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1.13 03:20
[입주단지 분석]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성수동 대장될까
[땅집고] 지난 11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지하철 분당선 서울숲역 5번 출구로 나오니 올려다보기도 힘든 고층 빌딩 여럿이 눈에 들어왔다. 이 가운데 지하철역 바로 앞에 지난 4일부터 입주를 시작한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가 있다. 성수동 고급 주택으로 유명한 ‘갤러리아 포레’ 옆에 DL이앤씨(옛 대림산업)가 지은 최고 49층 2개 동에 280가구로 91~198㎡(이하 전용면적) 대형으로만 이뤄진 고급 아파트다. 상가와 업무시설이 들어서는 ‘D타워’ 1개 동이 딸려 있다.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는 2017년 분양 당시 3.3㎡(1평)당 평균 분양가가 4750만원에 달해 당시 역대 최고 분양가 기록을 세웠다. 작년 5월 잔여분 3가구를 모집하는 무순위 청약에 26만여 명이 몰리면서 건설사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이 아파트는 입주 직후 가장 큰 주택형인 198㎡ 기준 매매 호가가 65억원에 달한다. 분양가와 비교하면 28억원 정도 올랐다. 이 주택형은 전세금 호가도 49억원에 달한다. 서울숲과 한강이 가깝고 주변에 트리마제, 갤러리아 포레 같은 고가 주택이 많아 몸값이 비싸다. 하지만 일부 저층 가구는 건물에 막혀 한강 조망이 불가능하다. 게다가 향후 단지와 맞붙은 남쪽에 지상 49층 호텔과 주상 복합이 들어서기로 돼 있어 일조권이나 조망권이 나빠질 가능성도 높다.
■ 한강·서울숲·남산뷰 모두 가능?…저층은 어려워
건설사는 분양 당시 이 아파트가 한강변은 아니지만 서울숲과 남산, 한강 조망이 모두 가능하다고 홍보했다. 성수동 일대 기존 고급 주택보다 조망권이 훨씬 좋다는 것. 실제 트리마제는 한강변에 있어 대부분 주택에서 한강과 남산 조망이 가능하지만 서울숲은 조망권에 한계가 있었다. 갤러리아 포레는 서울숲을 끼고 있어 숲 조망은 좋은데 일부 주택에선 한강이 잘 보이지 않았다.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는 전 주택에서 서울숲과 한강 조망이 동시에 가능하도록 층마다 4가구가 아닌 3가구로 조합(9층 이하 4가구)해 ‘T’자로 건물을 배치했다. 주택 내부에는 창문 중간 프레임을 없애고 넓게 펼쳐지는 270도 파노라마 뷰를 적용했다. 거실, 주방, 욕실 등 집안 곳곳에서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서울 모습을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 천장도 기존 아파트(2.3m)보다 높은 2.9m에서 최고 3.3m로 올려 일조량이 더 풍부하도록 설계했다. 각 동 29층에 마련된 커뮤니티시설에서도 한강과 서울숲 조망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일부 층 이상에서만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이 단지는 동과 동 사이 최소 거리가 약 50m에 달해 좁은 편은 아니다. 문제는 상가·업무동인 D타워에 가려 저층부로 갈수록 그늘지는 공간이 많다는 것.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91~97㎡가 몰려있는 10층 이하 저층에서는 대부분 한강 조망이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더 큰 문제는 향후 조망권과 일조권이 더 침해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 아파트 바로 앞 성수동1가 685-701(뚝섬 지구단위계획구역 특별계획4구역)에 부영주택이 최고 49층 호텔과 주상복합 아파트(2개 동)을 짓는 공사를 작년 3월 시작했다. 이 건물이 들어서면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가 한강 조망권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 지하철 바로 연결…쇼핑하려면 강남 넘어가야
건물 모양을 ‘T’자로 배치한 덕분에 주택 내부 구조도 독특하다. 일반적으로 전면에 방과 거실을 나란히 배치하는 판상형은 주택 전면에 큰 창이 많은데, 이 아파트는 방이나 욕실마다 한쪽 벽은 통창으로 돼 있다.
아파트 바로 앞에는 수인분당선 서울숲역 5번 출구가 있다. 단지 내부로 4번 출구도 연결될 예정이다. 하지만 백화점·영화관 등 편의시설이 부족한 편이다. 쇼핑 등을 즐기려면 한강 다리를 건너 압구정 로데오거리, 청담동 명품거리로 가야 한다. 상가동인 D타워에 복합몰 입주가 완료돼야 이 같은 불편이 다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D타워에는 상가를 비롯해 업무시설이 들어오며 미술관과 공연장을 결합한 D아트센터로 운영될 예정이다. D타워 업무시설에는 현대글로비스와 SM엔터테인먼트, 쏘카 등 3개 업체가 입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 전세 호가 최고 50억…매매가는 분양가보다 10억 더 올라
지난 4일 입주 이후 이 단지 호가는 가장 작은 주택형도 분양가 대비 10억원 이상 올랐다. 가장 큰 주택형인 198㎡는 매도 호가가 52억~65억원에 달한다. 전세도 가장 작은 97㎡가 22억~25억원에, 159㎡는 30억~37억원에 각각 나와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전세는 소형 주택 위주로만 나왔고, 매매 매물은 대형 위주로 10개 안팎”이라고 했다.
호가는 높지만 아직 실거래된 매물은 2건 밖에 없다. 159㎡ 전세금이 37억원에, 198㎡ 전세금이 49억원에 1건씩 계약됐다. 트리마제나 갤러리아 포레보다 호가가 너무 높다 평가도 있다. 갤러리아 포레 195㎡가 작년 8월 38억원에 실거래됐다.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198㎡는 전세금이 49억원, 매매호가는 52억원을 웃돈다.
159㎡ 기준으로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매매 호가는 53억원, 전세금 호가는 37억원이다. 서울숲 트리마제 152㎡는 지난해 6월 45억원(4층)에 매매됐고, 전세금은 30억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부영이 짓는 주상복합 아파트나 성수전략정비구역의 경우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보다 입지가 더 우수하기 때문에 지금보다 가격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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