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8.02 06:45 | 수정 : 2017.08.03 10:33
내가 꿈꾸는 집은 어떤 것일까. 누구나 집에 대한 로망이 있죠. 하지만 정작 자신이 원하는 집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면 막막한 게 현실입니다. 조선일보 부동산 플랫폼 땅집고(realty.chosun.com)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공동으로 한국의 아름다운 집을 골라 소개합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그 막연함이 조금이라도 구체화되기를 바랍니다.
[한국의 아름다운 집] 서울 반포동 단독주택 ‘반포 577’
[한국의 아름다운 집] 서울 반포동 단독주택 ‘반포 577’





서울 서초구 방배동 몽마르뜨길을 따라 빼곡히 들어선 주택가를 조금 지나 언덕을 오르면 서리풀공원을 만난다. 건축주의 대지는 공원 북쪽 언덕 끝자락에 있다. 땅 모양이 묘하다. 지상 3m 높이 축대 위의 삼각형처럼 생긴 자투리 땅이다. 대지 남쪽에는 공원, 북쪽에는 지상 4층 다가구주택이 한 동(棟) 있다. 서쪽엔 주택과 방배중학교가 있다. 동쪽으로 서리풀공원이 힐끗 보인다.
대지 면적은 48평(157.14㎡). 건축주 요구 사항을 반영하기에는 부족했다. 25평(84.29㎡)의 협소한 건축 면적을 극복하기 위해 수직으로 층을 포개 얹는 방식을 시도했다. 기존 경사지와 축대를 활용해 지하층에는 35평 주차장과 기계실을 배치했다. 지상층에는 71평 규모 주택과 정원을 만들었다.
건물 형태는 삼각형 모양에서 부분적으로 안을 비우는 방식을 선택했다. 비워진 6.5평 남짓 공간은 주변 자연을 끌어들여 소통하는 중정(中庭)으로 바꿨다. 서로 상반된 도시적·자연적 맥락이 공존하는 대지의 특성을 ‘열림과 닫힘’이라는 이중적 코드로 풀어낸 것이다. 밖에서 보면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집이 방패처럼 막혀 있지만 실내에 들어서면 4면이 시원스럽게 뚫려 있다.


중정과 주요 실(室)은 전면 창으로 중정 너머의 자연과 연결성을 확보했다. 중정과 공원 산책로가 만나는 곳에는 대나무와 2.4m 높이 반투명 스크린을 설치해 외부의 시선을 차단했다. 동시에 부드러운 자연광을 실내 깊숙이 끌어들이는 효과를 냈다. 인근 주택가와 마주한 부분은 계단과 복도를 배치해 소음과 시선을 막았다. 커다란 고창(벽 위쪽에 달린 창)을 내 도시 풍경과 하늘로 열린 조망을 확보했다.


대문을 열고 계단을 지나 1층 현관으로 들어가면 정면에 식당과 주방이 보인다. 바로 옆 전면 창을 통해서는 중정이 한눈에 들어온다. 왼편으로는 거실이 있다. 경사진 벽을 따라 계단을 오르면 왼쪽으로 중정이 보인다. 양옆으로 2명의 자녀 방이 나온다. 3층에는 침실이 있는 벽 위쪽에 고창을 달아 도시 풍경과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다. 공원도 눈앞에 펼쳐진다. 드레스룸, 욕실, 부부침실이 있는데 침실의 높은 천장을 활용해 위쪽은 서재로 꾸몄다.


대지위치: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지역지구: 도시지역, 1종일반주거지역
용도: 단독주택
규모: 지하1층, 지상 4층
주요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
대지면적: 157.14㎡
건축면적: 84.29㎡
연면적: 350.94㎡
건폐율: 53.64㎡
용적율: 148.64㎡
외부마감: 징크, 노출콘크리트, 이빼목

이성관 ㈜한울건축사사무소 대표는 부산 출신. 서울대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정림건축 등에서 실무를 익힌 후 미국 컬럼비아대학원을 졸업했다. 뉴욕 HOK에서 수석디자이너로 근무한 뒤 1989년 한울건축을 설립했다. 서울대에 출강하고 연세대와 한양대 겸임교수, 한국건축가협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주요 작품으로 전쟁기념관, 부산방송국, EL타워, 탄허기념박물관 등이 있다. 한국건축문화대상 대통령상, 한국건축가협회상, 서울시 건축상 금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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