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02.19 05:00 | 수정 : 2019.02.19 07:37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건축가들이 짓는 집은 어떤 모습일까. 일본 협소주택이나 미국 주택은 TV나 영화를 통해 종종 소개되지만 그 의도와 철학적 의미를 알기는 쉽지 않다. 땅집고는 월간 건축문화와 함께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지은 주택을 소개한다.
[세계의 주택] 2층이 공중에 떠있는 듯한 ‘하우스 인 더 에어’
[세계의 주택] 2층이 공중에 떠있는 듯한 ‘하우스 인 더 에어’
◆건축 개요
건축가 : 파블로 센마르틴(Pablo Senmartin)
위치 : 아르헨티나 코르도바
연면적 : 400㎡
디자인팀 : 카를로스 니에토(Carlos Nieto)
준공연도 : 2017년
사진작가 : 온잘로 비라몬테(Gonzalo Viramonte)
아르헨티나 코르도바시 북서쪽에는 공중(空中)에 떠있는 듯한 집이 있다. 건축가 파블로 센마르틴(Pablo Senmartin)이 설계한 이 집은 2층의 일부분이 1층 바깥으로 튀어나왔다. 1층은 자연 재료와 유리로 시공해 땅과 비슷한 느낌이 난다. 2층은 1층 보다 화려한 색상의 마감재로 시공해 도드라져보인다.
다섯 식구가 살아갈 집을 의뢰한 건축주는 도심에서 벗어나 여유를 즐기면서 각자 생활에 집중할 수 있는 집을 원했다. 건축가는 가족 구성원의 생활 패턴과 건축주 요구를 반영한 공간 구조를 구상했다.
◆건축가가 말하는 이 집은…
이 집은 이름(house in the air)에서 알 수 있듯 2층의 한쪽 바닥이 1층보다 더 밖으로 돌출해 있다. 1층과 2층 각각의 아래 위에 빈 공간을 만들고 층별로 외장재를 다르게 사용해 멀리서 보면 2층이 마치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인다. 2층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1층에는 불투명 유리와 석재(石材) 등 땅과 비슷한 느낌을 내는 재료를 사용했다.
하지만 1층과 2층이 분리된 외관과 달리 내부 구조는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건축주는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진지한 의사소통을 나눌 수 있는 집을 설계해 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각자 공부와 업무를 보면서도 함께 여가를 즐기고 대화할 수 있도록 구성원 각각의 공간을 만들면서도 공용 공간과 쉽게 이어지도록 설계했다.
■ 수영장과 아일랜드 테이블…온 가족이 함께 하는 공간
집 한쪽 코너에는 오래된 구주콩 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이 나무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집은 대지의 한쪽 구석에 지었다.
1층 외부 마감은 석재와 불투명 유리창 등으로 시공했는데 유리창에 바닥 잔디와 구주콩 나무가 비치고 바닥과 비슷한 소재의 돌들이 뒤섞여 마치 땅인 것 같은 느낌이 났다. 2층이 공중에 떠있는 것 같은
착시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건축가의 아이디어였다.
1층은 온 가족이 함께 하는 공간이다. 거실과 주방이 있고 마당 한쪽에는 여름에 함께 수영을 즐길 수 있도록 수영장을 만들었다. 1층 주방에는 일(一)자형으로 길다란 아일랜드형 식탁을 놓았다. 요리와 식사가 동시에 가능할뿐만 아니라 온 가족이 밥을 먹으면서 대면(對面)하기 좋은 구조였다.
■ 분리됐지만 1층과 하나로 이어지는 2층
1층과 달리 2층은 침실·공부·작업 공간 등 사적인 공간이 되도록 했다. 1층에는 거실과 주방이 있는데 거실에서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갈 수 있다. 1층 거실을 2층에서 내려볼 수 있다. 완전히 단절(斷絕)된 외관과 달리 내부 구조는 하나로 이어진다.
거실은 지붕까지 천장이 트여있고 좌우 벽면 공간도 유리창으로 시공해 집 전체 공간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했다.
2층의 방은 구성원의 사적 공간이기 때문에 사생활 보호를 우선으로 디자인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1층처럼 큰 창이 있지만 불투명 유리를 시공해 빛이 투과되면서도 내부가 들여다보이지 않도록 했다.
두 개의 침실에도 블라인드를 달아 사생활을 보호하고 빛을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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