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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하나 없이 꽉 막힌 '감옥 같은 집'의 반전

    입력 : 2020.04.21 05:11 | 수정 : 2020.04.21 07:34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건축가들이 짓는 집은 어떤 모습일까. 일본 협소주택이나 미국 주택은 TV나 영화를 통해 종종 소개되지만 그 의도와 철학적 의미를 알기는 쉽지 않다. 땅집고는 월간 건축문화와 함께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지은 주택을 소개한다.

    [세계의 주택] 감옥 같은 집 ‘시에라 프리아’의 반전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 바깥으로 창이 하나도 나지 않은 벽돌 집이 있다. 이 주택의 이름은 ‘시에라 프리아(Sierra fria)’. 건물 전체를 한 가지 자재와 색깔로 마감하고 창문도 거의 없어 마치 감옥처럼 폐쇄적인 인상을 준다. 하지만 내부에는 반전이 숨어있다.

    [땅집고]붉은 벽돌로 외벽을 마감한 '시에라 프리아'./ⓒCesar Bejar

    외관이 다소 답답해 보이는 이유는 건축주가 사생활 보호를 우선 순위로 두고 집을 설계해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건축가는 건물을 담장으로 둘러싸고 바깥과 마주하는 건물 외벽에 창을 내지 않았다. 대신 이 집의 창은 모두 안쪽으로 나있다. 건축가는 ‘ㄷ’자 모양의 중정(中庭)을 만들고 모든 창을 내부에 달았다.

    [땅집고] 'ㄷ'자 모양 내부에 있는 중정./ⓒCesar Bejar

    ◆건축 개요

    [땅집고]시에라 프리아 설계 스케치./ⓒEsrawe Studio

    건축사무소 : 에즈라웨 스튜디오(Esrawe Studio)
    위 치 : 멕시코 멕시코시티
    대지면적 : 576㎡
    규모 : 지상 3층
    대표건축가 : 엑터 에즈라웨(Héctor Esrawe)
    사진작가 : 세잘 베하르(César Béjar)

    ◆건축가가 말하는 이 집은…

    시에라 프리아는 4인 가족을 위한 아늑한 공간으로 설계된 집이다. 건축가는 담장을 3층 높이로 쌓아 올려 외부 환경과 집을 철저히 분리시켰다.

    [땅집고]3층 높이로 설계된 시에라 프리아./ⓒCesar Bejar

    이 집의 핵심 공간은 중정이다. 창이 바깥으로 나지 않아 답답한 느낌이 드는 외부와 달리 건물 중심부에 난 창과 집 한 가운데 만든 중정은 내부를 환하게 만드는 요소다. 실내 모든 공간에서 내려다 볼 수 있어 내부를 통합하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

    ■풀내음 진동하는 카페테리아 같은 집

    집은 중정 중심으로 이를 감싸는 형태로 지어졌다. 실내 모든 공간에서 중정이 보인다. 이 공간에 나무와 식물을 심어 사계절 내내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마치 식물이 무성한 카페테리아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땅집고]실내 어느 곳에서든 중정을 조망할 수 있다./ⓒCesar Bejar

    식물은 중정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집을 둘러싸고, 옥탑 공간까지 식물로 뒤덮여 있다. 옥탑은 가족들이 휴식할 수 있는 테라스로 꾸몄다. 정원이 있는 루프탑 카페처럼 즐길 수 있다.

    [땅집고]3층 옥상에도 나무를 심어 가족들의 휴식 공간으로 이용한다./ⓒCesar Bejar

    ■집안 곳곳에 숨은 나무 수납장

    시에라 프리아는 외부로 창을 내지 않아 다소 답답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대신 중정이 내다보이도록 집의 1층 거실 한 벽 전체를 통창으로 만들어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중정에 심은 나무와 식물이 자연스럽게 집안 인테리어 요소가 됐다. 창 아래엔 개방된 수납공간을 만들었다.

    [땅집고] 창문이 없는 'ㄷ'자 건물 바깥쪽과 달리 안쪽에 큰 통창이 나있다./ⓒCesar Bejar

    계단 옆쪽에도 수납공간이 숨었다. 계단이 있는 벽면에 계단과 같은 재질인 나무 선반을 설치하고 장식품을 올려두었다. 계단 맞은편 벽에는 그림도 걸려있다. 계단 사이로 창에서 들어온 빛이 그대로 들어와 아래 공간까지 환하게 밝혀준다.

    [땅집고] 창문에서 들어오는 빛이 계단으로 이어진다./ⓒCesar Bejar

    [땅집고]계단으로 빛이 들어와 집안 내부 채광이 잘 된다./ⓒCesar Bej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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