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07.02 05:29 | 수정 : 2019.07.02 08:02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건축가들이 짓는 집은 어떤 모습일까. 일본 협소주택이나 미국 주택은 TV나 영화를 통해 종종 소개되지만 그 의도와 철학적 의미를 알기는 쉽지 않다. 땅집고는 월간 건축문화와 함께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지은 주택을 소개한다.
[세계의 주택] 칠레 호숫가에 들어선 반원형 단독주택
[세계의 주택] 칠레 호숫가에 들어선 반원형 단독주택
요즘 아이들에게 집을 그리라고 하면 네모 상자에 삼각형 지붕을 얹은 형태가 아닌, 네모난 아파트를 그린다고 한다. 집의 형태가 달라지고 획일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남아메리카 칠레에는 어디서도 흔히 볼 수 없는 반원형(半圓形) 나무로 지은 단독주택이 있다.
경사진 대지에 있는 이 집은 앞에 호수가 있다. 주택 안으로 들어가면 반원의 곡면을 따라 점차 공간이 좁아지는 독특한 구조다. 집안 어디에서나 호수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전면부에 큰 창을 여러 개 냈다.
◆건축 개요
대지위치 : 칠레 로스 리오스, 푸에르토 누에보
대지면적 : 2750㎡
건축면적 : 260㎡
대표 건축가 : 니콜라스 크루스 태글(Nicolas Cruz Tagle)
사진작가 : 니콜라스 크루스 태글(Nicolas Cruz Tagle)
◆건축가가 말하는 이 집은…
대지는 칠레 남부에 있는 란코(Ranco)호수를 향해 있다. 이곳은 두 개의 비탈 사이에 있는 고원(高原)으로, 집을 지으면 내부에서 절경을 바라볼 수 있다. 북쪽은 고원의 높은 쪽을 향해 있고 여름에는 강한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다.
반원형으로 굴곡진 집의 벽은 언덕에 가까이 있고 호수를 향해 창을 냈다. 멋진 전망과 함께 아침 햇살을 얻을 수 있고 겨울에는 북풍과 비를, 여름에는 남쪽에서 오는 바람을 피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 천창으로 하늘에서 쏟아지는 오후의 빛
집안은 층별로 공용 공간과 개인 공간을 나눴다. 개인 공간인 침실, 작업장과 화장실은 콘크리트로 지은 지하에 배치했다. 공용 공간인 거실과 발코니는 1층 북쪽에 배치했다. 반원형으로 굴곡진 벽면 끝에는 길다랗게 천창을 내 오후의 햇살이 그대로 내부로 스며들어 마치 조명과 같은 역할을 하도록 했다.
■ 부드러운 우드(Wood) 인테리어
내부 마감은 벽, 바닥 등 대부분을 나무로 처리했다. 나무가 주는 따뜻함과 빛깔의 아름다움을 내부 인테리어에 고스란히 반영했다.
가구는 나무와 잘 어울리는 브라운과 그레이 컬러 제품으로 장식했다. 포근함과 따뜻함이 느껴지도록 소파와 의자 주변에는 털 소재로 된 패브릭과 양탄자, 패브릭 담요와 쿠션을 두었다.
월간 건축문화는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저널이다. 전 세계 새로운 건축물과 다양한 건축 아이디어, 국내·외 건축 트렌드와 이슈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