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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무너지는 거 아냐?"…눈을 뗄 수 없는 초고층 빌딩

    입력 : 2021.07.18 10:20 | 수정 : 2021.07.18 10:21

    [다시보는 新 랜드마크] 태국 방콕의 상징이 된 ‘마하나콘’

    [땅집고] 건물 일부분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외관 때문에 주목받은 태국 방콕의 마하나콘 타워. /design boom

    마치 뱀이 빌딩을 타고 올라가느라 외벽 군데 군데가 무너져 ‘이 빠진 듯한’ 모습으로 주목받은 건물이 있다. 태국 방콕의 실롬·사톤 업무지구에 서있는 ‘마하나콘(MahaNakhon)’ 타워다. 높이 314.2m로 세계에서 101번째로 높고 아시아에서는 60번째로 높은 빌딩이다. 구태여 높이 순으로 따지면 손가락 안에는 꼽히지 않는 건물인 셈이다.

    ‘마하나콘’은 태국 내에서도 2018년 완공한 ‘매그놀리아스 워터프론트(Magnolias Waterfront·317m)’ 빌딩에게 초고층 1등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 건물은 기록적인 높이가 아닌,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듯 아슬아슬한 외관 디자인으로 태국의 국가대표 랜드마크 자리를 지키고 있다. 관광 명소로도 유명해 태국을 찾는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꼽히기도 한다.

    [땅집고] 마하나콘을 설계한 올레 스히렌(위), 그가 디자인한 CCTV 베이징본사(아래 왼쪽)와 인터레이스 아파트. /iconeye.com

    마하나콘은 독일 건축가인 올레 스히렌(Ole Scheeren)이 설계했다. 중국중앙방송(CCTV) 베이징 본사와 싱가포르의 ‘인터레이스 아파트’를 디자인해 유명해진 건축가다. 그는 2009년 마하나콘 설계를 시작했다. 보통 세계 마천루 빌딩 외관이 매끈하고 날씬한 형태인 것과는 달리, 건물 벽을 채우고 있던 정사각형 벽돌들이 나선형을 그리며 함몰된 듯한 독특한 디자인을 적용했다. 일명 ‘픽셀화된 외관(Pixelated facade)’이다. 그는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안팎의 경계를 허무는 디자인을 통해 생동감을 줬다”라며 “홀로 고립된 형태가 아니라 주변 환경과 어우러지는 건물을 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땅집고] 마하나콘 타워의 기반 구조를 세우는 공사 현장. /페이스 디벨롭먼트 홈페이지

    마하나콘은 총 78층 높이다. 태국의 부동산 개발업체인 ‘페이스 디벨롭먼트(PACE Development)’가 2011년 착공, 2016년 완공했다. 대지면적 1만4950㎡, 연면적 13만5000㎡으로 건축비는 총 10억달러(약 1조1285억원)에 달한다.

    이 빌딩을 짓는 데 콘크리트 9만7000㎥와 철근 1만5000톤이 사용됐다. 건물 외벽을 덮고 있는 유리 패널 수는 6500개다. 워낙 무거운 자재들로 이뤄져 건물 무게가 총 32만톤(3억2000만kg) 정도로 추정되는데, 방콕의 토질이 무른 탓에 건물을 본격 올리기 전 전면 기초 공사를 거쳐야만 했다. 지하 65m까지 땅을 판 뒤, 8.75m 두께의 철근콘크리트판 129개를 까는 다소 복잡한 공사다.

    [땅집고] 건물 전체의 30%가 큐브 모양으로 부서진듯한 비대칭 형태다. /Srirath Somsawat

    ‘픽셀화’되어 비대칭 형태를 이루고 있는 부분은 건물 전체 외관 30%를 차지한다. 이 부분들은 건축학적으로 ‘외팔보(Cantilever·캔틸레버)’ 구조다. 외팔보란, 건축물의 한 부분은 건물 중심부와 연결됐지만 반대쪽 끝부분은 고정돼 있지 않은 형태를 말한다. 건물 일부분이 공중에 떠 있는 셈이라 시각으로 경쾌해 보이는 효과가 나지만, 보통 보에 비해 휘어질 위험이 4배 이상 높은 데다가 바람의 영향도 더 많이 받는다. 따라서 건물 구조의 중심 콘크리트 기둥 주변에 12개의 추가 콘크리트 기둥을 둘러 기본 골조를 다진 후, 외팔보 상단에 철근을 배치해 안정성을 높였다.

    [땅집고] 리츠 칼튼 레지던스 내부 모습./ hipflat.com

    마하나콘 23~73층에는 호텔 체인으로 유명한 리츠 칼튼(Ritz Carlton) 그룹이 운영하는 주거·임대용 레지던스가 있다. 총 209가구로 침실 2~5개를 포함하는 다양한 주택형으로 구성한다. 현재 온라인 부동산 중개사이트에 방 2개, 화장실 3개를 포함하는 26층 레지던스 132㎡가 4500만바트(약 15억6870만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비슷한 주택형을 임대할 경우 한 달 임대료는 13만바트(약 453만원) 정도다.

    [땅집고] 마하나콘 전망대에서 바라본 태국 시내 모습. /klook

    꼭대기 4개층인 75~78층은 전망대로 조성했다. 방콕 시내 전망대 중 가장 높다. 입장료 3만원 정도를 내면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부터 75층 전망대까지 50초 만에 도착한다. 78층에 있는 4.5×17.5m 크기의 유리 바닥 ‘스카이 트레이(Sky tray)’가 가장 인기다. 유리판 위에 서서 방콕 전경을 내려다보며 발 밑이 뻥 뚫린듯한 경험을 할 수 있어서다. 페이스 디벨롭먼트 측은 연간 2000만명 정도가 마하나콘 전망대를 방문했다고 추산하고 있다.

    마하나콘 빌딩 주인은 2018년 4월 바뀌었다. 태국 내 면세점을 독점 운영하는 킹파워(King Power) 그룹이 1~20층과 전망대를 140억바트(약 5060억원)에 매입하고, 건물 정식 명칭을 ‘킹 파워 마하나콘’으로 변경했다. 마하나콘에 면세점과 대형 쇼핑 센터 등을 조성하고, 2019년에는 ‘오리엔트 익스프레스 호텔’을 런칭했다. 객실 수는 총 154개로, 스위트룸 9개와 펜트하우스 2개를 포함한다. 킹파워 그룹은 잉글랜드 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레스터시티 구단주기도 하다. 아이야왓 스리바닥나프라바 킹파워 그룹 CEO는 “태국을 세계적인 휴양지로 만들겠다는 목표에 한 걸음 다가섰다”라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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