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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비 이 정도로?"…요즘 한옥 보면 깜짝 놀랄 걸요

    입력 : 2021.05.20 07:30 | 수정 : 2021.05.27 15:29

    내 집을 짓고 싶거나 세컨하우스를 원하는 건축주라면 누구나 한번쯤 멋진 한옥(韓屋)을 꿈꾼다. 하지만 막상 한옥을 지으려면 겁부터 덜컥 난다. 땅집고가 한옥 짓기에 처음 도전하는 예비 건축주에게 실패하지 않는 집짓기 노하우를 제시할 ‘건축주대학-한옥 건축 마스터 클래스’(바로가기) 과정을 선보인다. 국내 한옥 최고 전문가로 구성된 멘토들을 미리 만나 한옥 건축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옥 마스터를 만나다] ①김준봉 현대한옥학회장 “요즘 한옥, 일반 아파트 뺨치죠”

    [땅집고] 김준봉 현대한옥학회장이 전통 구들장과 난로를 결합한 독특한 형태의 난방구조를 설명하고 있다. /조선DB

    [땅집고] “한국 사람이니 모두가 언젠가는 한옥에 한번 살아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요. 한옥 체험도 다들 좋아하고. 그런데 한옥에 대해서 부정적인 인식도 제법 있어요. ‘낡고 불편한 집’, ‘춥고 더운 집’, ‘건축비가 비싼 집’…. 다 이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한옥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현대화된 한옥은 전통의 맛과 멋도 살리면서, 생활 편의성 면에서도 합격점을 받을 수 있을 만큼 발달했습니다.”

    나만의 라이프스타일이나 취향을 반영한 단독주택을 직접 지으려는 건축주가 늘고 있다. 양옥이 대세이지만, 최근 들어 한옥에 대한 관심도 서서히 늘고 있다. 건축시장에서 한옥에 대해 뿌리 깊게 박힌 편견이 조금씩 바뀐 영향이 크다. 김준봉 현대한옥학회장은 “오랜 시간을 거치며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활 방식에 최적화된 집이 한옥”이라며 “현대화된 한옥이 좀 더 알려지고, 양옥만큼이나 편리하다는 사실이 좀더 알려지면 한옥 건축에 도전하는 건축주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땅집고] 전북 남원 광한루 인근에 있는 전통 한옥 숙박 단지. /조선DB

    김준봉 현대한옥학회장은 1982년 연세대 건축과를 졸업하고 건축공학 박사를 받았다. 현재 현대한옥학회장과 국제온돌학회장을 맡고 있다. 연세대 객원교수, 우석대 겸임교수를 거쳐 중국 북경건축대·북경공업대·심양건축대 교수를 지냈다. 우리나라 전통 건축 업계에선 ‘한옥 마스터’로 통한다. 김 회장은 땅집고가 오는 6월9일 개설하는 ‘건축주대학-한옥 건축 마스터 클래스’ 과정에서 주임 교수를 맡는다. 김 회장을 미리 만나 최근 달라진 한옥 건축에 대해 들어봤다.

    -요즘 한옥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원래 한옥은 한반도에 사는 사용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최적화된 집이다. 고려시대에는 고려시대 생활 풍습에 맞는 한옥을, 조선시대에는 조선시대에 맞는 한옥을 지어 살았다.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지금에 맞은 한옥 스타일이 나왔을 것이다. 그런데 일제 강점기라는 공백 기간이 생긴 것이다. 한옥은 정체됐는데, 그 시기 갑자기 도입된 양옥이 국내 주택시장에서 급격히 자리잡는 바람에 한옥이 현대화할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그 결과 한옥이 지금과 동떨어진 조선시대 형태에 머물렀다. 그래서 수요자들도 외면한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한옥도 바뀌었다. 형태는 물론이고 건축 기술, 자재 등이 상당히 현대화하면서 다시 한옥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이다.”

    [땅집고] 현대식으로 설계한 한옥에서 모임을 갖는 청년들. /조선DB

    -구체적으로 한옥이 어떻게 발전했나.
    “과거 전통 한옥에선 주방과 화장실 등 필수 생활 공간이 집 밖에 있었다. 주방에선 아궁이에 불을 때야 하고, 화장실은 배관 등이 전혀 없는 소위 ‘푸세식’이었다. 하지만 현대 한옥에선 주방과 화장실이 모두 실내로 들어왔다. 주방엔 가스레인지나 인덕션을 설치하고, 화장실에는 세면대와 변기를 설치해 일반 아파트와 다름이 없다. 또 조상들이 ‘여름 공간’으로 인식했던 툇마루의 경우 바깥을 접한 ‘뻥’ 뚫려 있는 형태여서 바람이 찬 겨울에는 사용이 불가능했다.

    반면 현대 한옥의 툇마루는 별도 가림막과 난방설비를 갖춰 계절과 상관 없이 가족 구성원 모두가 활용할 수 있는 거실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 최근 짓는 현대식 한옥은 인테리어 측면에서도 양옥에 비해 확실한 경쟁력이 있다.”

    [땅집고] 서울 종로구 누하동에 있는 한 현대식 한옥의 주방. 싱크대, 조명, 테이블, 오븐 등을 설치해 아파트 주방 못지 않다. /pinterest

    -한옥은 건축비가 비싸다는 인식이 강하다.
    “불과 10~20년 전만 해도 그랬다. 하지만 이제는 건축비가 많이 낮아졌다. 건축주와 설계사가 협의해 한옥과 어울리되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자재를 활용한다면 일반 단독주택 건축 예산 정도로도 얼마든지 한옥을 지을 수 있다.

    [땅집고] 검은색 철판 기와를 적용한 한옥. /미래지붕공사 홈페이지 캡쳐

    물론 문화재급의 전통 한옥을 짓는다면 당연히 건축비가 3.3(1평)㎡ 당 건축비로 1500만~2000만원까지도 올라간다. 하지만, 일반 건축주가 왜 문화재를 짓나. 일반적인 건축주라면 현대식 보급형 한옥이면 충분하다. 보급형 한옥이면 건축비가 600만~700만원 정도로 확 낮아진다. 대신 자재를 선택할 때 타협이 필요하다. 고급 재료를 활용해 구운 기와 대신, 현대 기술을 활용해서 만든 철판 기와를 사용하면 된다.”

    -한옥 건축에 도전하고 싶은 예비 건축주에게 조언한다면.
    “일반 단독주택도 그렇겠지만 한옥의 경우 업체 선정, 설계, 시공 관리, 유지 보수 등 대부분 건축 과정에서 건축주가 기본적인 지식과 노하우를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한옥도 짓기 전 건축주가 설계회사, 시공회사와 충분히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다. 일반 양옥 건축보다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그래야 건축주 입장에서 시행 착오와 공사비가 줄고, 본인이 원하는 건축을 할 수 있다. 이번에 땅집고와 함께 진행하는 ‘한옥 건축 마스터 클래스’가 그런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한옥 건축 마스터 클래스는 오는 6월 9일부터 7월 14일까지 총 11회 과정으로 매주 수·금요일 오후 3시 30분~6시에 진행된다. 국내 최고의 한옥 전문가들이 멘토로 나선다. 김준봉 현대한옥학회장을 필두로 천국천 건축사, 김성우 교수, 박재원 도편수, 김승직 대목장 등이 강의한다. 한옥 부지 고르는 법부터 한옥 유형별 설계 특징, 한옥 견적서 보기, 한옥 인테리어, 유지관리 등을 알려준다. 황토구들방 체험과 문화재 한옥 답사 등 현장 스터디 2회도 포함한다.

    수강생에게 일대일 상담을 1회에 한해 무료 제공한다. 수강료는 180만원이며, 선착순 20명을 모집한다. 이달 28일까지 사전 등록하면 20만원 할인 혜택을 준다. 참가 신청은 홈페이지(zipgobuild.com)에서 하면 된다. 문의 (02)724-6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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