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10.25 06:11 | 수정 : 2018.10.25 15:17
[스타일링 with 리빙센스] 배우 이영은의 공간별 테마가 살아있는 집
1981년 지어진 오래된 아파트,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수리한 적이 없던 공간이 두 달여 만에 현대적이고 트렌디한 집으로 탈바꿈했다. 배우 이영은의 밝고 사랑스러운 에너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감각적인 집을 소개한다.
배우 이영은이 새롭게 둥지를 튼 곳은 지은 지 40년 다 되어가는 낡은 아파트. 처음 봤을 땐 앤티크한 바닥과 벽지, 커다란 거실 샹들리에가 마치 1980년대 드라마 세트장을 연상케 했단다. “처음엔 정말 막막했죠. 난방 교체는 기본이고 구조 변경까지 모두 해야 하는 큰 공사라 걱정도 됐고요.”
하지만 시공을 맡은 달앤스타일의 박지현 실장은 오히려 이 점이 매력적이었다고 한다. “모든 것을 새롭게 바꾸는 작업이 더 의미 있는 법이잖아요. 재미있는 작업이 될 거라 처음부터 직감했어요. 특히 구조 변경을 통해 집의 동선을 새로 만들고 방마다 재미있는 공간을 만드는 게 좋았고요.”
초반 이영은이 구상한 인테리어 콘셉트는 단순했다. 깨끗하고 심플하게! 오래오래 살 집이라 군더더기가 없었으면 했던 것. 두 달 여의 고군분투 끝에 이영은은 지난 6월 드디어 입주를 마쳤다.
■공간 분리로 쾌적함을 주는 주방
주방은 구조 변경을 통해 대면형으로 바꾸고 편리한 동선(動線)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기존의 답답한 느낌을 주는 벽을 허물고 공간을 확장해 다이닝 룸을 분리하면서 쾌적한 주방 공간이 탄생한 것.
“주방이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요. 전엔 주방이 워낙 작고 답답한 구조였는데 벽을 터서 개방감을 주고 딥 그레이 콘셉트로 시크하게 표현한 게 정말 마음에 들어요. 확장형 식탁과 조명도 예쁘고요. 제가 앞으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낼 공간이 될 거 같아요.”
너무 오래된 아파트다 보니 시공 중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많았다. 바로 주방 뒤 발코니에 비둘기 가족이 오랫동안 둥지를 틀고 살았던 것. 비둘기 오물이 발코니를 가득 채워서 문도 열리지 않는 상태라 결국 문을 철거하고 외부로 열린 공간을 벽으로 막은 다음에야 작업을 할 수 있었다.
“화이트와 그레이를 기본 컬러로 정하고 초반에는 디자이너와 많이 상의하며 진행했는데요. 주방과 화장실이 완성된 모습을 보고 더 믿음이 생겼어요. 그 뒤로는 그냥 100% 믿고 진행했죠. 실장님은 디자인도 디자인이지만 실용적인 부분에 더 중점을 두고 작업을 하는 게 좋았어요. 공사를 하다 보니 신경 쓰이는 부분이 말도 못하게 많았는데 하나하나 완성되는 모습을 보면서 진짜 희열을 느꼈어요. 인테리어가 아니라 정말 집 하나를 새로 짓는 수준이었어요(웃음).”
■콘셉트는 모던하고 심플하게!
안방은 침대와 낮은 수납장만을 들여 호텔에 온 듯 단아하고 깔끔한 느낌을 주고 따뜻한 웜 그레이 벽지와 간접등을 시공해 편안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안방은 정말 심플 그 자체예요. 고급스런 호텔방 같은 느낌으로 만들고 싶었죠. 그리고 안방과 연결된 드레스 룸은 수납에 신경을 썼고요.”
창가 쪽 공간 역시 오더메이드 가구를 들여 실용성에 중점을 두었다. 남편이 주로 이용할 서재는 따뜻한 베이지 컬러의 벽지와 월넛 가구를 이용해 모던하면서도 편안한 공간으로 연출했다. 한쪽 벽면에 있는 철제 슬라이딩 도어는 칠판처럼 쓸 수도 있고 메모도 붙일 수 있는 다용도 도어로, 주방 쪽과 연결되는 비밀 통로다. 남편의 서재가 위트 있는 공간이 되도록 해준 고마운 요소인 셈. “이전 집의 서재는 캐주얼하고 젊은 느낌이었다면 이번 서재는 좀 무게감 있게 만들었어요. 아무래도 이제는 나이가 있다 보니(웃음).”
박지현 실장은 공사를 하는 두 달여 이영은이 항상 긍정적으로 남의 말을 잘 경청하고 공감하며 현장 디자이너에게 많은 힘을 불어넣어줬다고 넌지시 귀띔했다. 특히 디자이너가 만든 포트폴리오를 미리 꼼꼼히 살펴보고 원하는 느낌을 이야기해줘 방향을 잡기에 훨씬 수월했다고.
■경쾌함과 포근함이 공존하는 아이 방
이제 막 네 살이 된 딸 서연이를 위한 공간. 현관 앞쪽의 작은 방 2개를 터서 철제 슬라이딩 도어와 벽창문으로 연결해 두 공간이 때론 하나인 듯 쓸 수 있게 만들었다. 이제 막 유치원에 다니는 딸을 위해 침실과 놀이 공간으로 구분해준 것. 각각 민트와 핑크 벽지로 마감하고 레이저 커팅한 포인트 도어를 이용해 사랑스러운 요소도 가미했다.
“아무래도 아이 방에 가장 힘을 주었어요. 처음으로 생기는 방이다 보니 정말 실용적면서도 아이 방답게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방 2개를 터서 한쪽은 놀이방, 다른 쪽은 침실로 만들어 예전보다 훨씬 정리 정돈도 잘되는 것 같아요.”
대공사를 마치고 ‘덤인’ 정리 컨설팅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마무리 정리까지 모두 끝낸 이영은. “인테리어는 진짜 개개인의 취향이 중요한 것 같아요. 이번 공사는 모든 게 선택이다 보니 재미있기도 하면서 긴장도 됐죠. 그런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필요 없는 물건을 버리는 것 같아요. 그래야 인테리어가 유지되고 공간과 사람이 더 돋보이는 것 같아요. 새롭게 이사한 이곳에서 우리 가족이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