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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보다 비싼 한옥 리모델링?…이것 꼭 확인하세요

    입력 : 2021.05.31 07:11 | 수정 : 2021.06.02 11:10

    내 집을 짓고 싶거나 세컨하우스를 원하는 건축주라면 누구나 한번쯤 멋진 한옥(韓屋)을 꿈꾼다. 하지만 막상 한옥을 지으려면 겁부터 덜컥 난다. 땅집고가 한옥 짓기에 처음 도전하는 예비 건축주에게 실패하지 않는 집짓기 노하우를 제시할 ‘건축주대학-한옥 건축 마스터 클래스’(바로가기) 과정을 선보인다. 국내 한옥 최고 전문가로 구성된 멘토들을 미리 만나 한옥 건축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옥 마스터를 만나다] ④안봉균 정담한옥 대표 “옛 정취 살리려는 한옥 리모델링 수요 늘어”

    [땅집고] 충남 공주시 교동 소재의 한옥을 리모델링 해 카페로 탈바꿈한 모습. /정담한옥

    [땅집고] “최근 한옥을 별장이나 숙박시설, 카페 등으로 꾸미고 싶어하는 건축주가 급증하면서 한옥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오래된 한옥일수록 리모델링 비용이 신축보다 비쌀 수도 있어, 철저한 사전조사로 예산 규모에 맞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옥 시공 전문가인 안봉균 정담한옥 대표는 “결국 옛 한옥의 정취를 보존하고 싶어하는 건물주가 많아지면서 리모델링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면서 “신축보다 리모델링이 저렴할 것이라는 인식도 한몫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 12년 동안 한옥 240여채를 설계한 베테랑이다.

    하지만 안 대표는 무작정 리모델링에 뛰어들면 낭패를 당하기 쉽다고 했다. 그는 “지은 지 오래된 한옥은 나무 속이 썩어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리모델링을 의뢰하는 곳 중 절반 이상은 신축보다 비용이 더 비싸게 책정된다”고 했다. 리모델링으로 옛 건물을 보존하는 것이 더 가치가 있는지, 신축을 하는 것이 좋을지 잘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안 대표는 다음달 9일부터 땅집고가 개설하는 ‘건축주대학-한옥 건축 마스터 클래스’에서 ‘기존 한옥의 리모델링 기법’을 주제로 강의한다.

    [땅집고] 한옥 리모델링 전(위)과 후(아래) 비교. /정담한옥

    -일반 서양식 건물과 한옥 시공은 어떻게 다른가.
    “콘크리트로 짓는 서양식 건물은 대지면적과 연면적, 시공 부분만 정해지면 비용이 일정하다. 반면 한옥은 목구조 건물이어서 자재 품종이나 제작 방식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교체할 자재와 비용을 예산에 맞게 짜야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실상 비용이 많이 들수록 티가 많이 나는 것이 한옥이다.

    가령 한옥의 핵심 자재인 나무는 미국산 더글라스 소나무와 러시아산 적송, 국내산 육송 가격이 수십 배까지 차이난다. 대부분 건축주는 국내산 육송을 선호하는데, 자재비가 비싼 데다 비탈에서 자란 경우가 많아 틀어짐이 생길 수 있다. 오랜 세월 틀어지면서 자랐던 나무가 햇빛을 받으면서 반대 방향으로 틀어져 해당 기둥과 연결된 벽까지 무너뜨릴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육송 시공은 30년 이상 경력을 가진 목장이 참여하는 것이 좋다.”

    -한옥 리모델링에서는 주로 어떤 부분을 고치나.
    “한옥 리모델링은 나무 기둥이나 기와 등 자재를 교체하고 단열과 난방, 창호를 설치하는 것이 주를 이룬다. 리모델링하는 한옥 대부분이 오래돼 구조재(기둥·보)를 3개 이상 교체하는 개축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난방은 일반 현대 건축물처럼 보일러를 설치할 수도 있고, 전통 방식의 구들장을 놓을 수도 있다. 창호는 안쪽에 현대식 단열창을 설치하고 바깥에 전통 살창을 설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옥 정취를 위해 플라스틱에 래핑을 하기도 한다. 한옥 시스템창호 제품도 개발돼 있는데 비용이 현대식 단열창과 살창을 설치하는 비용의 2배에서 4배까지 든다.”

    [땅집고]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훼손된 한옥 종도리 모습. /정담한옥

    -한옥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기와는 어떻게 시공하나.
    “리모델링을 하는 경우 기존에 있던 기와를 그대로 쓰고 깨진 부분만 교체하는 경우가 많다. 옛날 한옥은 기와를 2.5겹에서 3겹씩 겹쳐 쌓았는데 이 경우 별도 방수 시공이나 처리하지 않아도 물이 새지 않는다.

    최근에는 기와를 겹치지 않는 공법도 많이 사용된다. 기와 무게가 건물 하중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무게를 줄여 목구조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다. 이 경우 방수 시공을 반드시 해야 한다. 비용 면에서 겹기와 방식보다 더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방수 비용이 들기 때문에 큰 차이는 없다.

    기와도 제작 방법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가장 싼 철판 기와부터 시멘트 기와, 합금 기와, 전통 토기 기와 등이 있다. 시공비는 기존 기와 철거공사와 폐기물처리비용, 단열공사를 포함해 철판기와가 3.3㎡ 당 약 60만원 수준이고, 가장 비싼 전통 토기 기와가 3.3㎡ 당 약 150만원 비용이 든다.”

    -한옥 리모델링에서 주의할 점은.
    “가장 큰 변수는 나무자재들이 온전하게 보전되고 있느냐다. 기둥이나 서까래, 보의 상태가 멀쩡한지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흰개미 등이 나무기둥을 파먹거나 기둥이 썩은 경우 교체해야 한다. 기둥 교체는 썩은 부위만 잘라낸 뒤 새나무를 끼워 넣는 ‘동바리이음’을 할지, 기둥 자체를 교체할지에 따라 비용 차이가 크다.

    단열도 한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한옥에서는 벽체가 나무기둥보다 얇아 단열이 잘 안 된다. 리모델링을 하게 되면 건물 안쪽벽에 단열재를 넣는 ‘내단열’로 시공한다. 지붕에서도 열 손상이 많이 일어나는데, 기존 한옥에서는 단열효과가 거의 없는 흙을 충전재로 쓰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우레탄폼이나 화이트폼 같은 단열재를 쓰는데, 우레탄폼은 화재 발생시 유독가스가 발생할 수 있다. 화재에 취약한 한옥에는 유독가스가 생기지 않는 화이트폼이 더 좋다.”

    [땅집고] 암기와를 설치하는 모습. /정담한옥

    -한옥 리모델링을 고려하는 건축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한옥 리모델링은 철저한 사전조사가 필수다.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 썩은 부위를 파악하고 교체할 부위를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에 맞는 예상 공사비를 산출해 공사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무리하게 공사를 벌이다가 중도 포기하는 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 전문 업체를 통해 사전조사와 비용 산출 상담을 꼭 받을 것을 추천한다. /장귀용 땅집고 기자 jim33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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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주대학-한옥건축 마스터 클래스 과정]

    땅집고가 한옥 짓기에 처음 도전하는 예비 건축주에게 실패하지 않는 집짓기 노하우를 제시할 ‘건축주대학-한옥 건축 마스터 클래스’ 과정을 선보인다.


    한옥 건축 마스터 클래스는 다음달 9일부터 7월 14일까지 총 11회 과정으로 매주 수·금요일 오후 3시 30분~6시에 진행된다. 국내 최고의 한옥 전문가들이 멘토로 나선다. 김준봉 한옥학회장을 필두로 천국천 건축사, 김성우 교수, 박재원 도편수, 김승직 대목장 등이 강의한다. 한옥 부지 고르는 법부터 한옥 유형별 설계 특징, 한옥 견적서 보기, 한옥 인테리어, 유지관리 등을 알려준다. 황토구들방 체험과 문화재 한옥 답사 등 현장 스터디 2회도 포함한다.

    수강생에게 일대일 건축 상담을 1회에 한해 무료 제공한다. 수강료는 180만원이며, 선착순 20명을 모집한다. 참가 신청은 홈페이지(zipgobuild.com)에서 하면 된다. 문의 (02)724-6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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