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02.23 05:30 | 수정 : 2019.02.23 09:56
누구나 나만의 집에 대한 로망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이 원하는 집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면 막막하죠. 땅집고가 국내 최고의 건축가들과 함께 한번쯤 살아보고 싶은 주택을 소개합니다.
[내가 꿈꾸는 집] 경기 양평 참나무 숲속에 들어앉은 집
[내가 꿈꾸는 집] 경기 양평 참나무 숲속에 들어앉은 집
도시에 거주하지만 가끔은 교외로 나가 자연 경치를 마음껏 즐기고 싶을 때가 있다. 에이라운드건축사무소를 찾은 건축주는 도시에 살면서 주말마다 놀러가 편히 머물 수 있는 전원주택을 지어달라고 부탁했다. 건축주 요구를 반영해 마치 삼림욕(森林浴) 하듯 잡념을 버리고 자연과 함께 편안한 휴식이 가능한 집을 구상했다.
무엇보다 대지 주변의 오래된 참나무 숲을 집 안으로 끌어들이고자 했다. 거실에 앉아 바깥을 바라보면 숲 속 한가운데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도록 주변 환경을 최대한 활용했다.
◆ 건축 개요
위치: 경기도 양평군 수곡리
규모: 지상 1층
연면적: 100 ㎡
준공시기: 2013년
설계 및 감리: 에이라운드건축사무소
사진: 신경섭 작가
집을 지으면 어쩔 수 없이 대지와 주변 환경을 훼손할 수밖에 없는데, 건축주는 이를 최소화하길 원했다. 집의 이름은 ‘아틀리에 나무생각’이다. 이름처럼 나무를 가장 신경썼다. 나무들이 잘 자라면서 집 외관과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조경했다.
■ 나무 한그루도 소중하게…자연을 배려한 설계
대지가 위치한 오래된 숲은 경사가 있었다. 바람이 많이 불고 바닥 위로 물길과 오랫동안 자리를 지킨 큰 바위가 있었다. 그래서 설계를 시작하기 전 대지에 있던 나무와 돌, 지형을 조사했다. 집이 자연스럽게 자연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주변 환경을 도면으로 옮기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기존 지형 지물은 최대한 설계에 반영했다.
경사는 그대로 유지하고 외부 조경에 신경썼다. 참나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주변의 다른 나무는 솎아냈다. 하나의 수목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건물을 배치하면서 섬세하게 다듬어 나갔다. 오래된 참나무를 곁에 두기 위해 건물을 뒤로 옮기기도 하고 건물 크기와 각도를 틀어 숲과 건물이 하나가 되도록 고려한 것이다.
■길다란 1층…화이트톤으로 마감한 내부
이곳은 바람이 불 때마다 나무들이 하늘거리고 계절에 따라 전혀 다른 풍광이 펼쳐졌다. 이 경치가 집의 배경이 되려면 내부 인테리어는 최대한 깔끔하고 절제된 톤으로 해야 했다.
건물은 1층으로 길게 이어진 구조로 설계했다. 내부는 거실이나 주방에서 참나무 숲을 다양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거실부터 주방, 바깥 데크로 이어지는 동선(動線)을 만들었다. 바깥 풍경이 워낙 다채로웠기 때문에 내부는 화이트톤으로 벽지와 내장 가구를 통일했다. 우드 계열 테이블과 아트월 등으로 내추럴한 느낌을 강조했다. 그 결과 거실 창을 채우는 바깥 풍경을 오롯이 감상할 수 있었다.
■ 내부 빛이 새어나가지 않는 집
건축주는 건물 외관이 너무 튀지 않길 바랐다. 건물 크기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분절형 구조로 만들었다.
밤에 주변 식물들이 건물에서 새어 나가는 빛에 방해를 받지 않도록 창에는 암막 커튼을 달았다. 조명 역시 빛의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고려해 선택했다.
박창현 에이라운드건축 대표는 경기대건축전문대학원에서 건축학석사, 동대학원 건축학 박사를 수료했다. <SKMS 연구소>로 제32회 건축가협회상을 수상했고, 2013년 ‘에이라운드건축’을 설립해 <아틀리에 나무생각>, <삼일문고>등을 설계했다. <조은사랑채>로 2014년 서울시 건축상을 받았고, 2015년에 <제주무진도원>으로 김수근 프리뷰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