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한옥 살고 싶은데 짓기는 부담? 이런 아파트 어떠세요

    입력 : 2021.06.04 03:35 | 수정 : 2021.06.08 07:58

    내 집을 짓고 싶거나 세컨하우스를 원하는 건축주라면 누구나 한번쯤 멋진 한옥(韓屋)을 꿈꾼다. 하지만 막상 한옥을 지으려면 겁부터 덜컥 난다. 땅집고가 한옥 짓기에 처음 도전하는 예비 건축주에게 실패하지 않는 집짓기 노하우를 제시할 ‘건축주대학-한옥 건축 마스터 클래스’(▶바로가기) 과정을 선보인다. 국내 한옥 최고 전문가로 구성된 멘토들을 미리 만나 한옥 건축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옥 마스터를 만나다] ⑥김승직 대목장 “아파트에 창호·툇마루만 있어도 한옥 느낌 나죠”

    [땅집고] 강원 원주시 '원주 힐스테이트' 아파트 내부에 한옥 인테리어를 적용했다. 거실창에 한식 창호를 설치하고, 툇마루를 만들어 현대식 아파트인데도 한옥 같은 느낌이 난다. /한옥공간

    [땅집고] 강원도 원주시 한 아파트에 사는 A씨는 수년 전 거실을 한옥풍으로 인테리어했다. 거실창에는 전통 한식 창호를 달고, 베란다는 바닥에서 단을 올려 툇마루를 만들었다. 당초 A씨는 한옥 단독주택을 짓고 싶어했다. 하지만 아파트의 편리한 생활을 포기하기 힘들었다. 결국 가족 의견을 받아들여 원래 살던 아파트 내부만 한옥풍으로 꾸민 것이다. 이 아파트에 한옥 인테리어를 시공한 김승직 대목장은 “한옥에 살고 싶지만 직접 짓기는 부담스럽다면 저렴한 인테리어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땅집고] 경북 포항 영일대에 직접 시공한 정자를 소개하는 김승직 대목장. /이지은 기자

    김승직 대목장은 땅집고 인터뷰에서 “한옥 인테리어는 한옥 한 채를 짓는 것보다 덜 부담스럽고 비용도 저렴해 진입장벽이 낮다”고 했다. 그는 문화재청이 선발하는 대목장(大木匠) 직을 스물 넷에 따내 최연소 기록을 쓴 업계 베테랑이다. 현재는 한옥 건축을 담당하는 기업 에스제이우드(SJ WOOD) 대표 및 한옥 인테리어 회사인 한옥공간 이사를 맡고 있다. 김 대목장은 오는 6월 9일부터 개설하는 ‘건축주대학-한옥 건축 마스터 클래스’에서 ‘한옥 인테리어의 중요성과 노하우’를 주제로 강의한다.

    -한옥 인테리어만의 특징이 있다면.
    “한옥은 익스테리어(exterior·건물 외부)가 곧 인테리어인 주택이다. 밖에서 보이는 나무 기둥, 처마, 기와가 곧 한옥 이미지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막상 한옥 안에 들어가면 보이는 건 한지 도배뿐이다. 한옥풍 인테리어에서 한옥의 외적인 요소를 내부로 끌어들여, 방 안에서도 최대한 한옥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창호가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창문에 한식 창호를 설치하는 것만으로 한옥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공간 유형에 따라 인테리어 방식이 다를 것 같다.
    “먼저 주거용 공간을 인테리어할 경우 ‘미송’이라고 하는 소나무를 쓴다. 통상 한옥 건축에 많이 쓰이는 붉은 계열 더글러스 소나무와 비교하면 밝은색을 띠는 자재다. 최근 아파트 인테리어는 ‘올 화이트’로 마감하는 경우가 많은데, 밝은 톤의 미송을 쓰면 색감이 잘 어울린다. 가격도 일반 나무보다 20% 정도 저렴해 가성비도 좋다. 조명은 흰색보다 주광색 등을 써야 나무와 조화를 이룬다.

    [땅집고] 거실에 있는 TV 등 현대식 가전은 나무로 짠 수납장에 보관했다. /한옥공간

    아파트에서 거실이 가장 큰 공간을 차지하는 만큼 한옥식으로 꾸밀 요소도 많다. 우선 거실창에 한식 창호를 달고, 베란다에는 바닥에서 단을 올린 툇마루를 만든다. 이 툇마루는 전통 한옥에서도 볼 수 있는 공간인데, 가족이나 지인과 간단한 다과를 즐길 수 있는 데다 하단에 서랍을 달면 수납공간 활용도 가능해 여러모로 쓸모가 있다. TV 등 현대식 가전은 나무로 짠 장에 넣어 가리면 좀 더 한옥 같은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침실에는 나무로 만든 붙박이장을 넣고, 주방 상하부장 문도 전부 나무로 바꿨다. 변기, 세면대, 욕조 등 모든 요소를 현대식으로 만들어야 하는 화장실에선 바꿀 만한 것이 문 밖에 없다. 한식 문을 설치하고, 방수가 되도록 아크릴 한지로 마감한다.”

    -비주거용 공간의 인테리어는 어떻게 할까.
    “모객력이 중요한 상가는 주거 공간보다 좀 더 화려한 요소를 가미해야 한다. 충남 아산에 있는 ‘좋은아침패스츄리 카페’ 건물 2층이 대표 사례다. 아파트 인테리어와 달리 한옥 외부에서 볼 수 있는 담장이나 기와를 설치해, 고객들이 직접 한옥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오피스나 관공서 등 업무공간은 최대한 차분한 느낌으로 인테리어하는 것이 좋다. 창문에 한식 창호를 설치하고, 스피커 같은 요소를 나무로 짠 틀로 싸놓는 등 최소한으로 깔끔하게 꾸민다.”

    [땅집고] 업무 활동이 이뤄지는 오피스는 최대한 깔끔하고 단정하게 인테리어한다. /한옥공간

    -한옥 인테리어를 고려하는 사람들에게 조언한다면.
    “현대식으로 인테리어할 경우 3.3㎡(1평)당 최소 100만원 정도 드는 반면, 한옥 인테리어는 150만~200만원으로 더 비싸다. 아직 한옥 인테리어에 들어가는 자재는 대량 생산이 어려워 공사기간이 한 달 반에서 두 달 정도로 길기 때문에 금액 차이가 나는 것이다. 하지만 한옥 인테리어를 선택한 고객들의 만족도는 높다. 천연 소재를 이용해 인체에도 무해하고, 굳이 외출하지 않아도 나무가 주는 편안함을 누릴 수 있다. 별 다른 장치 없이도 습도 조절이 잘 된다. 도심에서도 ‘숨 쉬는 집’에 살면서 느끼는 편안함이 클 것이라고 자부한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관련 기사 더 보기▼
    -평당 600만원이면 아파트 부럽잖은 멋들어진 한옥 뚝딱
    -1.5억으로 침실 3개·화장실 2개 딸린 근사한 한옥이
    -상가 건물, 한옥으로 지었더니 매출 3배나 뛰었어요
    -신축보다 비싼 한옥 리모델링?…이것 꼭 확인하세요


    [건축주대학-한옥건축 마스터 클래스 과정]

    땅집고가 한옥 짓기에 처음 도전하는 예비 건축주에게 실패하지 않는 집짓기 노하우를 제시할 ‘건축주대학-한옥 건축 마스터 클래스’ 과정을 선보인다.


    한옥 건축 마스터 클래스는 이달 9일부터 7월 14일까지 총 11회 과정으로 매주 수·금요일 오후 3시 30분~6시에 진행된다. 국내 최고의 한옥 전문가들이 멘토로 나선다. 김준봉 한옥학회장을 필두로 천국천 건축사, 김성우 교수, 박재원 도편수, 김승직 대목장 등이 강의한다. 한옥 부지 고르는 법부터 한옥 유형별 설계 특징, 한옥 견적서 보기, 한옥 인테리어, 유지관리 등을 알려준다. 황토구들방 체험과 문화재 한옥 답사 등 현장 스터디 2회도 포함한다.

    수강생에게 일대일 건축 상담을 1회에 한해 무료 제공한다. 수강료는 180만원이며, 선착순 20명을 모집한다. 참가 신청은 홈페이지(zipgobuild.com)에서 하면 된다. 문의 (02)724-6398.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