성이 과장돼 수도권 외곽 집값이 비정상적으로 급등하는 측면도 있어 투자에 주의를 해야 한다”며 “2020년대 후반쯤 되면 수도권 외곽은 ‘입주 폭탄’으로 미분양이나 빈집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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