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5.01 10:48 | 수정 : 2017.05.01 11:05
내가 꿈꾸는 집은 어떤 것일까. 누구나 집에 대한 로망이 있죠. 하지만 정작 자신이 원하는 집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면 막막한 게 현실입니다. 땅집고(realty.chosun.com)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공동으로 한국의 아름다운 집을 골라 소개합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그 막연함이 조금이라도 구체화되기를 바랍니다.
[한국의 아름다운 집] ② 수평과 수직이 만난 2세대 동거주택
[한국의 아름다운 집] ② 수평과 수직이 만난 2세대 동거주택




경기 용인 ‘바라움’의 대지는 산을 등지고 아래를 내려다보는 단독주택의 한 필지다. 대지 뒤쪽이 앞쪽보다 3m 정도 높은 고저차가 있는 이 땅의 중앙에 건물의 프로그램과 구성, 그리고 형태의 이유가 되는 ‘길’을 만들었다.
건물은 한글 모음 ‘ㅠ’자 모양을 한 3개의 매스(덩어리)로 나눠져 있는 데 길을 사이에 두고 서로 나뉘면서 동시에 어우러진다. 대지 한가운데 나있는 이 길은, 비유하자면 각각의 매스와 프로그램으로 뻗어나가는 줄기 역할을 한다. 길의 입구 부분은 어두워 보인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간 사람들은 곧 빛을 만나게 된다. 입구 위를 덮고 있는 지붕 같은 덩어리는 돌출된 앞쪽 두 매스의 이음매일 뿐, 길은 하늘을 향해 열려있다.


길을 따라 오르다가 처음 만나는 것은 왼쪽에 난 문이다. 이것은 앞쪽 왼편의 첫째 매스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출입구다. 독립적으로 분리돼 온전히 한 채의 집 기능을 하는 이 첫째 매스는 임대가구로 계획됐다. 현재 건축주의 동생 가족이 거주한다.
이 첫째 매스는 앞쪽 오른편 둘째 매스와 2층에서 이어진다. 주인 가구는 둘째 매스와 대지 가장 안쪽의 셋째 매스를 함께 쓴다. 주인 가구로 가는 주출입구는 길의 안쪽 끝 2층에 있다.



주인 가구는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응접실로 이어진 창과 바깥마당이 눈에 들어온다. 신발을 벗고 툇마루에 올라서면 주방·식당·응접실·할머니 방으로 구성된 공간이 별채로 돼있다. 이 공간은 할아버지 방과는 낮은 단으로 이어져 있다.
3층은 주인 침실과 거실이 있고, 낮은 단을 오르면 전실(前室)·자녀방·다락방으로 구성된 자녀 공간이 나온다. 겉으로 드러난 형태만으로 바라움의 내부 공간을 읽어내기는 어렵다. 한 시야에 모든 것이 포착될 수 있게 하기보다는 시간적 간격을 둔 공간의 접근을 노렸다.
길을 오르고, 시선을 돌리고, 다시 새로운 공간이 나타나는 행위의 과정을 건물에 담고 싶었다. 내부의 공간 사이를 이동하고 머무는 동선(動線)의 움직임과 행위의 변화가 곧 건물의 형태에도 반영됐다. 중심에는 모든 것의 출발이자 중심인 ‘길’이 있다.

■위치 : 경기도 용인시
■대지면적 : 441.70㎡
■건축면적 : 205.98㎡
■연면적 : 403.42㎡
■건폐율 : 46.63%
■용적율 : 91.33%
■규모 : 지상3층
■구조 : 철근콘크리트조
■외부마감 : 노출콘크리트, VM 징크판넬, thk24복층유리
■내부마감 : 석고보드위 실크벽지

이기옥 대표는 고려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도시설계를 전공했다. 1999년부터 ㈜필립종합 건축사사무소(PHILLIP ARCHITECTS)를 운영해 오고 있고, 중앙대 예술대학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며 서울시 공공건축가로 활동하고 있다. 대한민국 건축대전 초대작가전 베스트 PT상, 대한민국 토목건축기술대상 우수상,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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