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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군 강남 뺨치는데 집값은 절반…'강북의 자존심' 중계동

  • 심정섭 더나음연구소 소장

입력 : 2019.09.13 09:05

땅집고가 부동산 재테크 책을 골라 핵심 내용을 소개하는 ‘땅집고 북스’를 연재합니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 ‘대치동 명강사’로 불리는 심정섭씨가 쓴 ‘심정섭의 대한민국 학군지도(진서원)’입니다.

[땅집고 북스] 심정섭의 대한민국 학군 지도 ③ 학군 하나로 뜬 동네 ‘중계동’

1980년대 후반 강남(江南)과 더불어 도심 집중을 해소하기 위해 개발한 서울 내 택지개발지구는 강서구 목동과 노원구 중계동이다. 이 가운데 중계동은 명문학교가 다 강남으로 이전하고 텅 빈 도심 안팎을 대신해 강북의 자존심을 지켜온 곳이다.

각종 학원이 밀집한 서울 노원구 중계동 은행사거리. /네이버지도

중계동은 노원구에서 집값이 가장 비싸다. 집값이 비싼 이유는 교통이 우수하거나 일자리가 많아서는 아니다. 강남 접근성이나 교통망은 오히려 지하철 7호선이 가까운 하계동이 훨씬 좋다. 중계동의 가치는 결국 학군(學群)에 있다.

서라벌고, 대진고, 대진여고 등 전국 100위권에 드는 명문고등학교와 4대 명문 중학교가 중계동에 몰려 있다. 중계동 은행사거리 주변에는 대규모 학원가도 있다. 중계동 학원가 부근에는 전철역이 없다. 오로지 학군만으로 뜬 동네 중계동, 이른바 학주근접(學住近接) 아파트는 어디에 있을까.

2015~2018학년도 중계 학군 주요 사립고 서울대 합격자 현황. /진서원

■ 학주근접 끝판왕…맞벌이 부부에게 적합

많은 학부모가 이사하는 이유 중 가장 큰 요인은 ‘맞벌이’ 가정이 ‘아이 맡기기’ 문제에 봉착하기 때문이다. 맞벌이 가정의 아이는 학교 수업을 마치고 나면 갈 곳이 마땅치 않다. 학원 버스가 오기는 하지만 아이가 어릴수록 가능하면 집, 학교, 학원을 걸어서 다닐 수 있기를 바란다.

중계동 은행사거리 일대는 이러한 요건을 제대로 충족시킨다.

은행사거리 일대 주요 학교와 인근 아파트 단지. /네이버지도

학부모에게 가장 선호도가 높은 을지초등학교~을지중학교 라인의 경우 을지초등학교 배정권인 중계청구3차, 중계건영3차, 중계주공10단지, 롯데우성아파트가 모두 학교와 학원을 걸어서 다닐 수 있는 도보 통학권이다. 큰 도로를 건너야 하는 곳도 별로 없어 저학년 초등학생도 혼자서 학교와 학원, 집을 왔다갔다 할 수 있다. 주변에 유해시설도 거의 없다. 서울에서 이런 동네는 대치동과 목동, 중계동뿐이다.

■ 강남 전세 수준의 집값…전용 84㎡ 최고가 8억7500만원

강북에서 가장 좋은 학군인데 교육이나 입시결과 대비 집값은 강남과 목동보다 훨씬 저렴하다. 서울 지역 학군 중 가성비를 보면 최고 수준이다. 다양한 주택형과 연식의 아파트가 있어 형편에 맞는 주거 형태를 선택할 수도 있다.

59㎡(이하 전용면적, 20평형)는 4억~5억, 84㎡(30평형)는 8억~9억선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전세는 가장 작은 49㎡(15평형)가 9000만~1억원대부터 진입이 가능하다.

중계동 일대 학주근접 단지의 대표주자인 중계건영3차 아파트. 올해 전용 84㎡ 최고가를 기록했다. /네이버거리뷰

중계동 학주근접 아파트 매매가격은 강남 주요 학군 인근 아파트 전세금 수준이다. 은행사거리 학원가에 있고, 을지초에 배정받을 수 있는 ‘중계건영3차’ 아파트 84㎡는 올 7월 8억7500만원(5층)에 거래됐다. 이는 올해 거래된 중계동 84㎡ 이하 아파트 중 최고가다. 전세금은 4억9000만원부터 5억5000만원이다. 은행사거리 주변에서 전세금이 가장 저렴한 단지는 동진아파트다. 47㎡가 올 8월 보증금 9000만원(5층)에 거래됐다.

■ 별내·다산신도시 등지서 학군 좇아 꾸준히 유입

중계동은 중학교 학력에 비해 고등학교 학력과 입시실적이 좋은 곳으로 꼽힌다. 이런 현상은 대구광역시 수성학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두 학군의 공통점은 자체 지역 인원뿐만 아니라 최상위권 자원이 인근 지역에서 계속 유입된다는 점이다. 대구 수성학군은 인근 경북권에서 상위권 학생들이 계속 들어온다.

서울 성북구 길음뉴타운에 입주한 '길음 래미안 센터피스'. /조선DB

강북에서 우수한 중·고등학교와 대형 학원가를 갖춘 곳은 중계동이 유일하다. 주변 성북구 길음뉴타운이나 창동 역세권, 장위뉴타운을 비롯해 강북구와 도봉구, 경기도 별내신도시, 구리 갈매신도시 등에 새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고 상권도 발달하고 있지만 중계동만큼 학군이 조성되기는 쉽지 않다.

이 지역들에서 명문 자사고나 특목고에 진학하지 못했을 경우 믿고 갈 만한 일반고가 별로 없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보니 중학교 상위권 학생들은 이 지역들에 거의 남지 않는다. 중계동에는 학군도 좋지만 특목고 대비 종합학원부터 과목별 학원, 대입학원 등 모든 학원이 들어와 있다. 결국 신도시 인구 상당수는 학군을 따라 중계동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다. 강북 최고 학군으로 중계동의 명성은 오랫동안 지켜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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