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지붕 창을 통한 자연광은 건강한 집의 기본이죠"

    입력 : 2018.11.13 05:00

    ‘부동산의 중심’ 조선일보 땅집고가 절대 실패하지 않는 집짓기로 가는 바른 길을 제시할 ‘제5 조선일보 건축주 대학’(www.csacademy.kr)이 오는 26일 문을 엽니다. “좋은 집은 좋은 건축주가 만든다”는 말처럼 건축주 스스로 충분한 지식과 소양을 쌓아야 좋은 건축가와 시공사를 만날 수 있습니다. 조선일보 건축주 대학 5기 과정을 이끌 건축 멘토들을 미리 만나 그들이 가진 건축 철학과 노하우를 들어봤습니다.

    [미리 만난 건축주대학 멘토] 최재철 하후스 대표 “외관보다 건강한 집이 먼저”

    “집에 대한 가치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합니다. 멋진 외관도 중요하죠. 하지만 건강한 집에 사는 행복한 가족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최재철 하후스(HAHHUS) 대표는 건강한 집의 필수조건으로 자연광과 자연 환기를 꼽았다. 그는 “보통 집 지을 때 남들 시선을 의식하는 경우가 많고 과시욕에 사로잡혀 무조건 옆집과 다르게 짓고 싶어한다”면서 “실제 생활은 집안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건강한 실내를 만드는 데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최재철 하후스(HAHHUS) 대표. /오유신 기자

    최 대표는 국내 목조건축 전문가다. 1996년 경량 목조주택 설계를 시작하며 인연을 맺었다. 1998년 외환위기 때 시공 현장까지 챙기면서 다양한 경험을 차곡차곡 쌓았다. 선진 사례를 배우기 위해 1999년 뉴질랜드 목조건축학교에서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2004년엔 영국 목조회사(BebfieldATT)에서 수석디자이너로 일했다. 한국에 돌아온 2010년 이후 6년 동안 전국 23개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2015년엔 건축가협회상을 받았다.

    특히 올해는 강연과 예비 건축주의 문의가 부쩍 늘어났다. 그가 쓴 ‘집짓기 전에 반드시 알아야 할 101’이라는 책이 입소문을 탄 것이다. 책에는 설계, 시공, 건축주라는 최 대표 개인의 세가지 경험을 목조주택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다. 5기 건축주대학에서 맡은 강의 주제이기도 하다.

    올해 9월 경남 함양군에 지은 목조주택. 건축주는 원래 콘크리트 건물을 원했으나, 최 대표를 만나 목조주택을 짓기로 결심했다. /HAHHUS

    그는 “얼마 전 공직에서 정년 퇴직한 고객이 경남 함양군 지리산 자락에 콘크리트 건물을 지으려고 했다가 제 책을 읽고나서 목조주택을 의뢰했다”면서 “아무리 풍경이 좋아도 집 내부가 건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화려하지 않지만 기본에 충실한 집, 단순한 외형이라도 건강한 집이 좋은 집”이라고 했다.

    ―건강한 집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덴마크 주택시장에는 ‘휘게(Hygge)’ 스타일이 있다. 휘게란 우리 말로 ‘휴식’을 뜻한다. 그만큼 집에서 휴식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조명만 보더라도 가족, 친구들과의 대화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다. 반면 우리 삶을 돌이켜보면 아쉽게도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집에서 휴식한다고 하면 아파트 거실 소파, 그리고 TV가 일반적이다. 공간의 문제라고 본다.”

    지붕과 계단실 옆의 창을 통해서도 자연광을 최대한 많이 받아들이도록 설계됐다. /HAHHUS

    ―휴식을 위한 공간은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지붕의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이 건강한 집의 기본이다. 요즘에는 벽면의 큰 창을 통해 채광에 신경을 많이 쓴다. 숙면을 위해서라도 낮에 햇빛을 많이 받아야 좋다. 하지만 사생활보호 문제로 커튼으로 가려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같은 크기라도 지붕의 창이 벽의 창보다 햇빛을 2배 가까이 많이 들어오게 한다.”

    창 밖으로 저 멀리 지리산 천왕봉이 보인다. /HAHHUS

    ―‘햇빛 계획’을 세우라고 강조했는데.
    “아파트의 옷장과 화장실 공간을 구석에 몰아넣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는 설계 계획상 이론적인 얘기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단독주택 집짓기에서는 현관, 계단실, 화장실의 공간 배치가 중요하다. 이곳을 밝고 명랑한 분위기로 만들면 삶이 달라진다. 실제 초등학교 4학년 우리 딸은 혼자 계단실에 가는 걸 무서워하지 않는다. 또래 친구들은 그렇지 않다고 들었다. 결국 햇빛이 주는 차이다.”

    ―그런데 목조주택을 선택하지 않는 이유는.
    “대부분 화재에 취약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몇년전 산림청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54%가 화재 발생을 우려했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한옥의 경우 큰 나무를 쓰기 때문에 불이 한번에 확 붙지 않는다. 오히려 천천히 타 들어간다. 경량 목조주택도 석고보드가 내화(耐火)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안전하다. 여기에 콘크리트나 철골 구조보다 약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많지만 선진국에서는 목조 고층빌딩도 들어서고 있다. 합리적 가격에 더 튼튼하게 지을 수 있다.”

    최 대표가 창가에 앉아 지리산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HAHHUS

    ―목조주택을 지을 때 특히 신경써야 할 부분은.
    “목조주택에서 구조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반드시 목조건축 전문가를 만나서 의논해야 한다. 다음으로 누수 문제다. 지붕 설계는 하자와 직결된다. 특히 지붕처마가 있으면 통계적으로 빗물의 90% 이상이 벽을 따라 흐르지 않는다. 물론 도심에서는 대지면적이 좁아 지붕 설계도 건축주에게는 민감한 사안이다. 하지만 디자인보다 기능을 우선시해야 한다.”

    ―수강생들에게 조언한다면.
    “내 집은 설계자와 시공사의 연습 대상이 아니다. 집짓기는 누구에게나 두렵고 어렵다. 강의에서는 단계별로 꼭 점검해야 할 내용들을 실제 사례를 통해 전달할 것이다. 목조주택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버려야 수업이 도움될 것이다. 그래야만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