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3.12 03:00
1947년 태동한 한국 근대 건설 산업이 올해 70주년을 맞는다. 하지만 건설 산업에 대해서는 긍정보다는 부정, 발전보다는 쇠락하는 이미지가 더 강한 게 현실이다. 땅집고(realty.chosun.com)는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공동으로 지금까지 인류 문명과 과학 발전에 기여한 기념비적 건축·구조물들을 발굴, 그 의미와 가치를 재조명해 건설산업의 미래를 생각해보는 기획물을 연재한다.
[세상을 뒤흔든 랜드마크] 미국 프론티어 정신의 상징 ‘후버댐’
거대하고 웅장한 건축물은 보는 이로 하여금 경외심을 가지게 한다. 이런 건축물 건설 이면의 정신을 알게 되고, 나아가 건설 과정에서 많은 이의 희생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 경외심은 더해진다. 이런 점에서 미국 네바다(Nevada)주와 애리조나(Arizona)주의 접경에 위치한 후버댐(Hoover Dam)은 큰 의미를 가진다. 후버댐은 댐 크기를 측정하는 기준(댐의 높이나 길이·저수량·발전능력) 중 어느 기준으로도 세계 최고는 아니다. 물론 후버댐이 지어진 1930년대에는 가장 높은 댐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의 가슴에 남아 있고, 지금도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건설 과정에 깃든 프론티어 정신 때문일 것이다.
[세상을 뒤흔든 랜드마크] 미국 프론티어 정신의 상징 ‘후버댐’
거대하고 웅장한 건축물은 보는 이로 하여금 경외심을 가지게 한다. 이런 건축물 건설 이면의 정신을 알게 되고, 나아가 건설 과정에서 많은 이의 희생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 경외심은 더해진다. 이런 점에서 미국 네바다(Nevada)주와 애리조나(Arizona)주의 접경에 위치한 후버댐(Hoover Dam)은 큰 의미를 가진다. 후버댐은 댐 크기를 측정하는 기준(댐의 높이나 길이·저수량·발전능력) 중 어느 기준으로도 세계 최고는 아니다. 물론 후버댐이 지어진 1930년대에는 가장 높은 댐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의 가슴에 남아 있고, 지금도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건설 과정에 깃든 프론티어 정신 때문일 것이다.
■뉴딜 정책으로 시작…美 7대 구조물 선정
후버댐이 건설됐던 1930년대 미국인들은 대공황으로 많은 실업자들이 생기는 등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었다. 테네시강 유역 개발과 함께 뉴딜(New Deal) 정책의 일환으로 기획된 후버댐 건설을 위해 일자리가 필요한 노동자 2만 1000여명이 미 전역 47개 주에서 이 척박한 땅으로 모여들었다. 이들의 가족은 전기도 없고, 물도 부족한 가운데 천막을 치고 살았다. 건설 도중 96명의 희생자가 생길 만큼 지형적인 악조건과 평균 기온 48도의 살인적 더위를 극복하고 이 역사적인 구조물을 건설했다.
후버댐 건설은 당시 대공황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던 미국인들에게 수많은 고용 창출은 물론 연관 산업의 수익 구조를 개선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제공했다. 무엇보다도 어려운 때 악조건 하에서 거대 건설을 완공한 미국의 저력을 보여준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토목학회는 후버댐을 미국 내 7개의 경이로운 구조물(One of America’s Seven Modern Civil Engineering Wonders)의 하나로 선정했다. 또 미국 건설 역사에 있어서 역사적인 건축물(Historic Civil Engineering Landmark)로 지정했다.
콜로라도강 주변 저지대는 매년 봄이면 로키산맥에서 녹은 눈으로 인해 범람하는 바람에 피해가 컸다. 이 피해를 줄이고, 나아가 자연의 거대한 힘을 동력화하기 위한 인간의 갈망이 미국 내에서 가장 덥고 건조한 지역에 댐을 건설하게끔 했다. 초기에 많은 지질학자와 측량학자들은 강력한 콜로라도 강물을 이용할 수 있는 댐 건설 최적의 장소로 볼더협곡(Boulder Canyon)을 골랐다. 그래서 초기에는 볼더댐으로 불렸다. 그러나 이후 댐 높이에 대한 고찰이 있은 후 블랙협곡(Black Canyon)에 건설하면 볼더협곡처럼 댐이 높을 필요가 없는 것으로 판명되어 블랙협곡으로 대상지가 변경됐다. 미국 정부는 이 건설 사업에 대한 입찰을 실시했지만 너무 힘든 사업이어서 하나의 건설업체가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인 만큼 미국 내 6개 대형 건설사가 공동으로 사업을 수행하게 됐다.
1931년 공사가 시작돼 1935년 완공했다. 처음 책정한 공사는 1억 6500만 달러였다. 비용 대부분은 댐 완공후 생산한 전력을 판매해 미국 국고에 이자까지 붙어 환수됐다.
■60도 더위 견디며 4년만에 완공
물의 무게가 곡면으로 된 댐의 벽면으로 전달되고, 다시 그 하중이 협곡의 측면으로 전달되면서 벽에 압력을 가하는 방식인 콘크리트 아치 중력 형태의 댐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먼저 강의 물줄기를 우회시켜야 했다. 물줄기 우회를 위해 지름 56ft(약 1706㎝) 짜리 4개의 우회 터널(네바다쪽 2개, 애리조나쪽 2개)을 먼저 만들었다. 협곡으로 난 길이 없었기 때문에 모든 작업자와 장비는 배로 운반해야만 했다. 특히 그 해 여름은 60도까지 올라갈 만큼 살인적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 터널 굴착 작업은 유난히 힘들었다. 터널 안에서 암석을 뚫고 발파하는 작업은 일산화탄소 중독 등을 초래할 수 있는 상당히 위험한 작업이었다.
두 개의 터널이 굴착된 후 공사 현장을 물의 범람으로부터 막기 위해 두 개의 코퍼댐(cofferdam·가물막이댐)을 만들었다. 상부 코퍼댐은 강물의 우회가 시작되기 전인 1932년 9월에 시작됐다. 말발굽 형태 제방이 강의 네바다주쪽 코퍼댐을 방어했다. 애리조나주쪽의 터널이 굴착된 후에야 강물은 우회해 터널로 향하게 됐다. 이후 하부 코퍼댐이 완성됐다. 두 개의 코퍼댐과 암석 장벽, 우회 터널이 완공된 직후인 1933년 홍수가 났다. 기술자들은 혹시나 코퍼댐이 무너지지 않을까 무척 염려했지만, 우회 터널이 넘쳐나는 물을 잘 흐르게 하였고, 비로소 본 공사인 후버댐 건설 공사가 시작됐다.
오랜 세월 협곡의 암벽은 침식되고, 수많은 기후 변화로 인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했기 때문에 본격적인 댐 건설에 앞서 암벽의 느슨한 부분들이 제거되어야만 했고, 동시에 협곡 암벽의 접촉 면을 평평하게 만들어야 했다. 이런 작업을 위해서는 특별한 작업자가 필요했다. 이 작업을 시행한 노동자들을 ‘하이스케일러(high scaler)’라고 불렀다. 하이스케일러는 로프에 의지한 채 암벽에 매달려 폭파 작업 등을 했다. 무척 위험하고 육체적으로 힘든 일이다. 그만큼 당시 일당 5.6달러를 지급받았는데, 이는 모든 종류의 작업자 중 최고였다.
다른 건설 공사와 마찬가지로 댐의 기초 부분은 영속적인 구조물을 만드는 데 제일 중요한 요소이다. 이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강 하부에 있는 진흙과 오물을 파내야 했다. 파워셔블(power shovel·굴착기의 일종)을 이용해 약 50만 큐빅 야드(약 38만2500㎥)의 진흙과 오물을 제거한 후에야 40ft(1219㎝) 아래에 있는 암반에 다다를 수 있었다. 이후 많은 작업을 거쳐 1933년 6월 댐의 기초(foundation) 부분에 첫 콘크리트가 타설됐다. 댐의 기저부를 만들기 위해 230개의 거대한 콘크리트 블록을 쏟아부었다. 1935년 5월 29일 마지막 콘크리트 블록이 만들어졌으며, 전체적으로 440만 큐빅 야드(336만㎥)의 콘크리트가 사용됐다.
■황야에서 비옥한 곡창 지대로
최초의 댐이 완성되자 댐 공사로 생겨난 미국 최대의 인공 호수인 미드호(Lake Mead)에 물을 채우기 위해 우회 터널은 닫혔다. 미드호는 콜로라도, 버진, 마리 등 3개의 강줄기가 후버댐에 막혀 생긴 인공 호수다. 총 면적 640㎢, 길이 176㎞ 호수에 물을 채우는 데 꼬박 6.5년이 걸렸다. 급격한 압력 변화를 줄이고 물 채우기로 인한 작은 지진을 방지하기 위해 천천히 물을 채워야 했기 때문이다.
후버댐이 생기면서 미국 남서부와 멕시코의 황야였던 땅은 미국에서 가장 비옥한 곡창 지대로 바뀌었고 수력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기는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네바다에 공급되고 있다. 현재의 후버댐은 연간 900만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다녀갈 만큼 관광 명소 역할도 하고 있다.
- "천사의 디자인" 미켈란젤로도 감탄한 건축물 성유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알프스산 2000m 뚫은 기적의 터널 강상혁 인천대 교수
- '에펠탑 꿇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다리 이복남 서울대 교수
- 런던의 명물 거킨빌딩 '여섯 손가락'의 비밀 성유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진동·매연 어쩌고… 아우토반 위에 지은 아파트 김우영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133년째 공사 중인 '가우디 최고의 걸작' 성유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바다와 800년 사투" 20세기 최대 불가사의 구조물 박원호 기술사
- 2000년 넘게 중력만으로 버티고 서 있는 '악마의 다리' 성유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이 세상에서 가장 추악한 '철(鐵)의 괴물' 김윤주 건설산업硏 책임연구원
- 지하 150m 아래에 지어진 스탈린의 인민궁전 이영환 건설산업硏 연구본부장
- 하루 40가지 색으로 변신하는 '총알 빌딩' 이복남 서울대 교수
- 미국의 세계 제패를 이끈 불가사의 구조물 박원호 기술사
- 3일에 1개층씩 골조 올라간 '마천루의 제왕' 성유경 건설산업硏 연구위원
- 미술관으로 변신한 화력발전소...매년 400만명 불러모아 박원호 기술사
- 136개의 음향판이 춤추는 '카라얀의 서커스' 이광표 홍콩이공대 연구원
- '피사의 사탑'보다 10배 기울어진 싱가포르의 상징 김우영 건설산업硏 연구위원
- 24년 대역사 끝에 완공한 세계 최장 해저터널 이복남 서울대 교수
- 여의도 18배 바다를 메운 '서해의 기적' 이복남 서울대 교수
- 130년 넘게 뉴요커 사랑받는 세계 최초 강철 현수교 유위성 건설산업硏 연구위원
- 건축가의 성지가 된 20세기 최고 걸작 김윤주 건설산업硏 책임연구원
- 건들수록 기울었던 사탑, 630년만에 찾아낸 해법은... 유위성 건설산업硏 연구위원
- 27년 단명 왕조가 만든 세계 7대 불가사의 건물 이영환 건설산업硏 연구본부장
- 4500년을 버틴 대피라미드, 외계인설 나오는 이유 이영환 건설산업硏 연구본부장
- 102층 짓는데 불과 11개월 걸린 마천루의 아버지 성유경 건설산업硏 연구위원
- 모두 안된다고 한 '해저 50m' 세계 최장 터널 뚫은 뚝심 김원태 전 건설산업硏 연구위원
- 죽음의 땅을 옥토로 바꾼 1만리 인공 물길 김원태 전 건설산업硏 연구위원
- 기둥도 없이 45년째 중력과 바람에 맞서는 기이한 지붕 김윤주 건설산업硏 책임연구원
- "어떤 공사였길래" 2만명 넘는 근로자가 죽어간 기적의 운하 최석인 건설산업硏 실장
- 태양왕이 50년 공들인 佛 최고 건축물 김윤주 건설산업硏 책임연구원
- "항공모함이 부딪혀도 끄떡없는 다리" 김원태 전 건설산업硏 연구위원
- 죽어가던 탄광도시를 살려낸 '윙크하는 다리' 장철기 한남대 교수
- 왕비의 죽음이 낳은 인류 최고의 아름다운 건물 김윤주 건설산업硏 책임연구원
- 하늘에서 보면 열쇠처럼 생긴 가톨릭의 보물 박철한 건설산업硏 부연구위원
- "루브르를 망친다" 프랑스가 경악했던 이 건물의 반전 성유경 건설산업硏 연구위원
- 스티브 잡스가 남긴 세계 최고의 사무실 이복남 서울대 교수
- 샴페인 뿌리던 박정희가 "大예술작품"으로 칭찬한 이 사업 김원태 전 건산연 연구위원
- "300m 높이 가로등 기둥"이란 혹평 딛고 일군 철의 혁명 신승우 이화여대 박사
- 대리석 위에 달걀을 세웠던 천재 공학자의 건축 걸작 유현준 홍익대 교수
- 정글에 은둔한 수수께끼 문명… 흙으로 쌓은 탑의 도시 김우영 건설산업硏 연구위원
- "곧 무너진다" 조롱 딛고 중국의 자존심이 된 '냐오차오' 김진범 건축사
- "1년 반이면 된다" 장담하던 9289km 철도 25년 만에 완성 강상혁 인천대 교수
- [주간베스트클릭]2600년전 바위로 만든 불가사의 도시 이복남 서울대 교수
- 5차례 폐쇄로 유럽을 공포에 떨게한 192km 인공물길 이영환 건설산업硏 본부장
- [주간베스트클릭] 자금성 방이 9999.5칸인 이유 장유진 서울대 박사
- '파리에 착륙한 우주선'으로 불리는 기묘한 건물 장유진 서울대 박사
- '현대판 만리장성'이 된 25조짜리 세계 최대 댐 김윤주 건설산업硏 책임연구원
- 하늘에서만 볼 수 있는 돌로 만든 공중 도시 김윤주 건설산업硏 책임연구원
- 1m당 25cm 기울기로 해발 3454m를 오르는 기적의 열차 송병관 전 건설산업硏 연구원
- 金 14톤·銀 40톤으로 만든 1조원짜리 궁전 이복남 서울대 교수
- "격식을 파괴한 자연형 궁궐…압권은 뒤뜰" 이덕수 건설산업硏 연구위원
- '세계 최대 조각상'으로 불리는 불가사의한 다리 최석인 건설산업硏 실장
- 2000년을 쌓아올린 지구 최대 인공 구조물 이영환 건설산업硏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