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02.12 05:49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건축가들이 짓는 집은 어떤 모습일까. 일본 협소주택이나 미국 주택은 TV나 영화를 통해 종종 소개되지만 그 의도와 철학적 의미를 알기는 쉽지 않다. 땅집고는 월간 건축문화와 함께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지은 주택을 소개한다.
[세계의 주택] 사람과 반려견이 함께 사는 해법을 제시한 집
[세계의 주택] 사람과 반려견이 함께 사는 해법을 제시한 집
◆건축개요
건축가 : 아틀리에 건축사사무소(Atelier About Architecture)
위치 : 중국 베이징
건축면적 : 400㎡
사진작가 : 순 하이티엔(Sun Haiting)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에게도 편안하고 아늑한 집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아틀리에 건축사사무소가 중국 베이징에 지은 3층 집에 그 해답이 담겼다. 건축가는 큰 반려견과 함께 지내는 건축주를 위해 사람과 동물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집을 설계했다.
◆건축가가 말하는 이 집은…
이 집은 건축주와 그가 사랑하는 반려견을 위한 집이다. 집주인과 반려견이 집 내부에서 평화롭게 지내며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보면서 설계의 영감을 얻었다. 사람과 동물이 더불어 살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구상했다.
동물의 관점을 고려해 설계한 점이 흥미로웠다. 모든 자재는 반려견의 입장에서 감각적으로 어떻게 다가올 지 시뮬레이션을 통해 선택했다. 주인은 반려견이 시각과 촉각으로 집의 구조를 느끼고 인지할 수 있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최근 학계의 연구들을 살펴보면 개는 다양한 색상 중 노란색과 파란색을 인식할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이를 참조해 푸른 계열의 컬러로 벽지를 마감하고 밝은 빛의 조명을 사용했다. 반려견이 건강하고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감각을 자극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집을 완성했다.
집은 지하실이 딸린 2층으로 설계했다. 1층은 부엌과 거실, 2층은 안방과 게스트룸으로 구성했다. 반려견을 위한 공간은 지하층에 만들었다. 반려견용 욕실과 건강관리 공간 등이 갖춰졌다.
건축주만을 위한 공간인 안방은 반려견의 공간과 대조적으로 차분하고 심플한 느낌으로 연출했다. 기본적으로 회색 컬러를 사용했는데, 어두운 회색부터 밝은 회색까지 톤의 차이를 두어 색다른 느낌을 냈다. 벽지는 밝은 그레이톤으로 차분하고 아늑한 느낌을 강조했으며 패브릭은 짙은 그레이로 했다. 천장은 화이트톤으로 마감해 답답해보이지 않도록 했다.
반려견을 위한 공간인 지하층은 연분홍 컬러와 하늘색 등 생동감 있게 꾸몄다. 이 색깔들이 상호작용하면서 반려견이 공간의 거리를 인식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풍부한 빛이 통과하도록 해 공간의 깊이를 더했다.
반려견을 위한 욕실은 샤워 공간과 건조 공간으로 이뤄졌다. 벽이 없이 커튼으로 가릴 수 있게 했다. 또 반려견이 규칙적으로 신체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곳도 따로 만들었다. 소음을 줄여주는 덴마트 타일을 사용해 목욕을 할 때 반려견이 짖더라도 이웃집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했다.
이 집의 반려견은 선천적인 관절병이 있어 자재의 촉감에 극도로 예민했다. 건축가는 곳곳에 특수 자재를 사용했다. 특히 실내 계단과 경사로는 부드러운 재질의 마루에 의료용 방수 코팅을 더했다. 거실의 패브릭 소파와 보송보송한 촉감의 러그를 깔아 아늑함을 살린 점도 건축주와 반려견을 위해 특별히 고려한 점이다.
월간 건축문화는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저널이다. 전 세계 새로운 건축물과 다양한 건축 아이디어, 국내·외 건축 트렌드와 이슈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