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1.02 06:50

지난달 26일 경기도 안양시 관양동. 지하철 인덕원역 3번 출구로 나와 5분쯤 걷자 대로변 너머로 우뚝 솟은 고층 빌딩들이 눈에 들어왔다. LG유플러스·서원풍력·태성산업 등 24개 기업이 입주한 산업단지 ‘평촌 스마트스퀘어’다. 2012년 이 산업단지가 들어선 이후 주변 이면도로엔 각종 식당과 쇼핑시설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상권이 확대되고 있다.
인덕원사거리는 인덕원역 중심으로 반경 5km 안에 ‘평촌 스마트스퀘어’ 등 산업단지 4개가 모인 기업클러스터가 형성되면서 이미 산업 중심지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여기에 교통망 확충이 속속 이뤄지면서 집값도 뛰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최근 경기 남부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역 중 하나로 인덕원 일대를 꼽는다.


땅집고 취재팀은 인덕원역 일대를 찾아 현재 개발 현황을 점검하고, 부동산 시장 흐름도 살펴봤다.
■사통팔달 도로망에 복선전철까지
인덕원사거리 일대의 최대 강점은 역시 교통이다. 안양은 물론 과천시, 의왕시, 수원시 등 4개시를 연결하는 경기 남부의 요충지 중 하나다. 도로망은 이미 사통팔달이다. 남북으로는 과천~의왕고속도로가 지나고, 동서 방향으로는 서울외곽순환도로가 있다. 여기에 지난해 9월 안양~성남고속도로가 뚫리면서 판교신도시도 편리하게 다닐 수 있게 됐다.
지하철은 아직은 불편하다. 4호선 인덕원역 하나뿐이다. 하지만 새로운 전철망이 잇달아 추진되고 있다.

우선 수원~인덕원 복선전철은 내년에 설계를 거쳐 2019년 말 착공될 예정이다. 인덕원에서 화성시 동탄을 잇는 이 전철은 총 길이가 39.38㎞다. 총 사업비는 2조4587억원이 투입되며 오는 2023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엔 제3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월곶판교선’이 추가됐다. 총 길이 40.5km로 계획된 월곶판교선은 경기 시흥 월곶부터 광명~안산~인덕원을 지나 판교~성남까지 연결하며 2024년 개통 목표다.
국토부 관계자는 “2개 사업 모두 기획재정부에서 총 사업비를 협의하는 과정이다. 기재부와 협의만 잘 이뤄지면 곧바로 다음 절차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예비타당성 절차를 밟고 있는 GTX-C노선(의정부~수원)은 인덕원 바로 옆인 과천에 정차할 예정이다.

■인덕원역 중심 개발 계획 잇따라 발표
인덕원역 일대 교통망 확충이 추진되면서 주변에도 각종 개발 계획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우선 안양시는 경기도시공사와 함께 인덕원역 일대를 복합단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역세권 21만2742㎡와 인근 관양고 주변 21만2000㎡를 묶어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인덕원역 주변은 벤처·IT 기업을 유치하고, 관양고 주변엔 1000여가구의 아파트를 신축할 예정이다. 안양시 관계자는 “사업 추진을 위해 인덕원역 주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를 국토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인덕원역 북측 과천시 갈현동·문원동 일대 135만3090㎡에는 2021년까지 비즈니스·교육·문화·주거·기능을 갖춘 복합도시 ‘과천지식정보타운’이 들어설 예정이다. IT(정보기술)·BT(바이오기술)·R&D센터 등을 유치하고 아파트 8000여가구도 건설된다.
인덕원 동남측 의왕시 학의동에도 95만여㎡ 규모의 ‘백운지식문화밸리’ 개발이 진행 중이다. 지난 5월 착공한 이곳에는 1조5000억여원이 투자돼 롯데복합쇼핑몰, 의료시설, 지식산업센터, 문화시설 등이 들어선다. 의왕시 이동의 ‘의왕테크노파크’에도 약300개 기업, 2000여 명의 인구가 상주할 예정이다.
인덕원의 부동산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인덕원역 일대에는 반경 5km 안에 ‘평촌 스마트스퀘어’ 등 산업단지 4개가 모인 기업클러스터가 형성됐다”면서 “과천~인덕원~의왕을 잇는 지식산업밸리 형성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했다.
■2017년 아파트값 상승률, 안양이 경기도 2위
각종 개발의 영향으로 인덕원이 포함된 안양시와 인접한 과천시, 의왕시 아파트값도 들썩거리고 있다.
부동산리서치회사 부동산 114에 따르면 2017년 경기도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안양시가 7.69%로 2위를 기록했다. 1위인 성남시(8.48%)와 0.79% 차이다. 과천시는7.03%로 4위, 의왕시는 3.99%로 7위를 기록했다.
인덕원역이 있는 안양시 동안구 아파트값은 지난해 8월 한달에만 1.22% 상승하는 등 후반기 들어 매월 1% 안팎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안양시의 성지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과천과 비슷한 생활권을 누리면서도 좀 더 깨끗한 아파트에 살고 싶어하는 수요자들이 인덕원을 많이 찾는다”고 했다. 경기도에서 과천 다음으로 서울 강남 접근성이 좋은 지역으로 꼽히는데 과천보다 집값이 저렴하고 주택 노후화가 덜 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인덕원 역세권에는 약 7000가구의 아파트가 입주해 있다. 이 가운데 전용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가장 비싼 아파트는 ‘동편마을 3단지’다. 지난해 10월 6억8000만원(7층)에 거래되며 이전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어 의왕 ‘포일 숲속마을 3단지’와 ‘인덕원삼성’ 아파트가 뒤를 이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으로 안양시 관양동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1461만원이다.

하지만 작년 9월 이후 단기 급등과 부동산 규제 여파로 거래가 위축되는 모습이다. 8·2 부동산 대책에서 안양시는 규제에서 빠졌지만 9·5 대책에서 집중 모니터링 지역으로 선정된 탓이다. 그린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지난 9월 이후 매도자가 매물을 많이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매수자 역시 청약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될 가능성 등을 우려하며 관망하면서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