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건축비 4분의1…단돈 5억으로 새 사옥이 탄생했다

    입력 : 2021.06.29 07:20 | 수정 : 2021.06.29 07:35

    리모델링을 통해 4층 건물을 5층으로 증축한 서울 은평구 증산동 사옥.

    지난 26일 서울 은평구 증산동 지하철 6호선 증산역. 4번 출구로 나와 큰길을 따라 동쪽으로 300m쯤 걸어가니 청회색 타일로 마감한 지상 5층 빌딩이 보였다. 꼭대기층에 옥탑방처럼 생긴 공간이 눈길을 끌었다. 박공 지붕에 흰색 함석과 통창으로 마감해 멀리서도 눈에 확 띄었다. 이 건물은 사교육기업인 A사가 1층만 빼고 모든 층을 사옥으로 쓰고 있다.

    주변에서 랜드마크로 꼽히는 이 빌딩은 원래 버려진 건물이나 다름없었다. A사 관계자는 “사옥 후보를 찾던 중 이 건물을 소개받았을 때는 깜짝 놀랐다”면서 “1층에 순댓국집과 카센터만 빼고 2층 이상은 텅 빈채 방치돼 있었다”고 했다.

    일반적인 수익형 빌딩을 찾는 건물주였다면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땅집고 리모델링센터 김종석 소장(에이티쿠움파트너스 대표)은 최소 비용과 증축 방식 리모델링을 통해 새 건물 못지않은 사옥으로 재탄생시켰다.


    증축한 5층 공간(위쪽)은 17평 규모로 함석으로 마감해 멀리서도 눈에 확 들어온다. 전면 통유리창으로 불광천이 한눈에 들어오는 5층 내부(아래쪽)는 직원 휴식 공간으로 쓰고 있다. /에이티쿠움파트너스

    ◇공사비 5억원으로 탄생한 사옥

    기존 건물은 지하 1층~지상 4층 연면적 875㎡였다. A사가 사옥으로 쓰기로 결정해 임대면적이나 외관을 고민할 필요는 없었다. A사와 김 대표는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내는 가성비 좋은 리모델링에 초점을 맞췄다. 실제 내부 인테리어를 제외한 리모델링 비용은 5억원만 썼다. 신축 대비 25%에 불과했다. 일반적인 리모델링보다 30~40% 정도덜 들었다.

    김 대표는 증축을 최소화했다. 4층 건물을 5층으로 올렸다. 하지만 실제 증축 면적은 옥상 절반 정도인 17평(55㎡)에 그쳤다. 이는 공사비를 아끼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주차대수 해결이 더 컸다. 기존 건물 주차대수는 6대. 주차장을 늘리지 않아도 되는 범위에서 증축한 것이다.

    1989년 준공한 원래 건물은 외장 재료가 타일이었는데 심하게 오염된 상태였다. A사는 외관 전체를 다 뜯고 새로 마감하고 싶어했다. 그런데 김 소장은 외관을 깨끗이 닦고 페인트만 새로 칠하자고 제안했다. 짙은 청회색 페인트로 마감한 외벽은 마치 새 건물처럼 탈바꿈했다.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낸 것이다.

    ◇버려진 옥상을 특별한 공간으로 만들어

    A사와 김 소장은 건물 내 휴게 공간 확보에 공을 들였다. 증축한 5층은 커다란 옥상정원으로 만들었다. 바닥은 데크로 마감하고 증축한 공간엔 대형 유리창을 냈다. 불광천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직원 휴식 공간으로 만든 것. 건물 전면과 측면 일부는 벽을 일부 허물고 큰 창을 달았다. 사무실 안에서 불광천 경치를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옥상 증축 공간 외벽은 반짝거리는 함석(아연을 도금한 얇은 철판)으로 마감했다. 아무래도 건물이 다소 밋밋한 만큼 멀리서도 눈에 띄게 하기 위해서였다. 지붕도 박공 형태로 만들어 건물의 개성을 한껏 살렸다.

    리모델링을 하기 이전 서울 은평구 증산동 4층 건물. 1층만 빼고 텅텅 빈 채로 방치돼 있었다. /에이티쿠움파트너스


    ◇직원 만족도 좋아…건물 시세차익은 덤

    A사는 건물 1층에 점포 2개를 만들어 세를 놨다. 편의점과 카페가 들어왔다. 두 곳에서 보증금 1억원, 연 임대료 4500만원을 받고 있다. A사 관계자는 “사옥 리모델링을 통해 임대료 비용은 줄이고, 직원 복지와 만족도 향상이라는 일거양득 효과를 봤다”고 했다. 실제 A사는 과거 합정동에서 사옥 임대료로 연간 약 8000만원을 내고 있었지만 더 넓은 공간으로 옮기면서 비용은 오히려 줄었다. 건물 매입비 37억원, 공사비 5억원 등 총 투자금의 80%를 대출로 충당했다. 이자가 연 1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1층 임대료 수입(연 4500만원)을 감안하면 실제 이자비용은 연 5500만원 정도다. A사 관계자는 “기존 건물에는 직원 식당도 없고, 부대시설도 부족했는데 2층에 직원식당과 강연장, 회의실, 유튜브 촬영용 스튜디오까지 만들어 직원 복지 차원에서도 이득이 컸다”고 말했다.

    증산동 일대 공인중개사사무소에 따르면 현재 증산역 주변 대로변 2층 근린상가 시세는 50억원 수준이다. 층수와 위치를 고려하면 A사 건물 가치는 6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김 소장은 “향후 매각까지 고려했을 때 증축 리모델링으로 투자비를 줄인 것이 수익 증대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됐다”며 “리모델링만으로도 신축한 것처럼 쾌적한 공간을 조성해 직원 복지도 높이고 건물 전체 가치도 올릴 수 있었다”고 했다.

    *땅집고 리모델링센터 건축 문의 02-724-6384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