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04.29 18:30 | 수정 : 2019.04.29 18:42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건축가들이 짓는 집은 어떤 모습일까. 일본 협소주택이나 미국 주택은 TV나 영화를 통해 종종 소개되지만 그 의도와 철학적 의미를 알기는 쉽지 않다.땅집고는 월간 건축문화와 함께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지은 주택을 소개한다.
[세계의 주택] 스페인 산 중턱에 지어진 ‘VN 하우스(VN House)’
[세계의 주택] 스페인 산 중턱에 지어진 ‘VN 하우스(VN House)’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해안가에 자리한 ‘VN 하우스(VN House)’. 집이 있던 땅은 산 중턱으로 예배당 하나가 있었다. 건축주는 이 예배당을 그대로 보존하고, 그 옆에 집을 짓기로 했다. 예배당을 비롯해 주변 자연 환경이 집과 조화를 이루도록 집 외관 설계에 특별히 신경을 써달라고 요청했다.
산 중턱에 있어 1층과 2층에 유리창을 크게 만들었더니 집 안에서 멀리 지중해를 내다볼 수 있었다. 집 안에는 스튜디오와 영화관 등 다양한 시설을 만들었고, 넓은 테라스와 외부 수영장도 설치했다. 주변 식물을 잘 가꾸고, 에너지 절감형 자재를 사용해 이 집은 에너지 효율 A등급을 받기도 했다.
◆건축개요
건축가 : 윌리엄 카레라(Guillem Carrera)
위치 :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지면적 : 869㎡
건축면적 : 662㎡
준공시기 : 2018년
사진작가 : 아드리아 올라(Adria Goula)
◆건축가가 말하는 이 집은…
VN하우스는 지중해와 해안가 산맥 사이 마을에 자리한다. 도시 주변에는 대규모 농장이 이어져 있고, 농장에는 오래 전 서로 다른 방식으로 지은 큰 집들이 모여 있다. 그동안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인구가 줄어 한적한 마을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지역의 전통적인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건물 재료는 모두 현지 자연 환경에서 얻은 것을 사용했다. 예배당을 보존한 이유도 전통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새롭게 지은 집의 외관은 마치 옆에 예배당과 식물들이 새 건물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것처럼 디자인했다. 기존에 있던 식물을 옮겨 심고, 예배당 외벽 돌을 집에 외장재로 사용했다. 주변과의 조화를 위해 특별히 고려한 부분이다.
■ 예배당과 나무들을 그대로 옮겨놓은 집
원래 있던 예배당 모습이다. 집의 외벽 일부는 이 예배당에 사용한 돌과 같은 종류의 돌을 사용해 옹벽(지반 붕괴를 막기 위해 만든 구조물)을 만들었다. 또 옹벽과 일직선으로 지중해 식물을 심었다. 두 집이 마치 한 건물처럼 보이는 이유다. 지중해가 보이는 쪽으로 전면 창과 테라스를 만들어 먼 거리에 있는 경치까지 충분히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자연 단열재 열순환 및 이중 환기 시스템이 있어 에너지를 절약하고 내부에 쾌적한 공기가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했다.
■ 지중해 풍경이 벽지처럼…유리창으로 벽을 만든 거실
전망을 고려해 내부 벽에는 대부분 유리창을 달았다. 바깥 경치를 내부 배경으로 활용한 것. 내부 인테리어는 아늑하고 따뜻해 보이는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패브릭과 목재를 많이 사용했다. 소파와 다이닝 테이블의 자연스런 컬러는 바깥 풍경과도 잘 어울린다.
침실과 거실에는 창뿐만 아니라 천창을 내 빛이 다방면에서 들어올 수 있도록 설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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