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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가 돈"… 서울 재건축 희비 갈려

    입력 : 2017.03.08 00:01

    재건축 추진에 속도 붙은 단지, 최근 가격 V자형으로 반등
    개포주공1단지 전용 42㎡ 작년 10월 가격 넘어서

    압구정 현대 3·6차 등은 이사철 앞두고 가격 내리막

    "요즘 분위기가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전화도 많고 거래도 많아요. 집주인들도 얼마나 올랐나 수시로 전화를 해요."(서울 개포동 J공인중개)

    "가격이 계속 내리네요. 그나마 거래가 되는 걸 다행이라 해야 하나…"(서울 압구정동 H공인중개)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의 모습.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의 모습. 이 단지는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앞두고 올 들어 가격이 반등했다. /조선일보 DB
    서울 시내 주요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 사이에서 '가격 차별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재건축 추진에 속도가 붙은 단지들은 최근 2~3개월 냉각기에서 벗어나 가격이 'V자'형으로 반등 중이다. 반면 추진 속도가 지지부진한 단지는 내림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내년 부활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빚어지는 현상이란 분석이다.

    재건축 가시화하면서 반등

    서울 강남권 재건축 시장 일각에서 온기(溫氣)가 점점 확산하고 있다.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며 가시화되고 있는 단지들이 중심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개포주공 1단지 전용면적 42㎡는 작년 10월 10억1000만원에 거래된 뒤 '11·3 부동산 대책'이 나오면서 12월에는 가격이 9억4500만원으로 내렸다. 하지만 올 초 관리처분계획안 준비를 위한 주민 총회 소집 등 소식이 전해지면서 반등했다. 1월에는 9억7500만원, 지난달에는 10억3000만원으로 작년 10월 가격을 넘어섰다.

    가격 차별화하는 강남 재건축 단지
    개포주공 4단지 전용 42㎡도 10억원을 오르내리던 가격이 작년 말 최저 8억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가 1월 8억8000만원으로 반등했다. 이어 이 아파트 자리에 새로 짓는 '개포그랑자이'의 주민 공람·공고가 지난달 초 이뤄지면서 9억원 선을 탈환했다.

    이런 상승세에 힘입어,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가 조사한 강남 4구 재건축 아파트 전체 매매 가격도 3일 기준 3.3㎡당 3933만원으로 작년 10월 전(前) 고점인 3959만원에 바싹 다가섰다.

    서울 주택 경기 '바로미터'로 통하는 강남 재건축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일각에서는 "1~2월 잠잠하다가 봄 이사철을 계기로 본격 활황기에 진입했던 작년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은선 부동산114 연구원은 "한동안 침체했던 시장이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의 기회를 노리는 중이란 점에서 2016년과 유사하다. 이번 달 분위기가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사업 지지부진 단지 더욱 냉각

    반면 재건축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한 단지는 점점 더 얼어붙는 양상이다. 대표적인 게 강남 재건축의 상징인 압구정 현대아파트다. 강남구는 올해 1월 3일까지 이 단지 재건축 추진위 구성과 관련해 주민 의견을 들었지만, 찬성률은 30%대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의견 청취 기한을 무기한 연장해놓은 상태다.

    작년 10월 하순엔 17억원이었던 현대 3차 전용 82.5㎡는 최근 14억8000만원에 팔렸다. 6차 전용 196.7㎡의 경우, 34억2000만원(작년 10월)→32억원(1월)→31억6000만원(2월)으로 계속 내리막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내년 부활하는 '초과이익환수제'의 의미가 구매자들에게 현실로 와닿기 시작한 것"이라며 "당분간 이런 '옥석 가리기'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고, 하반기까지 예정대로 진행하지 못한 단지들이 추가로 하락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부터는 초과이익환수제 시행에 따라 재건축으로 발생한 이익의 최대 절반 가까이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이동현 KEB하나은행 부동산센터장은 "작년 같은 이사철 분위기 반전은 어려울 것"이라면서 "급매물이 소진되는 과정에서 반짝 반등세가 나타났지만,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데다 무엇보다 부동산이 전체 경기를 거스르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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