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06.11 05:46 | 수정 : 2019.06.11 07:58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건축가들이 짓는 집은 어떤 모습일까. 일본 협소주택이나 미국 주택은 TV나 영화를 통해 종종 소개되지만 그 의도와 철학적 의미를 알기는 쉽지 않다. 땅집고는 월간 건축문화와 함께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지은 주택을 소개한다.
[세계의 주택] 시원한 바람, 밝은 빛 쏟아지는 인도네시아 벽돌집
[세계의 주택] 시원한 바람, 밝은 빛 쏟아지는 인도네시아 벽돌집
인도네시아 센트럴 자바 주(州)의 주택가에 위치한 2층 주택 ‘플릭 하우스(FLICK HOUSE)’. 외쟁재로 사용된 벽돌 사이로 바람과 빛이 쏟아지는 집이다.
건축주는 무더운 기후를 고려해 시원한 바람과 밝은 빛이 잘 들어오는 집을 구상했다. 건축가는 네 개의 정원을 만들어 집 주변으로 불어오는 바람의 온도를 낮추고 시원한 공기가 정원을 통해 집 안으로 유입되도록 설계했다.
집 안은 공기만 잘 통하는 것이 아니다. 가족들의 공간도 서로 잘 통한다. 1층과 2층에 걸쳐 침실 등 개별 공간이 있지만 언제든지 온 식구가 함께 모이고 쉽게 소통할 수 있는 열린 구조로 설계했다.
◆건축개요
건축가 : 무함마드 에가(Muhammad Egha St.)
위치 : 인도네시아
연면적 : 309.0㎡
준공시기 : 2018년
사진 작가 : 페르난도 고뮬라(Fernando Gomulya)
◆건축가가 말하는 이 집은…
건축주는 가족들이 자연과 함께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집이 되길 바랐다.
편안한 안식처 같은 공간을 연출하기 위해 마감 재료를 자연재(自然材)로 사용했다. 외부 마감 재료는 ‘벽돌’로, 내부 마감은 ‘나무’를 택했다. 다만 외부 마감은 벽돌을 빽빽하게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빈틈이 생기도록 벽돌을 교차하는 방식으로 쌓아올렸다. 이 틈새로 집안에 시원한 공기와 밝은 빛이 충분히 유입될 수 있었다.
■ 시원한 바람 집으로 인도하는 네 개의 정원
집에는 네 개의 정원이 있다. 집을 둘러싸고 주 정원, 개인정원, 공중정원, 안뜰로 나뉘었다. 집 주변에 불어오는 바람은 정원을 거치면서 온도가 식는다. 시원해진 공기가 집 내부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 네 개의 정원은 가족들 각각의 방으로 곧장 연결된다. 정원으로 나가는 문은 커다란 미닫이로, 문을 열면 1층에 있는 모든 방과 거실로 공기가 잘 통한다. 개별 공간에 붙은 정원은 가족들이 스스로 편안하게 휴식할 수 있는 힐링 공간이 되기도 한다.
공중 정원은 2층에 만들었다. 1층에 있던 것과 같이 커다란 미닫이문이 있어 2층에 있는 방에도 공기가 잘 통한다. 안뜰은 집 안에 있는 작은 정원으로 나무 한 그루와 조약돌이 있다. 안뜰 바로 위에서 열리는 창문이 있는데, 이 창문으로 빛과 공기가 적절하게 들어온다.
■ 벽돌과 나무 재료로 온화한 분위기 연출
외장재는 온화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벽돌이 쓰였다. 구멍이 숭숭 뚫린 것처럼 마감해 벽돌 사이사이로 빛과 바람이 투과된다. 내장재 역시 벽돌처럼 편안함이 느껴지는 자연 소재인 나무가 주로 쓰였다. 마루 바닥과 나무 창호로 벽돌과 비슷한 컬러가 이어진다.
온 가족이 함께 소통하는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는 건축주를 위해 내부 구조는 각각의 공간이 하나의 중심으로 연결되도록 설계했다. 가족들이 각자의 방에서 개인 시간에 집중할 수 있으면서도 언제든지 쉽게 상호작용할 수 있다.
월간 건축문화는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저널이다. 전 세계 새로운 건축물과 다양한 건축 아이디어, 국내·외 건축 트렌드와 이슈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