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02.20 04:00 | 수정 : 2019.02.20 07:49
[All that Living] 신혼 부부와 40~50대 커플의 침대는 왜 달라야 할까?
우리가 가구를 본격적으로 구매하는 시기는 언제일까. 바로 결혼 직후 가정을 꾸려나가는 신혼기와 자녀가 어느 정도 크면서 더 큰 집으로 이사하는 때다. 가구업계에서 가장 큰 소비자층으로 분류하는 것도 신혼 부부와 이사를 앞둔 고객이다.
신혼부부가 가장 신경써서 꾸미는 공간은 침실이다. 처음으로 꾸미는 둘 만의 공간을 어떤 분위기로 할지, 어떤 침대를 들여야 할지 고민이 깊어진다. 침실은 부부가 40~50대에 접어들면서 한 번 더 변화를 겪는다. 더 큰 집에 어울리는 침대를 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부부의 라이프스타일 주기에 맞춰 시시각각 변화하는 침실 인테리어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땅집고가 강은정 백석대 교수와 함께 침대 고를 때 참고하면 좋을 몇 가지 팁을 소개한다.
1. 신혼 부부
신혼 부부 침실은 심플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내는 데 집중해서 인테리어하는 것을 추천한다. 신혼집을 무조건 예쁘게 꾸며야겠다는 의지가 앞서면 실용성이 떨어지거나 다소 부담스러운 디자인의 가구를 고르게 되기 때문이다.
우선 침대 프레임은 곡선 장식을 최대한 없앤 심플한 것을 선택하자. 얼핏 보기에는 장식성이 강한 침대가 예뻐 보일 수 있어도 매일 사용하다 보면 싫증나기 쉽다.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해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정도의 프레임은 괜찮지만 과도한 곡선이나 짙은 톤으로 이뤄진 침대 틀은 젊은 신혼부부가 쓰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 풍수적으로도 침실에는 굴곡진 가구보다 직선으로 쭉 뻗은 소품을 들여야 좋다고 하니 참고하자.
침대에 따뜻한 느낌을 주는 우드나 패브릭 소재를 구성해 보자. 최근 저렴한 철제 프레임 침대가 유행하면서 신혼 부부 침실에도 철제 침대를 놓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금속은 특유의 차가운 물성 때문에 신혼집에 어울리지 않는 자재다.
2. 3~4인 가족
아이가 태어나면서 부부만의 공간이던 침실에 큰 변화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안방은 엄마와 아기가 쓰는 공간으로 바뀌고, 아빠는 다른 방에서 자는 경우가 많다. 아이가 어느 정도 성장할 때까지 침실을 함께 쓰고 싶다면 아래의 두 가지 팁을 참고해보자.
첫째, 상단이 분리되는 ‘토퍼(Topper·두께가 10㎝ 이하로 얇은 매트리스)’를 활용하자. 부부가 쓰던 침대는 너무 높아 아기를 눕히기에 불안하고, 아기용 침대를 따로 구입하는 비용이 부담스럽다면 토퍼 매트리스가 답이다. 출산 계획이 있다면 처음부터 토퍼 매트리스를 구입해 쓰다가 아이가 태어난 후에는 토퍼를 분리해 아이를 바닥에서 재우면 된다. 토퍼만 따로 구입해서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아기와 엄마를 위한 매트로 쓰다가 아이가 크면 부부 침대 위에 토퍼를 올려 사용하면 호텔 부럽지 않은 훌륭한 쿠션감을 누릴 수 있다.
둘째, 분리 가능한 저상형 패밀리 침대를 마련하자. 최근 하나의 침대를 퀸 사이즈와 싱글 사이즈 침대로 분리해서 사용할 수 있는 분리형 패밀리 침대가 인기다.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패밀리 침대는 활용도가 떨어지는 탓이다. 아이가 어릴 때는 한 침대에서 함께 자다가 나중에는 부부용과 아이용으로 분리해 사용하면 편리하다. 침대 측면에 안전 가드를 원하는 방향으로 추가·분리할 수 있는지 꼼꼼히 따져보고 구입하면 좋다.
3. 40~50대 부부
자녀가 어느 정도 성장한 40~50대가 되면 더 큰 집으로 보금자리를 옮기는 가정이 많다. 이 때가 큰 맘먹고 부부 침실 구성을 바꿔볼 수 있는 시기다. 부부 각자의 시간을 존중하려면 침대 선택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먼저 침대 프레임보다 매트리스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자할 것을 추천한다. 많은 이들이 침대 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여 고른 후 정작 매트리스는 무난한 것으로 구입하곤 한다. 하지만 수면의 질을 가장 크게 좌우하는 것은 매트리스라는 사실을 기억할 것. 하루 최소 6시간 이상을 매트리스에서 보내기 때문에 꼭 매장을 방문해 매트리스 소재에 따른 느낌과 경도(푹신한 정도)를 비교한 후 골라야 한다.
최근 종영한 인기 드라마 ‘스카이 캐슬’ 부부 침실 인테리어를 보면 침대 두 개를 따로 놓고 사용하는 장면이 나온다. 함께 자는 게 마냥 행복한 신혼 때와는 달리 각자의 수면 습관이나 생활 패턴이 달라서 오는 불편함을 피하기 위해 침대를 분리해서 쓰는 것. 하지만 집이 웬만큼 넓지 않다면 안방에 침대 두 개를 들이는 것은 부담스럽기 마련이다. 이럴 때는 방 크기를 고려해 최대한 큰 사이즈 침대를 구입하는 것이 낫다. 침대가 한 사이즈만 커져도 한결 여유로운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모션베드’를 활용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모션베드란 프레임은 하나인데 매트리스가 두 개로 분리되는 침대다. 침대에서도 책을 읽거나 노트북을 쓰는 등 각자 원하는 활동을 즐길 수 있어 합리적인 가구다.
강은정 백석대 인테리어디자인학과 교수는 인테리어 관련 TV 프로그램과 저서 등을 통해 공사 없이도 공간에 변화를 주는 ‘홈드레싱’ 아이디어를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