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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 안 한다는데도 "안돼" 배짱

    입력 : 2020.11.18 15:28 | 수정 : 2020.11.18 15:37

    [땅집고]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 재건축 사전 컨설팅에 신청한 단지들이 주민 반발에 잇따라 신청을 철회하고 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 공공재건축 통합정비지원센터는 사업 신청 철회를 접수하고도 “이미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는 중”이라는 이유로 철회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마장동 세림아파트는 지난 16일 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 명의로 공공재건축 통합정비지원센터에 철회 의사를 담은 공문을 보냈지만 철회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땅집고]지난 16일 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 철회 의사를 밝힌 성동구 마장동 세림아파트 전경. / 네이버지도
    권대진 세림아파트 재건축 추진위 대표는 “주민들의 반대가 워낙 심해 어제(16일) 공공재건축 통합정비지원센터에 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 참여를 철회한다는 문서를 제출했다”며 “그런데 통합정비지원센터는 사전컨설팅이 이미 시작됐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 철회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LH나 SH 등 공공기관이 시행자로 참여하는 공공재건축을 통해 서울 아파트 공급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서울 재건축 사업시행인가를 받기 전 단계에 놓인 사업지(총 93곳) 중 약 20%가 이런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해 총 5만가구를 공급할 수 있다는 계획까지 발표했다. 공공재건축 신청이 미진하자 지원센터는 컨설팅 신청 받는 과정에서 필요 요건으로 내세웠던 ‘주민 동의율 10%’도 없앴다. 그랬음에도 정부 예상과 달리 공공재건축을 위한 사전 컨설팅을 신청한 단지는 15곳에 불과했다.

    그나마 사전 컨설팅을 신청한 단지들에서도 주민 반발로 신청을 철회하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지금까지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동대문구 청량리 미주아파트, 성동구 세림아파트 등 4곳이 신청 철회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은마아파트 추진위원회 측은 “사전컨설팅을 받아보자는 주민들도 있어 일단 신청했지만, 반대 여론도 만만찮아 일단 사전 컨설팅 진행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주민들의 의견도 더 들어볼 계획”이라고 했다.

    세림 아파트를 시작으로 사전 컨설팅 철회 요청이 잇따를 것이란 예상도 나오는 가운데, 정부는 우선 신청한 단지들에 대해서는 시뮬레이션을 진행할 방침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재건축 통합정비지원센터 관계자는 땅집고 통화에서 “이미 비용을 들여 단지 별 시뮬레이션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철회를 갑자기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라며 “철회를 요청을 받아들일지 여부, 철회 요청 단지에 시뮬레이션 결과를 전달할 지 여부 등은 더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국토교통부 계획에 따르면 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 신청 기간은 지난 8월24일부터 9월18일까지였다. 컨설팅 결과를 회신하는 기간이 10월 중순 정도로 예정됐으나, 일정이 다소 지연되고 있다. 한 재건축 단지 추진위 관계자는 “기존 방식으로 재건축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운 단지들이 신청했기 때문에, 내부 반대 여론이 있더라도 정부가 주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받아보고 판단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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