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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 수요만 잡으려다 부동산 정책 실패"...文 정부도 조심해야

    입력 : 2017.07.09 17:36 | 수정 : 2017.07.09 17:39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와 시장 상황이 과거 노무현 정부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노 정부의 수요 억제 위주 정책이 결국 실패했던 만큼 이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수급(需給) 안정에 노력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9일 발표한 ‘참여정부 부동산정책이 현재에 주는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참여정부는 투기억제 대책을 주로 펼쳤으나 수급 예측에 실패해 부동산 시장 안정 효과를 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주택매매가격 상승률 추이. /현대경제연구원 제공

    노무현 정부 출범 이전부터 상승세를 보이던 부동산 가격은 출범 이후에도 불안이 지속됐다. 부동산 시장이 과열됐다고 판단한 당시 정부는 출범 1년차인 2003년 10·29대책을 발표했다. 이후 2004년 전국주택 매매가격은 전년 말 대비 2.1% 하락하는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전국 집값은 2005년 4%, 2006년 11.6%, 2007년 3.1%로 계속 뛰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특히 서울 강남의 주택가격이 급등했다. 지방은 상승률이 대체로 낮았다. 노무현 정부는 2004년을 제외하고 매년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종합부동산세 도입과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강화 등을 포함한 10·29 대책(2003년)에 이어 8·31대책(2005년), 3·30대책(2006년), 11·15대책(2006년), 1·11대책(2007년) 등이 잇따라 나왔고, 2007년 하반기부터 가격이 안정됐다.

    노무현 정부 시절 나왔던 주요 부동산 대책. /현대경제연구원 제공

    이처럼 노무현 정부가 부동산 가격 조절에 실패한 이유는 수요 예측이 잘못된 영향이 컸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외환위기 때 부동산 경기가 급랭하며 주택 공급이 줄어든 가운데 경기가 좋아지면서 주택 수요가 늘어나자 수급 불균형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수요 증가에 맞춰 공급도 늘려야 했지만 시간이 오래 걸렸고 수요 억제에 매달리다 보니 부동산 불안만 가져오고 효과는 별로 없었다는 것이다.

    정책의 일관성이 없는 것도 문제였다. 2003년 10·29 대책으로 집값이 약세를 보이자 참여정부는 건설경기 연착륙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자 경기 회복과 공급 부족 불안감 등이 겹치면서 2005년에는 부동산 가격이 다시 급등하게 된다. 결국 오락가락 정책으로 시장 신뢰만 잃고 이전에 내놓은 대책 효과도 사라진 것이다.

    여기에 지역균형발전 정책으로 수도권과 지방 간 부동산 양극화도 커졌다. 수도권은 용지 부족과 규제 강화로 인해 공급이 감소해 집값이 오른 반면 지방에는 미분양 주택이 늘어나면서 가격도 내렸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전국 부동산 시장은 공급이 충분한 상황이나 서울 강남권 등 일부 지역은 공급이 수요보다 부족하다”며 “공급 초과, 수요 초과 지역을 구분해 주택공급 규모를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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