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10.25 05:01
[땅집고] “꼬마빌딩을 이른바 뜨는 지역에 짓는다고 모두 대박을 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어떤 용도로 사용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계획하는 것이 성공으로 가는 첫걸음입니다.”
꼬마빌딩처럼 수익형 건물을 지으려는 많은 예비 건축주라면 좋은 땅을 고르기 위해 사방팔방을 헤매는 일이 다반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좋은 입지라야 꼬마빌딩의 수익률이 높은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경기 불황이 오거나 요즘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같은 예기치 못한 사태가 벌어지면 핫 플레이스에 비싸게 지은 수익형 건물도 공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꼬마빌딩처럼 수익형 건물을 지으려는 많은 예비 건축주라면 좋은 땅을 고르기 위해 사방팔방을 헤매는 일이 다반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좋은 입지라야 꼬마빌딩의 수익률이 높은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경기 불황이 오거나 요즘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같은 예기치 못한 사태가 벌어지면 핫 플레이스에 비싸게 지은 수익형 건물도 공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조준환 제이엠아이 대표는 “꼬마빌딩은 대체로 대지 200~300㎡에 짓는 작은 건물이어서 입지 여건은 크게 차이가 없다”며 “완벽한 땅을 찾아 오랜 시간을 헤매는 것보다 상가와 주거공간을 어떻게 결합할 것인지, 어떤 임차인을 들일 것인지 등 건물 사용 목적에 맞는 개발 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2008년부터 삼성물산에서 약 8년 간 부동산 개발사업을 담당하다가 2016년 꼬마빌딩 개발·컨설팅 전문회사 제곱미터디앤씨를 설립했다. 2019년부터는 부동산개발회사인 제이엠아이를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마포구 중심으로 수도권 일대에서 꼬마빌딩 기획·개발·설계·시공 컨설팅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조 대표는 10월 27일부터 개강하는 ‘제 15기 조선일보 땅집고 건축주대학’에서 ‘주거상가형 꼬마빌딩 건축 설계 기획 방법’을 주제로 강의할 예정이다.(☞15기 건축주대학 둘러보기) 그를 만나 꼬마빌딩 건축에서 성공하는 노하우를 들어봤다.
Q.꼬마빌딩 부지 구입 전에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점은.
“자신이 건물을 통해 얻고자 하는 수익이 무엇인지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3년 전 만난 한 건축주 사례를 들어보겠다. 그는 원래 재개발 구역에서 지분을 받기 위해 대지면적 약 66㎡(20평) 규모 단독주택을 샀다. 그런데 재개발구역이 해제되면서 계획이 틀어졌고, 우리 사무실을 찾아 도움을 요청했다.
당시 건축주는 ‘광화문 등 업무지구가 가까우니 직장인 임대 수요가 많지 않겠느냐. 원룸 건물을 짓고 싶다’고 했다. 땅은 작아도 용적률이 250%로 높은 3종 일반주거지역이었고, 북쪽에 도로를 접해 수익형 건물을 짓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문제는 땅이 워낙 협소해 연면적을 다 찾아먹기가 힘들었다는 점이다. 건물은 4층까지 올릴 수 있었지만, 건폐율이 50%여서 층별 실사용 면적은 10평 남짓으로 줄었다. 실제 사용 가능한 용적률도 200% 정도에 불과했다. 원룸 건물로 짓게 되면 1층은 전부 주차장으로 써야 했다.
결국 건축주와 상의한 끝에 상가주택으로 방향을 틀었다. 상가와 주택 면적을 조정해 주차장없이 1층을 온전히 쓸 수 있는 대안을 마련했다. 지하철역과 업무지구, 대학교가 도보권이라는 입지적 특성을 감안해 내린 과감한 결정이었다. 완공 후 1~2층은 근린상가로 지어 오피스로 세를 줬고, 3~4층은 원룸을 지어 임대했다.
다행히 이 건축주는 최선의 효용가치를 가진 건물을 지었지만, 자칫 구체적인 분석과 대안없이 원룸 건물로 지었다면 3개층도 채 사용하기 어려운 건물로 전락했을지 모른다.”
Q.꼬마빌딩 지을만한 좋은 지역을 추천한다면.
“꼬마빌딩이 들어서기 적합한 입지는 직주근접(職住近接) 수요가 있는 곳, 새 아파트와 업무단지가 많이 들어선 지역, 가격이 저평가된 곳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즉, 원룸이나 투룸 임차 수요가 있으면서 상가도 잘 운영될 수 있을만큼 배후 수요가 탄탄한 곳이 좋다. 가격까지 저렴하다면 금상첨화다. 역세권을 찾는다면 지하철역까지 도보 10분 이내인 곳이 적합하다.
꼬마빌딩 짓기 좋은 지역으로 서울 홍제역에서 연신내역까지 이어지는 3호선 라인 주변과 강서구 방화동 등을 추천한다. 두 지역 모두 최근 새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면서 지역 상권이 잘 운영될만한 배후 수요가 생겼다. 광화문·마곡지구 등 대규모 업무 단지도 가깝다. 이른바 새로운 ‘○○길’을 형성할 잠재력이 있는 곳이다.”
Q.상가 경기가 최악인데 꼬마빌딩 상가 경쟁력을 높일 방법은.
“서울 용산구 ‘경리단길’이 한 때 큰 인기를 끌었을 때 개인적으론 걱정을 많이 했다. 경리단길은 전철역에서 꽤 멀고 경사진 입지여서 유동인구가 몰려들기 쉽지 않은 조건이다. 당시에는 워낙 인기가 좋아 아무리 구석지고, 언덕진 가게여도 손님들이 북적였지만 경기가 나빠지고 경쟁 상권이 발달하면서 공실이 크게 늘었다.
상권은 전성기가 지나도 건물은 살아남아야 한다. 따라서 그 상권을 자주 찾는 수요자나 전성기 때 분위기에만 초점을 맞춰선 안 된다. 카페, 레스토랑, 편의시설, 오피스 등 다양한 세입자가 들어올 수 있도록 공간을 유연하게 설계해야 한다.”
Q. 임대할 주택은 어떻게 설계해야 좋은가.
“건축주가 원룸을 5개 만들고 싶다면 1개는 빼고 4개만 만들라고 권할 때가 많다. 방 개수를 줄이더라도 가구 당 적어도 7평 정도의 충분한 실사용 면적을 확보하는 것이 공실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다. 꼬마빌딩에 들어선 원룸이라면 주변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보다 적어도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해야 경쟁력이 있다.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실사용 면적을 많이 주는 것이다. 여유가 있다면 복층처럼 서비스 면적도 추가하는 것이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