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이제 발전되나 했는데 공항이라뇨" 포천 주민들 망연자실

    입력 : 2021.08.23 05:19

    [땅집고] 포천시가 민간공항으로 개발하겠다고 하는 15항공단 부지(사진 왼쪽 담장) 인근은 소형 공장과 상가, 단독주택이 대부분이다. /장귀용 기자

    [땅집고] 지난 18일 오후 경기 포천시 자작동. 자동차를 타고 구리포천고속도로 선단IC에서 빠져나와 4분(2.5㎞) 정도 더 이동하자 군부대 담장이 보였다. ○○항공단이 주둔하는 군 공항이다. 포천시는 이곳에 ‘민간공항’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주변은 지상 7층 아파트 398가구와 대진대학교 건물을 제외하면, 고층 건물이 전혀 없다. 논밭과 단독주택, 1~2층 짜리 상가가 대부분이다.

    포천시가 현재 허허벌판에 들어선 군 활주로를 활용한 민간공항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과 실효성이 적은 데다 오히려 향후 지역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포천시는 지난 12일 ‘포천시 공항개발 사전타당성 조사용역’ 최종보고회를 열고 경기 북부권 공항 추진을 본격화했다. 포천시 관계자는 “김포공항이 2030년 포화될 것으로 예상돼 수도권 북부에 보조공항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라고 밝혔다.

    포천공항은 항공단 일부 부지(48만㎡)에 사업비 380억원을 투입해, 여객터미널을 짓고 군 활주로를 기존 1124m에서 1200m까지 확장하는 사업이다. 포천시는 이를 통해 50인승 민항기를 운영하는 공항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땅집고] 포천시는 지난 12일 ‘포천시 공항개발 사전타당성 조사용역’ 최종보고회를 개최하고 포항공항 추진을 본격화했다. /포천시

    포천시는 가칭 포천공항이 충분한 경제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기존 군 활주로 확장과 함께 여객터미널만 지으면 되기 때문에 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항공단이 운용하는 헬기와 무인기 등을 위해 주변에 VOR(항공기에 방위각 정보를 제공하는 지상시설)도 설치돼 있어 추가 설비도 크게 필요없다고 포천시는 주장한다. 여기에 구리~포천 고속도로가 가까워 서울에서 공항 접근하기에도 편리하다는 입장이다. 2028년 개통하는 지하철 7호선 포천연장선 대진대역도 포천공항에서 가깝다.

    [땅집고] 포천시에서 추진하겠다고 밝힌 포천공항 부지 위치도. /장귀용 기자

    하지만 반대 입장도 만만치 않다. 포천공항 예정지 반경 10㎞ 이내에 자연휴양림과 골프장 등 관광자원이 많은데, 공항이 건설되면 소음 등으로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 농민들도 유무형의 농작물 피해가 있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부지에서 불과 1㎞ 떨어진 대진대 역시 공항 소음으로 피해가 불가피하다. 대진대 재학생 A씨는 “공항 소음으로 수업에 지장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대진대 뒤편 왕방산(736m)에서 소음이 메아리치면 피해가 더 클 것”이라고 했다.

    공항이 생기면 중장기적으로 지역 발전에 오히려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공항 부지 일대뿐 아니라 포천시 대부분이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묶여 개발이 쉽지 않다. 공항까지 들어서면 군부대가 이전해도 고도제한 규제가 적용돼 개발은 더 힘들어진다.

    공항 부지 인근 선단동 주민 B씨는 “김포공항이 포화된다고 해도 (포천공항) 부지가 작아서 여객기 운용을 많이 할 수 없다고 들었다”면서 “7호선 포천 연장으로 지역 발전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데, 소형 여객기 몇 대 운용하자고 주민들을 소음 공해에 시달리게 하고, 개발 제한 요소가 더 생기면 무슨 실익이 있느냐”고 말했다. 게다가 수백억원을 들여 공항을 지어도 노선확보가 쉽지 않고, 이용객이 얼마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일각에서는 포천시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인 목적으로 실현 가능성도 없는 ‘포천공항 띄우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포천공항이 정부 공식 사업으로 추진되려면 국토교통부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추진하는 ‘제6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 포함돼야 한다. 이 계획은 오는 9월 중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추진 중인 백령도와 울릉도, 흑산도 등 도서지역 공항 건립과 함께 대구공항 이전, 부산 가덕도신공항 건설이 주요 사업으로 포함돼 있어 예산이나 행정 여력 상 포천공항이 포함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국토부 관계자는 “포천공항에 대한 검토 요청이 들어왔지만 수요 예측이나 주변 여건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 추진 여부를 알 수 없다”고 했다. /포천=장귀용 땅집고 기자 jim332@chosun.com


    ▶ 그래서 세금이 도대체 얼마야? 2021년 전국 모든 아파트 재산세·종부세 땅집고 앱에서 공개. ☞클릭! 땅집고앱에서 우리집 세금 확인하기!!

    ▶ 부동산 제보는 땅집고로! 개별 아파트와 지역, 재개발-재건축 조합의 소식과 진행 상황, 호재, 민원을 땅집고로 보내주시면 기사에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기사 하단의 기자 이메일로 제보해주세요.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