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05.12 04:59 | 수정 : 2020.08.06 15:27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건축가들이 짓는 집은 어떤 모습일까. 일본 협소주택이나 미국 주택은 TV나 영화를 통해 종종 소개되지만 그 의도와 철학적 의미를 알기는 쉽지 않다. 땅집고는 월간 건축문화와 함께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지은 주택을 소개한다.
[세계의 주택] 공간 분리와 통합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K 하우스’
[세계의 주택] 공간 분리와 통합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K 하우스’
일본 중부지방 아이치현 주거지 밀집지역에 컨테이너 하우스처럼 생긴 직사각형 단층주택 ‘K 하우스’가 있다. 얼핏 보면 컨테이너 박스같지만 외벽은 가벼운 석재인 슬레이트다. 외벽이 회백색이어서 단순하고 깔끔한 느낌이다. 미니멀리즘을 극대화한 외관 디자인으로 주변 집들과 비교해 조금 튀어보이는 효과도 있었다.
내부 역시 일반 집과 달리 층을 여러 개로 나눈 독특한 생활공간이 펼쳐진다. 도로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다른 주택에 둘러싸여 있어 거주자들이 다소 답답함을 느낄 수 있는 위치다. 건축가는 이런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 내부 분위기가 밝도록 창을 많이 내고 마감재로 목재를 사용했다.
◆건축 개요
건축사무소 : 키타무라 나오야 건축사무소(KITAMURA NAOYA ARCHITECTS & PLANNERS)
위치 : 일본 아이치현
건축면적 : 79.66㎡
규모 : 지상 1층
대표건축가 : 나오야 키타무라(Naoya Kitamura)
사진작가 : 타쿠미 오타(Takumi Ota)
◆건축가가 말하는 이 집은…
건축가는 제한된 환경에서 개방감을 최대한 확보하는데 초점을 맞춰 설계했다. 거실과 주방에 창을 크게 배치하고 다락에도 창을 내 집 안 곳곳에 모두 빛이 들도록 했다.
개방감을 주기 위해 건축가가 활용한 또 다른 방식은 LDK(Living Dining Kitchen) 설계다. 좁은 주택 안에서도 주택의 기본 요소인 거실(living room), 식당(dining room), 부엌(kitchen)을 구분해 쾌적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일본에서 주거 공간을 구성할 때 따르는 기본 원칙이다. 건축가는 개인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주택을 복층 구조로 설계해 아이와 어른이 각각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배치하거나 미닫이문을 이용해 언제든 공간을 확장할 수 있도록 했다.
■1.5층으로 만든 다양한 공간
건축주는 어린 자녀들의 놀이 공간과 서재를 공용 공간과 분리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래서 한정된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0.5층 올린 복층을 구성했다.
건물 전면 윗쪽 복층에는 서재를 뒀다. 그 아래로 난 공간은 아이들을 위한 특별한 놀이터다. 어른은 앉아야만 들어갈 수 있는 이 지하실같은 공간에는 창문을 달아 밝게 꾸미고 모빌 등 장난감을 두어 놀이공간으로 구성했다.
■공간을 다양하게 만드는 기둥과 미닫이 문
이 집은 마치 벽이 움직이는 것 같다. 건축가는 미닫이문을 활용해 벽으로 활용하거나 열어둘 수 있도록 했다. 문을 닫아뒀을 때에는 벽의 역할을 해 공간을 구분하지만 넓은 공간이 필요할 때 개방해 공간을 넓게 활용할 수 있다. 문 재료는 벽과 같은 소재를 사용했다.
이 집의 또 다른 특징은 기둥을 1.82m씩 일정한 간격으로 세웠다는 점이다. 기둥을 중심으로 공간이 나뉘는 효과가 있어 제한된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정중앙에 다이닝 공간을 뒀다. 식탁에 앉으면 밝은 햇살이 들어오는 창이 곧바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