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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시골에 살자" 다섯 가족의 숲속 주택

  • 이현호 홍익대 교수

    입력 : 2017.05.26 09:16 | 수정 : 2017.05.26 09:41

    내가 꿈꾸는 집은 어떤 것일까. 누구나 집에 대한 로망이 있죠. 하지만 정작 자신이 원하는 집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면 막막한 게 현실입니다. 땅집고(realty.chosun.com)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공동으로 한국의 아름다운 집을 골라 소개합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그 막연함이 조금이라도 구체화되기를 바랍니다.

    [한국의 아름다운 집] ⑤숲속의 5중주 ‘포레스트 퀸텟’

    집 다섯채가 숲을 둘러싸고 있는 포레스트 퀸텟. /키아즈머스파트너스 건축사사무소

    포레스트퀸텟 주택단지 입구에서 바라본 모습. 입구의 주택에 통유리를 사용해 개방된 느낌을 준다. /박영채 작가

    강원도 양구군 공수리의 한 아름다운 산 중턱에 가면 포레스트 퀸텟(Forest’s quintet·‘숲속의 5중주’란 의미)이란 이색적인 주거단지가 눈에 들어온다.

    포레스트퀸텟은 기본적으로 도시 주거의 대안으로 구상된 것이다. 개별 주택 5채가 한데 모여 하나의 이상적인 별장 단지를 형성하고 있다. 660㎡ 대지에 배치된 건물들은 건축주들의 관계를 반영한다. 그들은 서로 친척이거나 아주 가까운 친구들이다. 함께 그들의 꿈을 짓고, 함께 은퇴한 이후 아름다운 시골에 모여 살기를 약속하면서 생긴 마을이다. 집마다 건축적인 언어와 주 재료를 매우 비슷하게 사용했다.

    숲 속에서 포레스트 퀸텟 주택을 바라본 모습. /박영채 작가

    하지만 각각의 집이 앉게 된 지형이 각기 다른 특징을 갖고 있고 거기에 살게 될 가족들의 삶의 방식도 다르기 때문에 5채 주택의 형태를 독특하게 만든 요인이 됐다. 공간계획 측면에서 보면 5채의 집은 동양의 정자(亭子) 건축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정원이나 자연속에 위치한 정자들은 원하는 조망 때문에 각기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그럼에도 함께 모여 조화를 이룬다. 이런 공간과 조망의 차이는 조밀하지 않으면서도 집들의 가까운 배치를 가능하게 했다.

    동양의 전통적인 정자로부터 받은 두번째 영감은 그들이 언제나 자연을 향해 열려있다는 점이다. 5채의 주택은 자연 속에 삽입한 오브제가 아니다. 자연이 지나가도록 놓아두는 둘레를 친 것과 같은 방식이며, 대부분 주택이 여러 각도에서 조망이 가능하도록 열려있다.

    우리가 고른 재료들은 자연에 순응하면서도 실용적이다. 이뻬 나무는 부식과 마모에 강해 외관을 오랫동안 유지시켜주고 동시에 시간의 흐름에 순응해 천천히 은회색으로 변해 간다.

    포레스트퀸텟 첫번째 집의 모습./박영채 작가

    두번째 집의 모습./박영채 작가

    세번째 집의 모습./박영채 작가

    네번째 집의 모습./박영채 작가

    다섯번째 집의 모습./박영채 작가

    [건축개요]
    대지위치: 강원도 양구군 양구읍
    지역지구: 보존관리지역, 보존관리지구
    대지면적: 660㎡
    연면적:144.9㎡
    건축면적: 131.7㎡
    규모: 지상2층
    구조: 철근콘크리트, 경량철골

    실내 공간은 매우 심플하지만 풍부하게 했다. 디자인할 때 가족들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수많은 디자인 요청을 받아들였다.

    이 집은 그들의 꿈이다. 우리는 건축주들이 이웃한 집들을 부러워하는게 아니라 각 가족이 자신들의 집이 최고라고 주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꼈다. 결과적으로 최고의 주택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가장 잘 맞는 주택이 있을 뿐이다.

    첫번째 집 내부 모습./박영채 작가

    두번째 집 내부 모습./박영채 작가

    세번째 집 내부 모습./박영채 작가

    네번째 집 내부 모습./박영채 작가

    다섯번째 집 내부 모습./박영채 작가

    이현호 홍익대 교수 겸 키아즈머스파트너스 건축사사무소 대표.
    이현호 키아즈머스파트너스 건축사사무소 대표는 뉴욕주 등록 미국 건축사이며,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에서 석사를 받은 후 뉴욕에서 제임스 폴섹의 사무실과 피터 마리노의 사무실에서 9년간 실무를 익혔다. 2006년 귀국해 현재 홍익대 실내건축학 학과장으로 재직 중이며, 2006년 문화관광부장관상, 2011년 건축가협회상과 건축문화대상 우수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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