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10.31 15:43 | 수정 : 2019.10.31 18:02
[땅집고] 정부가 수도권 교통망 확충 방안 중 하나로 주요 간선도로에 대심도(大深度) 지하도로를 신설하는 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대심도 지하도로란 지표면에서 40m 이상 깊이의 공간에 설치하는 도로다. 정부는 기존 지상도로의 통행량을 대심도 지하도로로 일부 유도한다면 수도권의 상습적인 교통정체를 해소하는 효과가 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대심도 지하도로 설치해 ‘복층 도로’ 만든다…지상은 대중교통, 지하는 자동차 전용으로
우선 국토부는 수도권 동서횡단축으로 꼽히는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에 대심도 지하도로 신설을 검토한다. 다만 강변북로는 수변공간이 넓지 않기 때문에 올림픽대로에 지하도로가 생길 가능성이 좀 더 높다. 지하도로는 자동차 주행도로용으로, 지상도로는 간선급행버스(BRT)·중앙버스·대중교통차로로 활용해 도로를 ‘복층’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파주·고양 등 수도권 서북부 지역과 서울을 잇는 자유로에도 대심도 지하도로를 짓는다. 자유로는 수도권 서북부 주민들이 자차·버스로 서울 출퇴근하는 데 이용하는 도로다. 위 강변북로·올림픽대로 공사와 연계하면 수도권 서북부 주민들의 서울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이 외에도 제1순환고속도로 교통을 개선하기 위해 서창∼김포, 판교∼퇴계원 등 상습정체구간 2곳에도 지하도로를 만들고 도로를 복층화한다. 제2순환고속도로의 경우 2026년까지 전 구간 개통할 예정이다. 만약 모든 도로가 완공하면 국토부가 계획한 ‘수도권 순환고속도로망’이 구축된다.
이미 수도권 서남부인 광명·시흥 등과 서울을 연결하는 서부간선도로에선 위 같은 지하도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공사 때문에 한낮에도 교통 정체가 심한 구간으로 꼽혀, 공사 기간동안 수도권 시민들의 서울 출퇴근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 연구단계인만큼 공사로 인한 교통 정체를 피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도권 외 지역에서는 부산·울산권의 사상∼해운대 구간이 대심도 지하도로 신설 검토 구간이다. 현재 해당 구간에 대해 민자적격성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광역버스 노선 확대, BTX 서비스 도입…서울 전역에 환승센터 설치하기로
정부는 M버스 등 수도권 광역급행버스에 대해서는 ‘회차 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수도권 운행 버스를 서울 도심까지 끌어오기보다는, 적절한 환승지점을 정해 출퇴근 회차가 빠르게 이뤄질 수 있게 한다는 방안이다.
우선 M버스 운행지역을 수도권에서 지방 대도시권까지 확대해 노선을 확보한다. 승객들이 정류장에서 대기할 필요 없이 M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M버스 예약제’를 2022년까지 전 노선에 적용한다.
수도권 전역에 BTX(Bus Transit eXpress) 서비스를 도입한다. 일반 버스보다 속도가 빠르고 수송량이 많은 전기 2층 버스를 투입한다. 경기·인천에서 서울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까지 BTX를 통해 빠르게 이동한 뒤, 간선도로와 가까운 지하철역 지하 환승센터에서 회차하는 시스템이다. 정체가 심한 서울 도심쪽 도로에 진입해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장점이다. 정부는 이렇게 하면 기존 광역버스를 이용하는 것보다 이동속도가 30% 이상 빨라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전용차로는 강변북로 등 간선도로 지하에 만들고 환승센터까지 연결할 계획이다.
환승센터는 장소별로 도심형, 회차형, 철도연계형 등으로 나뉜다. ▲도심형은 지하철역 삼성·잠실·강남· 사당·여의도·서울·청량리 ▲회차형은 지하철역 김포공항·디지털미디어시티·선바위·청계산입구·강일 ▲철도연계형은 운정·킨텍스·대곡·부천종합운동장·별내 등에 각각 짓는다.
지난해와 올해 걸쳐 발표한 3기신도시의 서울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교통망도 구축한다. 남양주 왕숙·인천 계양·부천 대장 등 3기신도시에 지하철 시스템을 갖춘 ‘S-BRT’를 만들고 전용차로와 우선신호체계를 적용한다. S-BRT란 버스 시스템에 지하철의 장점을 적용한 대중교통으로, 교차로 무정차 운행이 가능하며 지하철처럼 사전에 요금을 걷는 정류장 등을 갖췄다. ‘도로 위의 지하철’이라고도 불린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