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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 아들집 품은 캥거루하우스

  • 유현준 홍익대 교수

    입력 : 2017.05.05 07:00 | 수정 : 2017.05.05 08:35

    내가 꿈꾸는 집은 어떤 것일까. 누구나 집에 대한 로망이 있죠. 하지만 정작 자신이 원하는 집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면 막막한 게 현실입니다. 땅집고(realty.chosun.com)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공동으로 한국의 아름다운 집을 골라 소개합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그 막연함이 조금이라도 구체화되기를 바랍니다.

    [한국의 아름다운 집] ③ 부모와 아들이 독립적으로 함께 사는 캥거루 하우스
    캥거루하우스 베란다로 나온 가족들. 부모가 사는 벽돌집 안에 아들이 사는 나무집이 들어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박영채 사진작가

    부모님이 사는 공간은 벽돌로, 아들이 사는 공간은 나무로 외부를 마감했다. / 박영채 사진작가

    일상이라는 것은 반복되는 하루하루의 삶을 이야기한다. 우리의 일상을 담는 가장 보편적인 그릇은 집이다. 우리는 아파트, 빌라, 주택, 다세대주택, 기숙사, 고시원 등 다양한 곳에서 잠을 자면서 우리의 일상을 만들어간다. 이런 다양한 주거의 형태 중에서 마당이 있는 주택은 가장 선호하는 집의 형태가 아닐까 생각된다.

    ‘캥거루 하우스’ 역시 한 가족의 일상을 담아내는 주택이다. 이 가족은 일단 한분의 시아버님, 부부, 그리고 그 부부 슬하의 두 아들로 구성이 된다. 다른 집과 좀 다른 특이한 경우는 큰아들이 신부님이다. 신부님은 가끔씩 집에 묵고 간다.

    둘째 아들은 결혼 이후에도 이 집에서 함께 살 계획이다. 이러한 구성원의 일상들이 하나의 집으로 묶여서 완성돼야 한다. 이러한 독특한 삶을 담아낼 주택의 디자인은 오히려 가장 보편적인 모습을 담고자 했다.

    부엌 천장을 높게 하고 창을 내 2층에 있는 아들과 1층에 있는 부모가 대화할 수 있게 했다. / 박영채 사진작가

    집 내부 모습./ 박영채 사진작가

    박공지붕을 가진 아주 평범한 주택의 모습이지만 내부는 전혀 다른 공간체계를 갖고 여러 가족 구성원들의 일상을 담아내고 반영하는 집이기를 바랬다. 주택 재료 가운데 가장 보편적인 벽돌을 사용해 보편성을 확보하려고 했다.

    건축주는 둘째 아들의 집이 독립적이면서도 품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기를 원했다. 캥거루 주머니 속에 아기 캥거루를 품는 것처럼. 이를 표현하기 위해서 아들의 집은 나무로 된 재료로 만들었다. 나무집은 벽돌 집안에 들어가 있는 형태를 띠고 있다.


    대지 위치: 경기도 성남시 백현동
    설계: (주)유현준건축사사무소
    종류: 단독주택
    규모: 지상 2층
    연면적: 222㎡(67.15평)
    설계년도: 2013년
    완공년도: 2014년

    2층 내부(윗쪽)와 중정에서 천장을 바라본 모습(아랫쪽)./ 박영채 사진작가

    캥거루 하우스는 기본적으로 보이드(void·빈 공간) 중정(中庭)을 기점으로 사분면으로 나누어져 있다. 각각의 바닥은 각기 다른 높이를 갖고 있고 서로 나누어진 듯 하면서도 층간이 연결된 공간체계를 가지고 있다.

    그 사이 공간으로 빛과 바람이 집안을 관통한다. 건강한 주거 공간을 연출하는 것이다. 둘째 아들의 공간인2층과 부모님의 공간인 1층은 작은 중정과 2층 높이로 뚫린 부엌의 보이드 공간으로 연결된다. 서로의 공간이 나누어져 있으면서도 연결되도록 고안했다.

    1층 평면도. 1 현관, 2 방2, 3 다용도실, 4 주방, 5 거실1, 6 방2, 7 이끼 정원, 8 대나무 정원./유현준건축사사무소

    2층 평면도. 1 방3, 2 방4, 3 거실2, 테라스./유현준건축사사무소

    각 층에서 바라보는 시선./유현준건축사사무소

    아파트가 아닌 주택만이 주는 가장 독특한 공간체험은 경사지붕 아래에서의 느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르 코르뷔제의 빌라 사보아가 제안한 평지붕이 주는 옥상정원 역시 놓치고 싶지 않은 공간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두 가지 모두를 가지고자 둘째 아들의 주거 공간은 경사지붕을 가진 높은 천장의 주거로 만들고, 경사지붕의4분의 1 부분은 둘째 아들이 사무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독립적인 다락방으로 디자인했다. 나머지 4분의 1 부분은 평지붕으로 처리해 옥상에서 바비큐를 즐길 수 있게 했다. 하나의 지붕에서 각기 다른 공간이 연출돼 다양한 일상을 담아내고자 고안된 지붕 공간이다.

    일상의 풍경이 모여서 우리의 인생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인생은 무겁게 생각하지만 정작 인생을 만드는 일상은 하찮게 생각한다. 캥거루 하우스는 이 가볍지 않은 일상을 다양하게 담아내고자 고안한 공간의 집합체이다.

    유현준 홍익대 교수 겸 유현준건축사무소 소장
    집을 설계한 유현준 소장은 홍익대 건축대학 부교수 및 ㈜유현준건축사사무소 소장. 미국 건축사. 연세대에서 건축을 전공한 후 미국 하버드대를 우등으로 졸업하고 리처드 마이어(Richard Meier) 사무소에서 일했다. 김수근건축상프리뷰상, 건축가협회 베스트 7, 젊은건축가상, 건축문화공간 대통령상 외 국제현상설계를 다섯차례 수상했다.



    위에서 내려다본 1층(위) 커다란 창 너머 우거진 숲이 보인다(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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