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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다른 골목인데…세 집이 뭉쳐 담벼락 없애니 땅값 1.5배 껑충

    입력 : 2020.08.17 04:59

    [땅집고] 지난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 ‘합정동 가로수길’이라 불리는 번화한 왕복 2차로에서 빠져나와 골목길로 접어들었다. 50m 정도 되는 골목길이 끝나는 지점의 오른쪽(198-27번지)에 4층 높이 꼬마빌딩(대지 면적 약 122㎡·37평)이 리모델링 공사를 막 마친 상태였다. 건축주가 3년 전 3.3㎡(1평)당 2700만원 정도에 매입한 건물이다. 현재 이 땅의 가치는 시세로 4000만원을 넘어선다.

    [땅집고]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2층짜리 단독주택(왼쪽)을 리모델링 증축해 4층짜리 꼬마빌딩으로 만든 모습(오른쪽). 김종석 땅집고 리모델링센터 소장은 설계 전부터 골목길의 동선과 입점 업체 등에 대한 구상을 하고, 주변 토지주의 동의를 받아 작은 골목길에 기획 설계 기법을 적용해 건물을 지었다. 그 결과 땅의 가치가 크게 올랐다. /땅집고 리모델링센터

    짧은 기간 땅의 가치가 상승한 첫 번째 이유는 막다른 골목이었던 이곳에 건너편으로 넘어갈 수 있는 작은 골목길이 생기기 때문이다. 골목길을 가로막고 있던 이웃 단독주택 소유주가 자신의 건물도 리모델링하면서 동시에 길을 내고, 그 이웃집들도 담벼락을 없애기로 협조했다. 비록 자동차도 다닐 수 없을 정도의 좁은 골목길이지만, 이 작은 변화가 가져온 땅값의 변화는 컸다.

    땅집고 리모델링건축센터 김종석(AT쿠움파트너스 대표) 소장은 198-27번지를 시작으로 이웃한 3채의 단독주택 리모델링 공사를 총괄했다. 김 소장은 “막다른 골목에 길이 뚫리면서 이 주택과 주변 주택뿐 아니라 골목 전체의 가치가 크게 높아졌다”며 “이것이 바로 ‘기획 설계’의 힘”이라고 말했다.

    ‘기획 설계’란 본격적인 설계 전, 땅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설계 방법을 찾는 것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이웃한 땅과의 관계를 고려하고, 토지 위치와 구조·주변 환경을 분석해 땅에 맞는 용도를 찾아내기도 한다. 이런 과정 없이 단순히 설계에 들어갈 때보다 훨씬 더 부동산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

    ■땅의 가치를 높이는 기획이 최우선…임차인 구상도 설계만큼 중요해

    김 소장은 연희동·합정동·강남 등지에서 주택과 빌딩 100여 채를 리모델링한 베테랑 건축가다. 그는 이 땅이 처음 매물로 나왔을 때부터 기획 설계를 시작했다. 옆 단독주택의 협조를 받아 길을 내는 아이디어는 그 과정에서 나왔다. 마침 이웃한 두 집이 매물로 나왔고, 건축주의 지인이 그 집들을 매수하면서 쉽게 협조를 얻을 수 있었다.

    다음으로는 건물에 적합한 임차인을 구성했다. 우선 이 건물에 식당이 들어서는 것은 적합하지 않았다. 직선거리로 400m 정도 떨어진 합정역 인근에 이미 식당 밀집지가 있고, 그보다 먼 곳은 펍, 술집 거리들이 활성화해 있다. 김 소장은 약간은 외진 위치였기 때문에 식당보다는 조용한 사무실이 적합했고, 1층은 카페나 공방을 입점시키는 것으로 기획했다.

    김 소장은 이 같은 구상이 실현 가능한지 파악하기 위해 시장 조사를 하고, 건물주들을 직접 만나고서 이후에 본격적인 리모델링 건축 설계에 들어갔다. 원래 이 땅에는 지하 창고와 지상 2층짜리 40년 이상 된 단독주택이 자리 잡고 있었다. 창고를 개조해 반지하 점포로 만들고, 3~4층을 증축해 지하 1층~지상 4층 건물로 설계했다. 공사비가 5억원 정도 들었다.

    작년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리모델링 공사를 하는 동안 많은 공사가 끝나기 전부터 임차인들이 미리 연락해왔다. 김 소장은 주변 공인중개사무소에 “이 건물에는 디자인 사무소가 입주했으면 한다”는 의사를 밝혀 두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트렌디하고 ‘핫’한 선글라스 브랜드인 ‘젠틀몬스터’의 디자인팀이 입주 의사를 밝혔다. 2층은 고급 미용실이 입점했고, 바로 옆 건물 공사가 마무리되면 지하 1층~지상 1층도 곧 임대가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눈앞의 임대료보다 땅의 가치를 높이는 설계를

    김 소장은 “기획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내 건물뿐 아니라 주변 공간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라고 말했다. 옆 건물 주차장을 이용해 길을 낸 것처럼 건물 자체뿐 아니라 주변의 공간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테라스·발코니 같은 외부 공간에 신경 쓰면 임차인의 만족도가 높아져 건축 공간의 가치가 올라간다.

    임차 업종을 구성할 때도 마을 전체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식을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어 유동 인구가 적은 골목길에 위치한 건물 3~4층에는 주변 상권을 활성화할 수 있는 사무실이 입주하면 좋다. 그중에서도 단독주택 입주를 선호하는 디자인 사무소가 제격이다. 꽃집·비누 공방, 갤러리 카페같이 건물 전체의 분위기를 살려주는 업종이라면 임차료를 대폭 깎아서라도 붙잡는 게 좋다.

    김 소장은 “한두 건물이 골목길 상권 조성에 신경 쓰기 시작하면 옆 점포도 자연스럽게 따라 해 골목 분위기 자체가 크게 바뀔 수 있다”며 “당장의 임대료만 생각하지 말고 이웃한 점포와 마을 전체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설계와 운영을 해야 건물과 땅의 가치도 올라간다”고 말했다. /한상혁 땅집고 기자



    <리모델링 건축 사업신청 받습니다>

    땅집고가 리모델링 건축을 계획 중인 예비 건축주의 사업 신청을 받습니다. 서울에서만 100여 채의 리모델링 공사를 해 국내 리모델링 건축 업계의 실력자로 꼽히는 김종석 땅집고 리모델링센터 소장(AT쿠움파트너스 대표)가 예비 건축주의 신청을 받아 기획 건축·입지분석·설계와 시공까지 ‘원 스톱’으로 사업을 진행합니다.
    리모델링 건축은 기존 건물에 적용된 용적률, 일조권, 주차장 의무 확보 비율 기준을 그대로 이어받을 수 있어, 신축에 비해 수익률 면에서 유리한 점이 많습니다. 땅집고 리모델링 센터에 사업을 신청하려면 수도권 도심에 단독주택, 다가구·다세대주택, 일반 중소형 빌딩, 나대지 가설 건축물 등 낡은 건물을 보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신청은 땅집고건축 사이트(www.zipgobuild.com)나 전화(02-724-6396)로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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