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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아파트에 500만원 들여 스타일링…호텔 부럽잖네

    입력 : 2020.12.22 07:37 | 수정 : 2020.12.22 07:40

    “사소한 아이템도 홈 스타일링에는 좋은 소재가 될 수 있죠. 당장 휴지곽(티슈 케이스)부터 바꿔보세요.”

    서울에 사는 직장인 강모(39)씨. 최근 수도권에 오래된 아파트를 사 내부를 공들여 꾸몄다. 그런데 이사에 앞서 진행한 전통적인 인테리어 공사는 흰색으로 벽지를 바른 것이 전부다. 대신 ‘스타일링’에 집중했다. 침실에는 검은색 목재 프레임 위에 중저가 매트리스를 깔고, 그 위에 푹신한 거위털 이불을 덮었다. 천장에는 팬던트 조명과 클립 램프를 달았다. 거실에는 일(一)자형 청록색 천 소파 앞에 진한 회색 러그를 깔고, 원목 무늬 탁자 위에 목재 티슈 케이스를 놓았다. 홈스타일링에 들인 비용은 500만원선이다. 강씨는 “침실은 북유럽 스타일, 거실은 고급 호텔처럼 꾸미고 싶었다”면서 “리모델링을 하면 수천만원을 넘기는 것이 예사인데, 큰 돈 들이지 않고 소모품 중심으로도 충분히 원하는 인테리어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위치와 배치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커넥트 소파'로 거실을 스타일링한 모습. /아파트멘터리·스톨리

    ◇칫솔·수건·샴푸도 스타일링 소재

    주택 인테리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개·보수 공사 중심의 리모델링과 당일에 끝내는 소규모 공사나 소품을 활용한 스타일링이다. 지금까지는 전통적 개념의 리모델링이 주류였다. 리모델링이 곧 인테리어라고 봤던 것. 그러나 최근 젊은층 중심으로 자주 쓰고 수시로 교체하는 소모품을 이용해 개성과 콘셉트를 살리는 홈 스타일링이 확산되고 있다.

    인테리어 전문기업인 아파트멘터리의 김준영 이사는 “칫솔·수건·샴푸·핸드크림 같은 자주 쓰는 소모성 생활용품도 스타일링에 좋은 소재”라고 했다. 예를 들어 채도나 명도가 높은 색깔의 칫솔과 도자기로 된 받침대에 투명한 통을 이용해 담은 샴푸와 린스를 두고, 메탈 소재의 휴지통을 아래에 놓는 식이다.

    벽에 거는 장식품인 ‘월행잉’처럼 아예 실용성과 무관한 것도 있다. 직물로 만든 간단한 수공예 제품만으로 여성스럽고 안락한 느낌을 낼 수 있다. 거실 바닥에는 심플한 무늬가 들어간 러그를 깔아 따뜻하면서도 감각적인 분위기 연출이 가능하다.

    바닥에 러그(rug)를 깔아 차가워 보이는 바닥을 보완하면서 주변 가구들과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아파트멘터리·스톨리

    ◇침실은 호텔처럼…이불·베개에 중점

    침대와 이불만 잘 활용해도 침실 분위기는 확 달라진다. 비싼 매트리스 대신 흰색이나 검은색 같은 무채색 침대 프레임과 이불을 이용하면 고급 호텔 느낌을 낼 수 있다. 여기에 심플하고 도회적인 느낌을 주는 무채색 협탁이 잘 어울린다.

    최근 유행 아이템은 ‘구스(거위털) 이불’이 있다. 가볍고 부피가 커서 보온성이 뛰어나고 시각적으로 따뜻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든다. 먼지도 많이 나지 않아 몇 년 전까지 유행한 극세사 이불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프로골퍼 박세리씨가 모델인 ‘라이프구스’가 인기가 많다.

    최근에는 화장실도 호텔식으로 꾸미는 게 인기다. 호텔에서 사용하는 진회색 페이스타월과 흰색 바스타월에 로브가운을 갖추고 호텔 배스매트와 방향제로 느낌을 더한다.

    오래된 아파트(맨 위)를 리모델링한 후 회색 계통과 마루에 어울리는 원목색 가구를 이용해 스타일링했다(중간). 아래는 벽에 거는 장식품인 '월행잉'을 활용한 예. /아파트멘터리·스톨리
    ◇미들노트 세대는 스타일링 선호

    김준영 이사는 “최근 3040 세대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보다 일상에서의 ‘실질적 만족감’을 더 중시하고 있다”고 했다. 홈 스타일링에서도 실용성과 개성을 동시에 추구하면서 디테일을 중시한다는 것. 은은한 개성을 중시하는 이들을 ‘미들노트 세대’라고 부른다. 미들노트란 향수의 첫 향 이후 느낄 수 있는 중간 향을 가리키는 말로, 은은하면서도 핵심이 되는 것을 뜻한다.

    최근 미들노트 세대에 맞춘 홈스타일링 제품만 모은 소셜 커머스도 등장하고 있다. 김준영 이사는 “공사 개념이 강한 리모델링은 소비자나 공급자 모두 부담스러워 하는 추세”라며 “향후 인테리어 시장도 공사 위주의 리모델링보다 홈 스타일링의 성장세가 도드라질 것”이라고 했다. /장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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