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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자 왕성했던 50대 이상 돈줄 막혀 어려워질 것"

    입력 : 2017.10.24 15:27 | 수정 : 2017.10.24 15:53

    24일 정부가 발표한 ‘가계부채 종합대책’으로 주택 여러 채를 보유한 투자자뿐 아니라 무주택 실수요자들까지 주택 구입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8·2 부동산 대책 이후 상승세가 한풀 꺾인 주택 시장은 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투자금이 많이 필요한 강남 재건축은 돈줄이 막혀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정부가 마련한 신(新) 총부채상환비율(DTI)에 따르면 앞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2건 이상 보유한 경우 DTI를 산정할 때 기존 주담대 원리금 상환부담도 전액 반영한다. 예컨대 연봉 6000만원인 직장인이 만기 20년, 금리 3%로 2억원 대출이 있는 경우 현재는 만기 20년 기준(금리3%)으로 1억8000만원을 추가로 빌릴 수 있지만, 신 DTI가 적용되는 내년부터는 5500만원까지만 대출받을 수 있다.

    이미 1건 이상 담보대출을 가지고 있는 다(多) 주택자의 주택 구입에 제약이 생기면서 투자 수요가 위축될 전망이다. 특히 연령별로는 그동안 부동산 투자가 왕성했던 50대 이상, 지역별로는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가 각각 돈줄이 막히면서 투자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 래미안갤러리에 문을 연 '래미안 강남포레스트' 견본주택을 둘러보는 관람객들. /연합뉴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전문위원은 “이미 집을 보유한 사람은 추가로 사지 못하도록 옥죈다는 측면에서 8·2 대책의 다주택자 규제 연장 선상에 있다”면서 “정책에 민감한 서울 강남 재건축 등 투자 상품 성격이 강한 부동산은 매수세 둔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과거 부동산 규제 정책 가운데 대출 규제 같은 자금을 조이는 정책의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며 “앞으로 금리 인상 속도에 따라 수요 급감과 거래 절벽 현상이 동시에 나타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책에서는 아파트 중도금 대출 보증비율 인하(90%→80%)와 보증한도 강화(6억원→5억원)로 인해 최근 몇 년간 인기가 치솟던 신규 분양 시장에도 악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중도금 대출 보증이란 금융기관이 신규 분양자에게 중도금을 대출할 때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일정 비율 지급을 보증하는 것인데, 보증 비율이 떨어지면 금융기관은 이전보다 보증 심사를 깐깐하게 할 수밖에 없다.

    건설업계에서는 서울 강남 등 인기지역이 아니면 신규 분양시 중도금 집단대출을 받기 어려워질 것으로 예측한다. 결국 건설사로서는 아파트 건설 자금이 부족하거나 준공 후 미입주에 따른 리스크가 커져 주택 공급을 축소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이런 대책들이 다주택·투기수요 뿐 아니라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금리 인상이 사실상 예고된 시점에서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상대적으로 입지가 떨어지는 아파트에 청약할 수밖에 없는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현재 주택 시장을 그나마 이끌어가던 세력이 집이 필요한 실수요자들이었는데 입주물량 증가와 세금을 피하기 위한 다주택자 매물까지 합세하면 부동산 시장 침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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