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4.12 07:27 | 수정 : 2021.04.12 11:02

[땅집고] “인터넷에 월세 30만원짜리 원룸 정보는 넘쳐나는데, 80억원짜리 빌딩 정보는 찾을 수 없다는 게 이상했죠. 그런 정보 비대칭을 해결하기 위해 밸류맵 서비스가 탄생했습니다.”
‘프롭테크(Prop Tech)’는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를 합한 단어로, 정보기술을 활용한 부동산 사업이나 서비스를 뜻한다. 국내 프롭테크 업체 중 밸류맵은 토지와 상업용 부동산 실거래가 정보를 공개해 주목받은 곳이다. 실거래가와 함께 건축물대장, 업종현황, 개발정보, 유사 거래사례 등 정보까지 제공한다.

밸류맵 서비스를 개발한 김범진 밸류업시스템즈 대표는 감정평가사 출신이다. 감평사로 근무한 경험을 살려 만든 밸류맵은 토지·건물 거래 가격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올해 3월 기준 한 달 순사용자 57만명, 누적 서비스 이용자 1000만명을 기록했다.
그는 오는 4월 30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 강남구 코엑스 D홀에서 열리는 ‘2021 대한민국 부동산 트렌드쇼’ 첫째날 ‘성공적인 부동산 투자를 위해 꼭 알아야 하는 프롭테크 스타트업 톱3’ 세션에 참여한다. 이 세션에는 부동산 임대자산관리 플랫폼인 홈버튼 김태이 대표, 부동산 자동세금계산기 서비스를 제공하는 셀리몬 이선구 대표가 함께 참여한다. 땅집고가 강의에 앞서 김 대표를 미리 만나봤다.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밸류맵 서비스가 갖는 의미는.
“아파트의 경우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만으로도 소비자들이 충분한 가격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아파트 자체가 정형화된 상품이기도 해서, 해당 실거래가 비싼지 저렴한지 비교하기도 편리하다. 반면 토지나 상업용 부동산은 면적이 들쭉날쭉한 데다가 국토부에 신고된 거래내역에도 지번이 다 공개되지 않는다. 결국 일일이 등기부등본을 떼어 봐야 한다는 건데, 소비자에게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토지·상업용 부동산 정보 불투명성과 비대칭성을 해소하는 데 밸류맵이 어느 정도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초기 시장 반응은.
“호평도 많았지만 항의도 거셌다. 특히 공인중개사와 지역주택조합에서 예민하게 반응했다. 토지·건물 실거래가 정보를 쉽게 알 수 없던 예전에는 이들이 정보를 독점하면서 고객 영업면에서 이익을 얻었는데, 이제 국민 모두가 정보를 알 수 있게 됐으니 본인들 경쟁력이 사라질 것이라는 생각에 저항한 것이다.

서비스 출범 3년이 지난 지금은 이런 항의가 거의 없다. 막상 서비스를 이용해 보니 편리하다고 느낀 것이다. 예를 들어 공인중개사들이 토지·건물을 중개할 때 아파트보다 까다로운 과정을 거친다. 매도자는 본인 자산 가치를 주관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호가를 무조건 높게 부른다. 반면 매수자는 쉽게 가격을 인정하지 않아 협상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 해당 토지·건물 거래 이력과 주변 부동산 시세를 보여주면 양쪽 모두 납득 가능한 금액을 도출할 수 있다.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데이터를 제시하는 것이 더 신뢰성이 높다.”
―실거래가 정보 외에 다른 서비스는.
“지난해 10월 시작한 ‘실매물 서비스’가 있다. 광고플랫폼이 아니어서 이른바 ‘후킹 매물’(허위매물)을 거르기 위해 토지·건물 매물 등록 조건을 까다롭게 설정했다. 일단 밸류맵 핵심 기술인 AVM(Automatic Valuation Model)이 매긴 금액보다 매물 호가가 30% 이상 낮거나 높으면 매물 등록이 불가능하다. 상업용 건물이라면 임대현황, 임대료, 수익률, 대출금 등 상품과 관련한 모든 정보를 기재해야 한다. 해당 부동산이 거래 완료했다면 어느 공인중개사가 중개했는지 기록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중개사를 통해 소유관계 등 특이사항까지 알 수 있다.

올해 3월에는 ‘큐레이션 서비스’를 런칭했다. 토지·건물 매물을 테마별로 수요자들에게 매칭해 준다. ‘서울에서 찾아낸 10억짜리 매물’, ‘집 짓고 싶은 수도권 2억원대 나대지’ 등 주제를 정하고 매물을 묶어서 소개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쇼핑몰 MD나 유튜브 알고리즘처럼 매물을 재구성해서 보여주는 것이다. 토지·건물은 아파트와 달리 수요자가 전국에 퍼져 있다는 점에 착안해서 만든 서비스다.”
―모두 무료인데 수익 모델은.
“이달 말 ‘리워드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공인중개사가 밸류맵에 등록한 매물을 활용해 계약까지 성사하면, 매수자에게 ‘매수 축하 리워드’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대신 중개사에게는 일정 수수료를 받은 식이다. 추후에는 AVM 기술을 활용해 금융기관에서도 수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는 부동산 계약 과정에서 계약서를 작성해 매매대금이 정해진 후에야 은행에서 대출이 나오는데, AVM으로 산정한 부동산 적정가격을 기반으로 하면 선(先) 대출이 가능하다.”
―향후 사업 목표는.
“매물 등록·부동산 중개·금융 등 토지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비즈니스 활동이 가능한 거래 플랫폼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술을 통해 부동산 시장 효율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진정한 프롭테크라고 생각한다. 밸류맵이 우리나라 토지·건물 거래상 ‘중앙시장’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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