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11.12 04:09
[수도권 대표 주거지역 집중분석] ③SK하이닉스 호재에 주목받는 용인 처인구

[땅집고]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용인을 이루고 있는 3개구(기흥구·수지구·처인구) 중 면적은 457.55㎢로 가장 넓은 반면, 인구는 25만8455명으로 가장 적다. 바로 입지 때문이다. 용인 최남단으로 서울 기준으로 가장 먼 데다 도농복합지역이어서 개발 소외지역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처인구 부동산 시장이 갑자기 주목받고 있다. 작년 2월 SK하이닉스가 처인구 원삼면 일대 448만㎡(135만평)에 120조원을 투자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짓겠다고 발표한 것. 그야말로 ‘초대박 호재’다. 클러스터는 축구장 10개 규모의 반도체 생산공장 4개와 협력업체 50곳 등을 포함한다. 정규직 1만5000명이 근무할 예정인데, 서울대 경제연구소는 직간접적인 고용유발 효과가 37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SK하이닉스 발표 이후 올 1월까지 약 1년간 처인구 지가상승률은 10.5%. 같은 기간 전국 평균(3.7%)의 3배 수준이다. 주택 시장도 호황이다. 소위 ‘아파트 천국’이라고 불리는 용인시에서도 처인구는 일부 동네를 제외하면 번듯한 아파트가 드물었는데, 최근 새 아파트가 속속 공급되고 있다. 올 2월 역북동 ‘용인 명지대역 서희스타힐스’, 7월 양지면 ‘용인 세영리첼’ 등 분양하는 단지마다 완판돼 올해 미분양이 ‘제로(0)’다.
■ 역북동 새 아파트값 1년 새 1억 올라
처인구 핵심 지역은 역북동이다. 시세를 주도하는 입주 10년 이하 아파트가 밀집한 거의 유일한 동네라서다. 역북동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은 경전철 에버라인 명지대역이다. 지하철을 타면 분당선으로 환승할 수 있는 기흥역까지 30분 정도 걸린다.

최근 1년 동안 역북동 주요 아파트값은1억원 정도 뛰었다. 2017년 입주한 ‘우미린 센트럴파크’ 84㎡(이하 전용면적)는 지난해 10월 4억5800만원에서 10월 5억7000만원으로 1억1200만원 올랐다. 같은 기간 ‘역북 지웰 푸르지오’ 84㎡도 4억7500만원에서 5억6700만원으로 9200만원 뛰었다. 현재 이 아파트 매매호가는 최고 6억원까지 올랐다.
역북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역북동 집값 상승률은 2018년보다 2~3배 정도 커졌다”며 “특히 처인구에서 ‘귀한 몸’ 대접을 받는 신축 대단지 상승세가 가파르다”고 했다.
■ 용인IC 일대 택지지구 분양가 저렴

최근에는 역북동에서 직선거리로 약 3km 떨어진 용인IC 인근 택지지구에 수요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림·보평·유방·진덕지구 등 이 일대에 새 아파트 1만2000여가구가 공급돼 대규모 주거타운이 조성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경전철 에버라인 고진역을 끼고 있는 고림지구에선 ‘양우내안애 3차 더 센트럴’이 이달 분양한다. 지상 29층 8개동, 627가구인데 이미 입주한 1~2차(1835가구)까지 합하면 총 2462가구 대규모 브랜드 타운이 된다. 보평지구에선 1963가구 규모 ‘용인 보평역 서희스타힐스 리버파크’가, 고림지구에선 1721가구 규모 ‘힐스테이트 용인 둔전역’이 연내 분양을 앞두고 있다.

용인IC 인근 택지지구에 공급하는 아파트는 분양가가 저렴한 점이 눈에 띈다. 분양회사 관계자는 “양우내안애 3차 더 센트럴은 평당 분양가가 1000만~1100만원 선으로, 역북지구 시세보다 200만~300만원 정도 저렴하다”면서 “34평 아파트 분양가가 4억원을 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일대는 교통망 확장 호재도 있다. 먼저 ‘제 2 경부고속도로’라고 불리는 세종~포천간고속도로가 2023년 개통 목표로 공사 중이다. 이 도로는 영동고속도로와 연결돼 개통하면 서울 강남 접근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제2수도권외곽순환고속도로도 2026년 완공할 예정이다.
■ 무주택자 ‘가성비’ 높은 아파트에 눈길
건설업계에선 처인구를 비롯한 수도권 가성비 높은 새 아파트에 눈길을 돌리는 수요자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집값과 전세금이 급등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처인구 등 수도권 외곽 신축 아파트가 현실적인 내 집 마련 대안 중 하나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

KB부동산에 따르면 올 10월 말 기준 처인구 아파트 3.3㎡(1평)당 평균 시세는 910만원. 경기도 평균(1458만원)을 밑돌며, 수지구(1910만원)나 기흥구(1412만원)의 40~60% 수준에 그친다. 주목할 점은 집값이 저렴해도 각종 호재 영향으로 상승세는 꾸준하다는 것. 올 1월만 해도 811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0개월 만에 12% 올랐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문재인 정부 들어 내 집 마련 포기 세대들이 늘었지만, 잘 찾아보면 개발 호재를 끼고 있는데도 아직 집값이 저렴한 곳이 남아 있다”면서 “처인구의 경우 추후 SK하이닉스 클러스터 완공 시점에 집값 상승기가 한 번 더 오면서 어느 정도 시세차익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