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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평이라고 얕보지 마라…수익률은 다세대주택 1.5배

    입력 : 2020.07.27 07:47 | 수정 : 2020.07.27 07:52

    영국 런던 서부 월섬 애비에 2016년 문을 연 '올드 오크'(Old Oak). 네모 상자 같은 모듈을 쌓아올린 이 건물에는 540여 명이 모여 산다. '더 컬렉티브'라는 영국 회사가 만든 세계 최대 셰어하우스(share house·공유주택)다. 입주자들은 20~30대가 대부분이다. 침실과 화장실이 딸린 약 10㎡(약 3평)의 작은 방을 개인이 사용한다. 우리나라 원룸보다 작다. 나머지 거실과 주방, 각종 커뮤니티 시설은 공유 공간으로 입주자들이 함께 사용한다.

    올드 오크는 빈방이 거의 없다. 왜 그럴까. 답은 간단하다. 비슷한 규모의 일반 스튜디오(원룸)보다 월세가 절반 수준이다. 한 달 임차료가 1000파운드(약 153만원)다. 런던 도심에서 화장실, 주방, 침실을 갖춘 스튜디오는 평균 200만~300만원이다. 올드 오크 임차료에는 전기·수도료, 인터넷 사용료, 보안·방 청소 등 각종 서비스 요금도 포함된다. 집값과 월세가 악명 높기로 유명한 런던 도심에서는 천국이나 다름없다.

    영국 런던 월섬 애비에 지은 기업형 공유주택 ‘올드 오크’. 2016년 문을 연 이후 저렴한 임차료,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과 서비스로 빈방이 없을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올드 오크 홈페이지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관심이 높아진 공유주택이 시장 확대를 위한 기회를 맞고 있다. 정부가 공유주택 연면적을 현재 최대 100평에서 200평으로 확대하고 이르면 내년부터 '올드 오크' 같은 대형화·기업화가 가능한 제도 도입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역세권·대학가 등 임차 수요가 있는 토지주들에게 토지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공유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세대주택보다 수익률 1.5배쯤 높아

    국내 공유주택의 효시는 2011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주택가에 문 연'마이바움 연희'다. 개인 공간은 침실과 화장실, 작은 책상이 딸린 3.5평 방이 전부다. 2층엔 로비 등 커뮤니티 공간이 있다. 총 31실로 입주자는 모두 1인 가구다. 보증금 1000만원, 월 임차료는 70만원이다. 마이바움 연희를 개발한 서용식 땅집고 공유주택개발센터장(수목건축 대표)은 "입주 이후 공실이 한 번도 없을 만큼 20~30대 청년들이 좋아한다"고 말했다.

    공유주택은 방 한 칸 면적(전용 10㎡ 내외)이 원룸의 절반 정도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공간을 줄이는 대신 방을 최대한 나눌 수 있어 임대수익률이 높다. 주차 대수도 현재 다중주택 기준으로 134㎡당 1대꼴이다. 다세대·다가구주택 대비 4분의 1 수준이다. 1층 필로티 주차장 대신 상가를 넣으면 수익률은 더 높아진다. 기대수익률은 연평균 7~8%, 최대 10% 이상으로 다세대주택(5% 내외)보다 높다.

    ◇8월부터 규제 완화… 내년엔 법제화 추진

    정부는 청년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공유주택을 적극 장려한다. 우선 공유주택 기준이 다음 달부터 확대된다. 현재 공유주택은 건축법상 '다중주택'으로 지상 3층, 연면적 330㎡(약 100평) 이하여야 한다. 내달부터는 지상 4층, 660㎡(약 200평)까지 늘어난다.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에 들어서는 ‘스트리트형 공유주택’ 조감도. 건물 7동을 통째로 개발해 1층에는 상가, 2~4층에는 1인 가구 전용 총 60실이 들어선다. /수목건축 제공

    정부는 연내 법제화를 통해 내년부터 공유주택을 새로운 주택 유형으로 신설해 활성화할 방침이다. 주차 기준 완화 등 추가 인센티브 제공도 추진 중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에도 '올드 오크'와 같은 대형 공유주택이 나올 수 있다.

    사업비도 지원받을 수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땅값과 건축비를 합친 사업비의 50%까지 연 1.5%로 대출해 준다. 재건축·재개발 구역에서 해제된 지역, 지구단위계획구역 내 준공 20년이 지난 건물 중 자율주택정비사업으로 공유주택을 짓는 경우에 해당한다. 정부는 올 하반기 주택법에 공유주택 유형을 신설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공유주택이 법제화되면 금융 지원을 더 강화할 전망이다. 정부는 오는 11월 공유주택 개발 회사에 자금을 지원하는 모태펀드도 신설할 계획이다.

    ◇역세권·대학가 등 1인 가구 많은 곳에 적합

    서용식 센터장은 최근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고려대 정문 인근에 국내 최대 규모인 60실 규모로 공유주택 사업을 진행 중이다. 대지면적 50평 규모인 건물 7동(棟)을 이어 붙여서 공유주택으로 개발한다. 1층에 상가를 넣어 수익률을 높이고, 2~4층은 주거 공간으로 조성한다.

    대학가나 업무중심지역, 지하철 역세권 등 1인 가구 임차 수요가 풍부한 지역이 공유주택 입지로 적합하다. 서용식 센터장은 "1인 가구 비율이 점점 늘고 젊은 층 서로 간에 취미와 관심사를 공유하는 현상도 뚜렷하다"며 "제도적 지원이 강화되는 만큼 임차 수요가 풍부한 토지를 공유주택으로 활용하면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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