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02.17 04:45
[함현일의 미국&부동산] 박물관·미술관 지으면 집값도 뛴다는 '빌바오 효과'
예전에 “역사가 부동산 가치도 높인다”란 주제로 글을 쓴 적이 있다. 페인트칠도 제대로 못 하는 역사 지구의 건물 시세가 주변보다 높다는 것이었다. 개인적으로 반가운 주제였다. 부동산에 문화와 역사를 접목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도 헛된 노력이 아니라는 증거였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역사 지구의 부동산 가치가 높은 이유는 세제 혜택과 관광객이었다. 나는 세제 혜택보단 관광객에 더 무게를 두고 싶다. 유동인구, 바로 사람, 그것이 부동산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결국 위치, 위치, 위치하는 이유도 결국 사람, 사람, 사람 때문이다.
이번에도 비슷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바로 박물관 옆 미술관, 그 주변이 뜬다는 이야기다.
예전에 “역사가 부동산 가치도 높인다”란 주제로 글을 쓴 적이 있다. 페인트칠도 제대로 못 하는 역사 지구의 건물 시세가 주변보다 높다는 것이었다. 개인적으로 반가운 주제였다. 부동산에 문화와 역사를 접목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도 헛된 노력이 아니라는 증거였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역사 지구의 부동산 가치가 높은 이유는 세제 혜택과 관광객이었다. 나는 세제 혜택보단 관광객에 더 무게를 두고 싶다. 유동인구, 바로 사람, 그것이 부동산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결국 위치, 위치, 위치하는 이유도 결국 사람, 사람, 사람 때문이다.
이번에도 비슷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바로 박물관 옆 미술관, 그 주변이 뜬다는 이야기다.
■빌바오 효과
사실 이는 요즘 새로 나온 얘기는 아니다. 이미 1990년대 증명됐다. 이를 대표하는 용어도 있다. 바로 ‘빌바오 효과’(Bilbao effect). 빌바오는 스페인에 위치한 중소도시다. 철강과 조선업으로 유명했던 이 도시는 1980년대 말 실업률이 35%에 이를 정도로 급격히 쇠락했다. 이 도시를 살린 것은 중앙 정부의 구제금융이나 획기적 경제정책이 아니었다. 바로 미술관, 모두 이름은 한 번 들어봤을 ‘구겐하임 미술관’이다.
먹고 살기 팍팍했던 시민들의 절대적 반대에도 불구하고, 재정적으로 열악했던 빌바오시가 1억 달러를 들여 1997년 구겐하임 미술관을 개관했다. 그리고 시의 미래가 바뀌었다. 개관 첫해 130만 명이 찾았다. 다음은 뻔하다. 사람이 몰려오자 주변 호텔, 식당, 쇼핑몰 등의 개발이 이어지고 빌바오 시 전체가 활기를 찾았다. 주택을 포함한 주변 부동산 가치가 오른 것은 당연하다. 시는 투자 비용을 3년 만에 전액 회수했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이 효과는 여전히 유효하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해 말 신규 뮤지엄 주변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주택 가격이 다른 지역에 비해 크게 오른다는 기사를 실었다. 그래서 시에서도 박물관이나 미술관 유치에 적극적이라는 것이다. 뮤지엄은 자연적으로 신규 고용을 창출하고, 관광객을 불러온다. 여기에 고급 식당이나 공연장을 늘리는 효과도 있다. 자연히 주변에 살고 싶은 사람도 늘어난다. 그럼 집값은 오른다.
■연구 결과로도 증명
이 같은 사실은 연구 결과에서도 밝혀졌다. 미국 윌리엄스대학의 스테픈 셰퍼드 교수(경제학)에 따르면, 뮤지엄 개발은 인근 지역을 활성화하고 주변 부동산 가치를 부양한다. 그는 새로 뮤지엄이 들어선 위스콘신주 케노사, 오하이오주 토레도, 뉴욕주 비콘, 메사추세츠주 노스 애덤스 등 4개 도시를 대상으로 2013년 사례 연구를 실시했다.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박물관이나 미술관 개관 후 약 5년간 주변 집값은 20~50%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확실한 효과다. 그는 박물관의 개관이나 확장은 부동산 측면에서 중요한 두 가지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첫째, 주변 사람들이 더 높은 임대료를 기꺼이 내고, 뮤지엄 주변에 살기 위해서라면 낮은 임금도 받아들인다. 둘째, 회사들은 수익 증가로 더 높은 월급을 직원들에게 줄 수 있고, 높은 사무실 임대료를 낼 수 있다. 모두 주변 집값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다.
■2배 넘게 수직 상승 지역도
사례는 넘쳐난다. 테네시주 채터누가에 위치한 헌터 미술관. 최근 몇 년간 개발회사들이 신규 주택을 짓기 위해 주변 지역의 오래된 주택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MLS 데이터에 따르면 미술관 반경 1.2㎞ 이내 집값은 2016년 7월 평균 27만 달러에서 2018년 7월 57만 달러로 2배 넘게 수직 상승했다.
메사추세츠주의 노스 애덤스에 위치한 매사추세츠 현대 미술관 주변도 마찬가지다. 특히 미술관과 도보로 이동이 가능한 거리의 주택들이 인기다. 인기는 가격으로 이어지고 있다. 고급 주택 공급이 적다보니, 오래된 집을 매입해 리모델링하는 경우도 많다. 매매를 위해 주택이 시장에 나와 있는 기간이 2016년 평균 256일에서 2018년 98일로 급격히 줄었다.
월마트의 상속녀로 유명한 앨리스 월튼이 세운 현대 미술관 ‘크리스탈 브리짓스’. 숲 속에 위치한 120에이커(14만6900여평)에 달하는 미술관도 주변 집값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 미술관이 개관하고 1 년이 지난 2012년만 해도 1년을 통틀어 30만 달러 이상에 거래된 주택이 단 두 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8년 약 60여 채의 주택이 30만 달러 이상에 거래됐다.
■지속적인 노력 필요
미국 내 뮤지엄은 약 1 만7500개에 달한다. 이는 미국 내 고등학교와 맞먹는 숫자다. 하지만 이 모든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주변에 눈에 보이는 경제적 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는 맞지만 정도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 빌바오시의 성공 이면에는 전문가들의 철저한 계획과 시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과 개입이 있었다. 예산 투입에 여전히 적극적이다. 박물관 옆 미술관 주변 집값은 이 문화적 시설이 흉물이 되는 순간 요동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