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6.07 05:00
지난달 29일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문산역 앞의 A부동산 공인중개사사무소. 문을 열고 들어가자, 50인치 넘는 대형 벽걸이 TV 모니터가 눈에 들어왔다. 모니터에는 휴전선 부근 땅이 보이는 위성지도가 보였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날 땅을 보러 왔다는 매수자에게 위성 지도를 보여주며 땅을 소개했다.
“이 땅은 북한 유명 가문의 자손들이 가지고 있던 땅인데, 요즘 이런 수요자가 많아서 매물이 남아 있지 않아요. 결심만 하면 바로 계약할 수 있습니다.”
설명을 듣던 고객은 이 땅을 실제로 본적은 한 번도 없지만 점심을 먹고 난 후 곧바로 계약을 할 태세였다.
최근 남·북, 북·미간 접촉과 각종 이벤트가 잦아지면서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 토지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불과 몇 달 전만해도 미사일이 날아다니고 핵실험이 이어져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됐지만 지금 파주 부동산 시장에선 어느 누구도 그런 사실을 기억하지 않는다. 당장이라도 남북간 철도와 도로가 이어지고, 곧 통일이 될 듯한 분위기가 퍼지면서 부동산 투자 열풍이 접경 지역에 몰아치고 있었다.
파주에서 투자자가 몰리는 곳은 군사분계선과 민통선(CCL,Civillian Control Line) 사이의 폭 10㎞ 지역이다. 행정구역상 파주시 장단면, 군내면, 진동면 등이다. 이곳엔 주민들이 살고 있지만 일반인 출입은 통제된다. 민간인은 출입조차 할 수 없어 땅의 존재 조차 확인할 수 없는 비무장지대(DMZ) 땅도 거래되고 있다.
“이 땅은 북한 유명 가문의 자손들이 가지고 있던 땅인데, 요즘 이런 수요자가 많아서 매물이 남아 있지 않아요. 결심만 하면 바로 계약할 수 있습니다.”
설명을 듣던 고객은 이 땅을 실제로 본적은 한 번도 없지만 점심을 먹고 난 후 곧바로 계약을 할 태세였다.
최근 남·북, 북·미간 접촉과 각종 이벤트가 잦아지면서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 토지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불과 몇 달 전만해도 미사일이 날아다니고 핵실험이 이어져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됐지만 지금 파주 부동산 시장에선 어느 누구도 그런 사실을 기억하지 않는다. 당장이라도 남북간 철도와 도로가 이어지고, 곧 통일이 될 듯한 분위기가 퍼지면서 부동산 투자 열풍이 접경 지역에 몰아치고 있었다.
파주에서 투자자가 몰리는 곳은 군사분계선과 민통선(CCL,Civillian Control Line) 사이의 폭 10㎞ 지역이다. 행정구역상 파주시 장단면, 군내면, 진동면 등이다. 이곳엔 주민들이 살고 있지만 일반인 출입은 통제된다. 민간인은 출입조차 할 수 없어 땅의 존재 조차 확인할 수 없는 비무장지대(DMZ) 땅도 거래되고 있다.
접경지역 부동산 거래 방식은 일반 거래 방식과 전혀 다르다. 파주의 A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사람이 들어가서 땅을 볼 수 없는 지역도 있고, 검문과 통행증 발급 절차 등으로 들어가기 번거로워 위성 지도만 보고 땅 주인과 계약을 주선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는 5~6년 전부터 위성지도를 활용한 토지거래 방식이 등장했다. 이 중개업소 관계자는 “길이 없는 ‘맹지(盲地)’라고 설명해도 ‘상관 없다’며 투자하는 이들도 있다”고 했다.
■ ‘맹지라도 좋아’ 묻지마 투자
땅집고가 찾은 접경지 인근 파주시 내포리와 문산리, 문산읍 등에는 ‘DMZ토지 거래’, ‘민통선 매물 중개’ 등의 현수막과 안내판을 걸어 놓은 중개업소가 도로변에 수시로 보였다.
땅값도 강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파주시 군내면, 장단면, 진동면 땅값은 지난 3월 이후 약 20% 이상 폭등했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몇 달새 최고 50% 오른 땅도 있다”면서 “예전에 대부분 토지 거래규모가 1억~2억원 수준이었는데 요즘은 10억원 정도 되는 큰 물건도 종종 거래된다”고 말했다. 통일촌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현재 민통선 마을 땅값은 3.3㎡(1평)당 15만~40만원에 거래된다. 최근 남북 관계가 급속도로 회복되면서 비무장 지대 땅값까지 폭등했다. 3.3㎡ 당 3만~5만원 선이었다가 현재 10만원을 돌파했다.
■롤러코스터 타는 접경지 토지 거래량
접경지역 토지 시장은 마치 주식시장 내 ‘남북경협 테마주’ 시장과 비슷하다. 실제 가치나 실현 가능성보다 분위기와 루머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접경지역 땅이 실제로 필요해 매입하거나 거래하는 외지인은 한 명도 없다고 할 수 있다.
접경지역 토지 가격은 오르락 내리락이 거의 없다. 매수자들이 일단 땅을 사면 남북간 새로운 호재가 나올 때까지 팔지 않고 버티기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문산역 인근 M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남북정상회담이 논의된 1993년부터 접경지 땅 투자가 이뤄졌는데, IMF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를 제외하고는 한 번 오른 땅값이 떨어진 적이 없다”며 “북한이 미사일을 쏘거나 개성공단이 폐쇄돼도 땅값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래도 투자금액이 1억~2억원 안팎으로 크지 않고, 애초부터 ‘묻어두겠다’면서 작정하고 사는 경우가 많아 가격 하락 폭이 적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접경지역 부동산 시장 상황은 가격보다 거래량으로 드러난다. 남북관계나 국제정세에 따라 토지 거래량이 급격하게 변화한다.
지난 1년간 거래량만 봐도 남북 정세에 따라 요동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작년 3월 정부가 사드 임시 배치를 결정한 이후 발사대 2기를 경북 성주군에 들여왔을 때 거래량은 바로 전달인 2월 거래량 대비 반토막이 났다. 이후 다시 회복세를 보이다가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다시 거래량이 빠졌다.
하지만 조기 대선이 진행돼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자 다시 거래량이 늘고, 2017년 하반기 미사일, 핵실험 등으로 남북 관계가 긴장 상태로 돌입하자 거래량은 다시 줄었다. 이후 북한이 1월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여하면서 거래량이 늘기 시작해 현재 월 180여건에 육박한다.
■농지법 살펴봐야…DMZ는 보호구역 묶일 수도
이 지역 중개업소에선 남북 교류가 조만간 시작돼 땅값이 오를 호재가 넘쳐난다고 설명했다. 파주 민통선 구역은 남북 교류가 시작되면 교통망이 확충된다는 것이다. 장단면이 남북 물류 중심이 된다거나, 통일이 되면 개성이 뜨면서 민통선 지역이 배후지로 성장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파주·연천 일대 접경지 토지 투자는 전형적인 ‘묻지마 투자’, ‘투기’라고 말한다. 실제 접경지역에 돌아다니는 그럴싸한 개발 계획도 확인할 방법이 없다. 경기도청 관계자는 “접경지역에 대해 여러 개발 구상안이 발표된 것은 맞지만 지금 시점에서 아무것도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접경지역 투자는 투기 요소가 강하다는 지적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접경지 투자는 땅주인이 농사를 지어야 한다는 자경(自耕) 원칙이 적용돼 위법 요소가 있을 수 있다”며 “DMZ 구역은 세계적으로도 생태보존가치가 높아 통일되면 오히려 보호구역으로 묶일 가능성이 커 이런 지역에 투자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