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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큰 한옥에 음식점이?…송도 한옥마을의 비결

    입력 : 2021.06.02 07:40 | 수정 : 2021.06.03 14:57

    내 집을 짓고 싶거나 세컨하우스를 원하는 건축주라면 누구나 한번쯤 멋진 한옥(韓屋)을 꿈꾼다. 하지만 막상 한옥을 지으려면 겁부터 덜컥 난다. 땅집고가 한옥 짓기에 처음 도전하는 예비 건축주에게 실패하지 않는 집짓기 노하우를 제시할 ‘건축주대학-한옥 건축 마스터 클래스’(바로가기) 과정을 선보인다. 국내 한옥 최고 전문가로 구성된 멘토들을 미리 만나 한옥 건축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옥 마스터를 만나다] ⑤천국천 한인종합건축 대표 “철골조, 집성목재 등 현대기술 활용한 하이브리드 한옥도 가능하죠”

    [땅집고]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들어선 송도한옥마을. /한인종합건축사사무소

    [땅집고] 인천은 국제공항이 자리잡고 있어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찾을 때 자주 거치는 도시다.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환승만 하는 경우에도 빈 시간을 이용해 인천 투어를 하는 관광객도 적지 않았다. 인천시는 이런 점을 고려해 한국의 전통을 알릴 수 있는 건물을 계획했다. 송도의 고층 빌딩 숲 한가운데 센트럴파크와 인접한 곳에 자리잡은 ‘송도 한옥마을’이다. 송도는 인천대교만 건너면 닿을 수 있다.

    송도 한옥마을은 천국천 한인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가 설계해 2014년 완공했다. 천 대표는 “한옥은 주요 구조부를 목재로 사용해야 하지만 건축 법규를 따르고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철골, 집성목, 석재 등 현대의 재료를 활용한 ‘하이브리드’ 한옥 건물을 설계했다”고 말했다.

    천 대표는 오는 6월 9일부터 열리는 국내 최고의 수익형 건축 강의 ‘한옥 건축 마스터 클래스 1기’에서 한옥의 최근 동향 및 재료의 이해를 주제로 한 강의할 예정이다.

    ◆건축개요

    대지위치 : 인천 연수구 송도동 24-17외 1필지
    지역지구 : 제1종지구단위계획구역, 일반상업지역
    용 도 : 제2종근린생활시설(일반음식점)
    규 모 : 지하1층, 지상2층
    대지면적 : 1만2564.80㎡
    건축면적 : 2308.42㎡
    연면적 : 4756.50㎡
    건폐율 : 18.37%
    용적률 : 30.82%
    구조 : 철근콘크리트구조, 철골조, 한식목구조
    주차대수 : 62대

    송도 한옥마을은 대규모 부지에 전통가옥의 배치를 따라 지었다. 안채, 사랑채, 별채 등 세 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한옥에서 마당 역할을 하는 중정(中庭)을 배치했다. 송도 한옥마을에는 다섯 개의 상업시설이 입점해 있다. 식당은 총 네 곳인데 핵심인 안채에 한식당 2곳(경복궁·한양)이 있다. 사랑채에 중식당 1곳(팔진향)과 일식당(삿뽀로)이 영업하고 별채에는 카페(할리스커피)가 들어왔다.

    [땅집고]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한옥마을. /한인종합건축사사무소

    ■ 커다란 지붕 속으로 숨긴 설비

    [땅집고] 메인동 안채에 입점한 식당 '경복궁' 내부. /한인종합건축사사무소

    안채에 입점한 ‘경복궁’은 고깃집이어서 환기·전기 등 각종 설비가 필요했다. 하지만 환풍구나 전기 설비를 무턱대고 설치하면 미관을 해친다. 천 대표는 이 점을 고려해 커다란 지붕 밑 공간을 활용했다. 목구조를 드러내고 설비 배관은 지붕 밑 공간으로 숨겨서 마감했다.

    [땅집고] 별채(카페동)에서 영업 중인 카페 내부. /한인종합건축사사무소

    별채에는 카페 ‘할리스커피’가 입점해 있다. 카페는 식당만큼 설비가 필요없어 천장을 노출했다. 요즘 현대식 카페 트렌드인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콘크리트 벽이나 거친 벽돌, 드러난 배관 등을 드러내는 인테리어)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 대규모 건물이지만 한옥처럼 보일 수 있었던 이유는?

    송도 한옥마을은 2층 건물인 데다 연면적이 4756㎡에 달해 자칫 한옥처럼 보이기 어려울 수 있었다. 특히 별채인 카페는 통창을 달아 현대 건물과 크게 다른 점이 없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지붕을 한옥 특유의 버선코 모양으로 설계한 덕에 한옥 느낌이 물씬났다.

    일반 소규모 현대 한옥 주택 측면(보방향)의 한 칸 크기가 4.5~6m인데, 식당(메인동)의 측면 크기는 15m로 세 배 이상이다. 많은 관광객을 한 번에 수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룸이나 홀의 공간이 넓어야 했다. 천 대표는 “넓은 한옥 크기에 맞춘 일반 목재를 구하기 힘들어 가공해서 크기를 키운 집성목재를 사용했다”며 “기존 한옥은 주요 구조부를 설계할 때 결구 방식(나무끼리 짜맞추는 방법)을 사용한 반면 송도 한옥마을은 집성목재를 써 철물로 접합했다”고 했다.

    [땅집고] 안채 입면. /한인종합건축사사무소

    ■ 내진·내화 기준에 맞게 전통 한옥 자재 변경

    송도 한옥마을은 건축 안전기준 강화에 따라 내진·내화설계를 적용한 건물이다. 천 대표는 사랑채와 안채 1층을 철골조로 짰다. 외관은 석재와 벽돌을 사용해 마감했다. 한옥 전 층이 나무로 되어 있으면 구조가 취약할뿐더러 가벼운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땅집고] 철근을 골조로 사용한 안채·사랑채 1층 마감 전. /한인종합건축사사무소
    [땅집고] 집성목재를 사용한 메인동 2층 목구조. /한인종합건축사사무소

    안채와 사랑채 2층은 목재로 골조를 짰는데, 내화 설계를 위해 일반 목재가 아니라 불이 붙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집성목재(공학목재)를 사용했다. 공학목재는 나무를 압축시켜 합판으로 만든 것으로 일반 목재(소나무)에 비해 가격이 세 배정도 비싸다. 하지만 공학 목재를 쓴다고 해서 특별히 건축비가 늘어나지는 않았다. 천 대표는 “일반 목재의 경우 목재 가격이 저렴한 대신 사람이 직접 목재를 다듬어야 하기 때문에 인건비가 추가로 들어 결과적으로 집성목재와 큰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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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주대학-한옥건축 마스터 클래스 과정]

    땅집고가 한옥 짓기에 처음 도전하는 예비 건축주에게 실패하지 않는 집짓기 노하우를 제시할 ‘건축주대학-한옥 건축 마스터 클래스’ 과정을 선보인다.


    한옥 건축 마스터 클래스는 이달 9일부터 7월 14일까지 총 11회 과정으로 매주 수·금요일 오후 3시 30분~6시에 진행된다. 국내 최고의 한옥 전문가들이 멘토로 나선다. 김준봉 한옥학회장을 필두로 천국천 건축사, 김성우 교수, 박재원 도편수, 김승직 대목장 등이 강의한다. 한옥 부지 고르는 법부터 한옥 유형별 설계 특징, 한옥 견적서 보기, 한옥 인테리어, 유지관리 등을 알려준다. 황토구들방 체험과 문화재 한옥 답사 등 현장 스터디 2회도 포함한다.

    수강생에게 일대일 건축 상담을 1회에 한해 무료 제공한다. 수강료는 180만원이며, 선착순 20명을 모집한다. 참가 신청은 홈페이지(zipgobuild.com)에서 하면 된다. 문의 (02)724-6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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