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08.29 04:26
[권강수의 상권탐방] 동북선 개통·길음뉴타운 호재 낀 ‘미아사거리 상권’

[땅집고]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있는 지하철 4호선 미아사거리역. 당초 미아삼거리역이었지만 대로변 고가도로가 철거되면서 사거리로 바뀌자 역 이름도 2013년 미아사거리역으로 변경됐다. 미아동은 서울 북부 관문 역할을 하는 곳이다. 1985년 미아동에 지하철 4호선이 들어서면서 상권 몸집이 본격적으로 커지기 시작했다.
미아사거리역 일대는 강북구에서 대표적인 소외 지역이란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현재 과거 이미지를 벗어내고 상권이 확장 중이다. 역 주변으로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2만여가구 배후수요를 등에 업고 생활편의시설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것. ‘래미안길음센터피스’(2352가구), ‘길음뉴타운동부센트레빌’(1377가구), ‘미아경남아너스빌1차’(860가구), ‘꿈의숲롯데캐슬’(615가구) 등 큼직한 단지들이 미아사거리역 상권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자료에 따르면 미아사거리역 상권에서 월 매출이 가장 높은 업종은 ▲음식(6218만원) ▲소매(5384만원) ▲관광·여가·오락(4577만원) ▲숙박(4463만원) ▲스포츠(3885만원) 순이다. 유동인구는 60대가 22.3%로 가장 많다. 이어 ▲50대 20.4% ▲40대 20.3% ▲30대 16.7% ▲20대 13.9% 순으로 비율이 높게 나타난다. 요일별로는 토요일(16.2%) 유동인구가 가장 많으며 나머지 요일도 비슷하다. 다만 일요일에는 12.8%까지 떨어진다.
■ 유동인구 이탈 적어…숭인시장은 재정비 시급
미아사거리역 일대 상권은 특징이 있다. 유동인구의 상권 이탈률이 낮다는 것. 지하철역 중심으로 롯데·현대백화점, 이마트, CGV 같은 집객력이 뛰어난 대형 상업시설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지하철과 버스를 통해 유입하는 인구가 많아 대로변 프랜차이즈 점포는 항상 붐빈다.

미아사거리역 2번 출구부터 방천골목시장까지는 먹자골목이다. 고깃집·전집·횟집·일식집 등 식사에 술을 곁들일 수 있는 음식점이 대부분으로 오후 7~8시부터 활성화해 새벽까지 영업한다. 먹자골목 주 고객층은 길음동과 송천·미아·월곡·수유동 등 성북구 주거밀집지역에 사는 30~50대다.

5번 출구 쪽에는 1967년 문을 연 ‘숭인시장’이 있다. 채소·과일·귀금속·잡화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는 전통 재래시장이다. 대로변 점포나 백화점에 비하면 시장을 찾는 고객은 현저히 적다. 낡은 골목에 단층 건물이 줄줄이 입점해 관리 미비로 시장 분위기가 어둡다. 숭인시장이 역세권 입지라는 장점을 활용해 활성화하려면 재정비 사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요일별 이벤트, 쿠폰 발급 등 고객 발길을 유입할 수 있는 지역 특화 콘텐츠 마련도 생각해볼 수 있다.
■동북선 경전철 개통·재개발로 상권 확장 기대

미아사거리역 상권은 향후 더 확장할 여지가 있다. 왕십리~미아사거리~상계를 잇는 동북선 경전철(13.4㎞)이 2024년 개통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125만㎡ 규모 길음뉴타운 내 대규모 재개발 아파트도 입주하면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롯데캐슬골든힐스’(399가구), ‘꿈의숲효성해링턴플레이스’(1028가구) 등이 대표적이다.

미아사거리역 상권에서 창업을 고려하는 자영업자라면 2번 출구 근처 먹자골목을 추천한다. 배후 수요가 탄탄하고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데다 저녁부터 새벽까지 장시간 영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직접 발품을 팔면서 업종을 분석하는 과정은 필수다. 10~20대 집객시설 부족, 업종 중복 등 미아사거리역 상권의 단점을 충분히 알아본 뒤 창업해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박재하 지리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미아사거리역 상권은 근처 수유역·노원역에 비해 대형 건물이나 대로변 상가 비중이 적다. 기존 주택을 용도 변경해 상가로 임대하거나 직접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반지하보다 단층 건물을 매입해 용도 변경해야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교통망이나 주거 여건이 지금보다 많이 좋아지겠지만 상권 장단점을 충분히 파악한 후에 창업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