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08.21 04:58
[돈 버는 건축] 울산 울주군 범서읍 구영리 ‘타미하우스’
[땅집고] 울산에서 대기업 조선소와 협력 업체들이 몰려 있는 핵심 지역은 동구·남구다. 공장 밀집 지역에서 자동차로 20~30분 정도 떨어진 울주군 범서읍 구영리는 전형적인 울산 외곽의 주거지다. 동구·남구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구영리에 사는 경우가 많다. 이곳에는 아파트 단지는 물론 다세대·다가구 주택도 몰려 있다.
구영리 원룸촌에는 ‘타미하우스(tommy house)’라는 건물이 있다. 이 동네의 랜드마크 건물이다. 겉모습이 비슷비슷한 건물이 대부분인데, 2016년 지은 타미하우스는 외관이 지나가는 행인의 눈길을 확 끌 정도로 세련됐다. 외벽을 진한 회색의 고흥석과 밝은 회색이 도는 화강석 두 가지 재료로 마감했다. 타미하우스도 이 동네의 다른 건물처럼 똑 같은 다가구주택이지만, 마감재만으로도 이 지역에서 가장 트렌디한 건물이 됐다.
젊은 임차인들에게 특히 인기 있다. 사회초년생이나 신혼부부, 근처 울산과학기술대학교(UNIST)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타미하우스’의 주 수요층이다. 40대 건축주는 기존에 보유하던 아파트를 팔고 수익형 부동산을 짓기로 하고, 디디스튜디오 노휘 소장을 찾았다. 노 소장은 오는 25일부터 개강하는 국내 최고의 수익형 건축 강의인 ‘제14기 조선일보 땅집고 건축주대학’에 강사로 참여해 중소규모 수익형 빌딩 리모델링에 대한 케이스스터디를 진행할 예정이다.
◆건축개요
위치: 울산광역시 울주군 범서읍 구영리
지역지구: 제2종 일반주거지역, 제1종 지구단위계획구역, 절대정화구역
대지면적: 337.20㎡
건축면적: 201.76㎡
연면적: 593.11㎡
용도: 다가구주택(13가구)
건폐율: 59.83%
용적률: 175.89%
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
규모: 지상 1~4층
주차대수: 13대
설계: 디디스튜디오건축사사무소
◆건축가가 말하는 이 건물은…
지역지구: 제2종 일반주거지역, 제1종 지구단위계획구역, 절대정화구역
대지면적: 337.20㎡
건축면적: 201.76㎡
연면적: 593.11㎡
용도: 다가구주택(13가구)
건폐율: 59.83%
용적률: 175.89%
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
규모: 지상 1~4층
주차대수: 13대
설계: 디디스튜디오건축사사무소
◆건축가가 말하는 이 건물은…
‘타미하우스’는 외관상으로 다세대주택처럼 보인다.하지만 실제로는 건축법상 단독주택에 해당하는 다가구주택으로 지었다. 다세대주택과 다가구주택은 겉보기에는 별 다른 점 없어보이지만, 건물을 매매할 때와 세금을 낼 때는 엄청난 차이가 난다. 다세대주택은 공동주택이기 때문에 각 가구별로 분양·매매가 가능한 반면 다가구주택은 건물 전체가 주택 한 채로 계산된다. 10가구가 사는 다가구 주택 한채를 갖고 있으면 ‘1주택자’로 간주된다. ‘타미하우스’ 건축주 역시 이 같은 절세를 목적으로 다가구주택을 짓기로 했다.
건물은 지상 1~4층 규모 필로티 구조다. 1층에는 자동차 13대를 주차할 수 있다. 2층과 3층에는 각각 6가구씩 총 12가구 원룸을 임대할 수 있다. 꼭대기인 4층에는 건축주 거주 용도로 한 가구를 배치했는데, 다락을 제외하고 방 4개와 화장실 2개로 구성했다. 입주 당시에는 건축주 가족이 이 넓은 공간을 다 썼지만, 추후 자녀들이 독립하면 이 공간을 임차하는 대신 건축주가 원룸 건물로 방을 옮겨 임대 수익을 더 높일 수도 있다.
◆원룸건물 짓더라도 외관은 고급스럽게
‘타미하우스’는 동쪽으로 밤밭골공원, 남쪽으로 범서중학교와 접해 있다. 건물과 건물 사이 간격이 좁아 답답한 느낌을 주는 원룸촌 안에서 나름 ‘뷰’가 좋은 입지를 갖고 있다. 주변 원룸 건물들은 한 가지 재질로만 외벽을 마감했다. 반면 노 소장은 ‘타미하우스’를 색깔이 대비되는 고흥석과 화강색 두 가지로 마감해서 고급스러운 건물이라는 인상을 주고, 가시성을 극대화했다. 예비 임차인들을 끌어모으려면 건물 외관을 차별화하는 것은 기본이다.
내부 설계도 특화했다. 2~3층에 배치한 12가구 모두 약 8.5평 규모 원룸이긴 하지만, 방과 식당을 분리하는 형태라는 점에서 기존 원룸들과 다르다. 최근 유행하는 복층 구조는 피했다. 복층으로 지을 경우 두 개 층을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2층 다락이 건축법상 1.5m에 불과하기 때문에 사용 편의성이 떨어지고 바닥 난방도 불가능한 점을 고려한 것이다. 주방에서 요리라도 하면 냄새나 더운 공기가 방 전체에 정체된다는 것도 복층의 단점으로 꼽힌다.
건축주가 쓰는 4층 주택은 5베이 구조로 거실을 포함한 모든 방이 남향이다. 거실과 부엌 사이에는 별도 다이닝룸을 배치해 소음·냄새를 차단했다. 이 다이닝룸은 후면 테라스로도 연결된다. 거실 위에는 다락을 설치했다. 층고를 높이는 효과가 나면서도, 수납이나 창고 등 다용도로 쓸 수 있는 공간이다.
보통 원룸이나 오피스텔에선 건물 전면부에 보일러·실외기를 설치한다. 문제는 이 장비들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주택 내부까지 전달된다는 것. 이와 달리 ‘타미하우스’는 보일러실은 복도에, 실외기는 옥상에 설치해 생활 불편을 최소화했다. 노 소장은 “건물 전면부를 가리는 각종 장비들이 없으니 세입자들이 바로 앞 ‘공원 뷰’를 누리는 효과가 났다”라고 했다.
보통 다세대·다가구주택이나 오피스텔을 신축하면 초기에는 시세보다 높은 임대료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노 소장은 임대용 건물을 지을 때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은 신축 건물의 수익률이 아니라, 건물이 임대차 시장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경쟁력을 갖고 버티느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대 시장이 임대인 우위 시장이라면 시간이 지나도 세입자가 꾸준히 들어오겠지만, 시간이 지나 건물인 낡고 주변에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면 임대료가 낮아지기 마련이다. 여기에 임대 시장이 변해 대규모 공실 위기가 올수도 있다. 수익률도 함께 떨어지는 것이다.
노 소장은 “임대형 주택을 지을 때는 건축비를 좀 더 들이더라도 ‘동네 1등 건물’을 짓겠다는 생각으로 건물을 지어야 한다”며 “건축후 시간이 10년 이상 지나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건물을 지어야 임대수익률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