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04.16 05:02 | 수정 : 2019.04.16 08:08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건축가들이 짓는 집은 어떤 모습일까. 일본 협소주택이나 미국 주택은 TV나 영화를 통해 종종 소개되지만 그 의도와 철학적 의미를 알기는 쉽지 않다.땅집고는 월간 건축문화와 함께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지은 주택을 소개한다.
[세계의 주택] 상자를 쌓아올린듯 독특한 외관을 가진 3층 주택
[세계의 주택] 상자를 쌓아올린듯 독특한 외관을 가진 3층 주택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넓은 대지에 지어진 스플릿 박스 하우스(Split Box House). 집 뒷편으로 고요한 숲이 펼쳐지고 외부 곳곳에 정원이 딸린 이 집은 다섯식구가 살아갈 안식처다. 건축주 부부는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과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한적하면서도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집을 설계해달라고 했다.
이 건물은 마치 상자를 쌓아올린 것처럼 독특한 외관을 자랑한다. 1층과 2층은 상자가 포개진 것처럼 두 개의 별채가 있는데 건물에 다리를 놓은 듯한 3층 건물이 두 건물을 연결한다. 집은 기능적으로 공간을 분리했는데 2층까지는 거실과 주방 등 가족 모두를 위한 공간이고 침실 등 개별 공간은 다리처럼 연결된 3층에 있다.
◆건축 개요
건축사무소: DIG 건축사무소 (DiG Architects)
위치: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대지면적: 3166㎡
건축면적: 453㎡
연면적: 580㎡
준공시기: 2018년
대표건축가: 데이비드 골드슈미츠(David I. Goldschmidt)
사진작가: 알렉산더 헤링(Alexander Herring)
◆건축가가 말하는 이 집은…
건축주는 그들의 일상 생활을 지나치게 자극하는 시끄러운 디지털 세계에서 벗어난 조용하고 절제된 집을 원했다. 고요한 분위기를 강조하기 위해 집 뒷편 숲을 적극 활용했다. 창을 많이 내고 안에서 조용히 바깥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한 것. 그리고 사적인 공간에는 집 뒷편에 자리잡은 고요한 숲으로 이동할 수 있는 경로도 설계했다.
내외부를 목자재로 마감해 집의 날카로운 부분들을 감싸고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 숲과 이어지는 집
건축주는 평범한 일반 주택에 비해 조금 특별한 외관을 갖추기를 바랐다.
마치 상자를 겹겹이 쌓아놓은 것처럼 모양이 단순하고 다소 불규칙한 패턴으로 배열됐다. 3층에 연결다리처럼 놓인 상자 모양 건축물은 유지 및 보수가 쉬운 회색 시멘트 패널을 사용했다. 결로(結露)를 방지하고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외부는 계단식으로 이어져 있다. 경사진 대지에 지어진 집으로 자연스럽게 뒷편 숲으로 향하는 구조다. 1층 지붕에도 잔디를 깔아 숲으로 이어지는 듯한 느낌이 난다.
3층에서 바라보면 1층 지붕은 정원처럼 보인다. 이 잔디는 폭풍우로 인한 범람을 줄이고 에너지 소비를 완화하며 공기 질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 3층에는 집 뒷편의 숲으로 가는 통로가 있다.
■6개의 채광창…내부를 장식하는 바깥 풍경
이 집에는 천장에 총 6개의 채광창을 만들었다. 하루 종일 달라지는 빛을 집에서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날씨가 따뜻할 때는 시원한 공기를 직접 쐴 수도 있다.
거실 소파가 있는 공간에도 벽면을 8조각으로 나눠 창을 달았다. 바깥 숲이 마치 액자처럼 내부를 장식하고 있다.
내부 인테리어는 최대한 차분하게 장식했다. 외부의 전망도 편안하고 고요해 잘 어울렸다. 거실과 주방이 이어진 구조로 마루를 깔고 목재로 된 패널을 내부 벽 자재로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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