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10.11 06:31 | 수정 : 2017.10.11 08:11
아파트 한 채를 독립 생활이 가능한 2채로 쪼개 작은 집은 월세를 놓는 ‘세대 분할형’ 아파트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집주인이 직접 살면서 임대수익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입소문을 타고 퍼지면서 아예 분양 단계부터 세대 분할 평면을 적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이다. 세대 분할 아파트는 출입문과 주방, 욕실 등이 모두 2개로 나뉘어 임대인과 세입자가 마주치지 않고 완전히 독립된 생활이 가능하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 5구역을 재개발해 이달에 분양할 ‘래미안 DMC 루센티아’에 세대 분할 평면을 적용한다. 래미안 DMC 루센티아 84㎡(이하 전용면적) C·E타입의 일반분양분 202가구에 청약하는 수요자는 추가 비용을 내고 옵션으로 세대 분할형 평면을 선택할 수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가재울뉴타운의 입지적 장점을 활용해 청약자의 재테크에 도움이 되도록 부분 임대 평면을 선보이게 됐다”고 했다. 가재울뉴타운의 경우 대학가가 밀집한 신촌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약 20분 거리여서 대학생 임차 수요가 풍부하다는 것이다.
대림산업도 인천 중구 운남동 영종하늘도시에서 분양 중인 ‘e편한세상 영종하늘도시 1차’ 아파트에 세대 분할 평면을 적용했다. 전체 577가구 가운데 123㎡ 39가구를 2채로 쪼개 부분임대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최근엔 주택조합 아파트에도 세대 분할형 평면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경기도 파주의 파주원더풀파크 지역주택조합은 ‘원더풀 파크시티 남광 하우스토리’ 111㎡(46가구)에 세대 분할형 설계를 도입했다. 경기 고양의 일산 식사지구 지역주택조합도 ‘두산위브더플러스’ 84㎡A타입을 부분 임대를 놓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세대 분할 아파트가 빠르게 확산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초저금리 시대가 이어지면서 현금 수익을 창출하는 월세형 부동산의 인기가 높다는 것이다. 세대 분할 아파트의 경우 작은 집을 세놓으면 서울 기준 매월 50만~80만원 정도 월세를 받을 수 있다.
세대 분할 아파트의 투자 가치에 대한 관심 자체도 높아졌다. 실제로 세대 분할 아파트는 도입 초기 그다지 인기가 없었지만 최근 청약시장에서 연달아 흥행 대박을 내고 있다.
지난해 분양한 서울 동작구 흑석뉴타운 아크로리버하임은 72㎡와 84㎡C타입에 세대 분할 평면을 적용해 각각 58.5대 1과 85.5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였다.
세대분할 전문회사인 얼론투게더 최한희 대표는 “집주인 집 한 채로 실거주에 임대소득까지 얻고, 세입자는 원룸이나 오피스텔보다 저렴한 관리비로 아파트 편의시설을 맘껏 누릴 수 있다”면서 “1가구2주택에 해당하지 않고, 세입자의 주소 분리와 전입신고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