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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질 그만" 재건축 막힌 목동 아파트 분노의 현수막

    입력 : 2020.10.21 15:38 | 수정 : 2020.10.21 16:31

    [땅집고] 서울 양천구 목동11단지 아파트 외벽에 지난 17일 초대형 현수막이 내걸렸다. 현수막에는 “목숨걸린 안전진단 목동주민 살게하라”, “소방도로 전무하다, 화재나면 다 죽는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지역구 국회의원인 황희 의원(양천갑)과 김수영 양천구청장을 겨냥한 현수막도 등장했다. “황희는 녹을 먹고, 주민은 녹물 먹냐”, “우리의 눈물모아 김수영 수영하냐”는 내용이었다. 이 현수막은 양천구청이 지난 19일 급히 철거했다.

    지난달 말 목동 9단지가 재건축 2차 정밀안전진단에서 ‘C’등급을 받아 재건축이 불가능해졌다. 이 때문에 11단지를 비롯해 재건축 추진 중인 단지들이 나서 안전진단 결과에 반발하는 광고물을 제작했다. 목동 재건축 추진위는 “안전진단 심사 결과에 대해 소송과 단체 시위를 검토하는 중”이라고 했다.

    [땅집고] 목동 11단지 아파트 외벽에 아파트 절반만한 크기의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 / 독자 제공

    재건축 안전진단은 점수(100점 만점)에 따라 A~E등급으로 결과가 나뉜다. 55점을 초과하면 유지보수, 30점 초과~55점은 조건부 재건축, 30점 이하는 재건축으로 분류한다. 점수가 낮아야 재건축이 가능한 것이다. 목동 9단지는 안전진단 1차 점수가 53.32점이었다. 같은 시기 함께 안전진단을 진행한 성산시영 아파트의 1차점수 53.88보다 더 낮아 무난한 통과가 예상됐다. 그러나 목동 9단지는 정부 산하 검증기관인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진행한 2차 평가에서 평가 점수가 약 5점 더 올라 58점대로 최종 탈락했다. 평가 항목 중 비용 분석 점수가 크게 상승한 것이 주 원인이었다.

    안전진단 심사에서 비용분석 항목은 아파트를 유지·보수해 재사용하는 비용과 재건축 비용 간 차이를 비교해 점수를 준다. 재건축하는 비용보다 유지·보수해 재사용할 때의 비용이 더 클 경우 비용분석 점수가 낮게 책정돼 재건축 안전진단 심사를 통과할 확률이 높다.

    [땅집고]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단지내 걸린 현수막. / 독자 제공

    목동 9단지 재건축 추진준비위원위 측은 “이미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한 목동 6단지, 성산시영 아파트의 경우 1차와 2차 점수가 동일한 40점인 반면, 목동 9단지만 1차 40점, 2차 70점으로 점수가 올라 최종 점수 3점이 가점됐다”고 주장했다.

    현재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14개 단지 중 재건축 안전진단 심사를 통과한 곳은 6단지 한 곳뿐이다. 목동 신시가지 재건축 추진위 관계자는 “목동 6단지와 9단지는 준공연도가 1년 밖에 차이나지 않는다”며 “비용 분석 심사 기준은 평가사의 주관이 개입될 소지가 높은 부분인만큼 2차 점수의 평가 기준을 명확하게 공개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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